우연인 듯 우연 아닌 상황들
독일에 오고 나서 사람을 도와주게 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무슨 한 달에 몇 번씩 이벤트성으로 오는 것 같다. 진로에 조언을 해준다거나, 남의 물건을 찾아준다던가, 혹은 몸 거동이 불편한 사람에게 도움 주는 것이 거의 대부분인데, 오늘은 좀 다른 성격의 도움이었다. 일적인 조언이 필요한 사람이었는데, 한번 도움을 주니 그다음에도 또 찾아오길래 별생각 없이 도와줬는데, 오늘은 이렇게 아이스크림도 줬다.
사실 일이니까 일한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방은 그게 아니라고 생각하나 보다. 고맙지만 다음부터 이런 선물은 안 해줘도 된다고 말이 했줬다. 그래도 그 어물쩍어물쩍 수줍은 몸짓으로 전달해 주는 게 귀여워서 미소 짓게 되었는데, 참 고마운 마음이다.
일반적으로 돕는다는 기준은 내가 생각하는 기준이랑 좀 다르다. 나의 경우는 그냥 물건 떨어진 거 주워주고 지하철 거동 불편한 사람을 옮겨준 것뿐이다. 내 에너지는 그 정도는 수행할 수 있다. 남을 돕는 행위는 그 사람에 대해서 고려해 주고 생각해 주는 경우라고 생각한다. 내가 친구가 없어서 그런가 사실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준 것도 몇 없지만, 무슨 보상을 바라고 수행한 건 아니다. 나도 모르게 몸이 움직이게 된 상황이 다수였다.
생각 없이 퍼즐 조각을 맞추어 완성하는 것처럼 도덕성 없이 한 행위에 고맙다고 감사 인사받는 것은 아직도 낯간지럽다. 오늘의 경우는 그런 나한테 에너지 좀 썼으니 이거 먹고 채워라는 뜻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