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는 변화를 확연히 느낄 수 없다
오늘도 운동을 마치고 다음 주 일정을 짜는데, 매번 드는 생각이 있다. 매일 같이 노력하는 것 같지만 사실 실력이 그렇게 늘지 않고 있다는 것 같다. 혼자 집에서 이렇게 한다고 해서 내가 과연 실력이 올랐을까? 아무 바탕 없이 시작한다면 어느 정도 상승 공선이 있지만 더 위로 올라가려면 어느 정도 정체기간이 있을 것이다. 세상에 머리 좋고 강한 사람들은 많다.
한 번은 이곳에서 헬스장을 끊어보는 건 어떨까 생각을 해봤었다. 끊었던 복싱을 다시 시작하거나, 음악 학원에 다니는 것이다. 그렇게 다녀도 알아서 잘 해결하던데, 나는 막상 이런 부분에서는 실행력이 약하다. 한국에 있었을 땐 곧잘 했었지만, 거기서도 결국 사람과의 마찰이 문제였다. 티를 안 내고 싶은 것도 있는데, 그렇기에는 내가 이곳에 온 목적이 있기 때문에 그게 최우선이었다. 처음 와서 참여했던 아침 조깅 모임도, 1달을 참여하다가 그만두게 된 이유가, 내 발표나 프로젝트가 있으면 1달을 준비해서 그것만 집중하기 때문이었다.
내가 이런 부분에서 좀 이상한 면이 있다. 다른 친구들은 1주일을 신경 쓸 부분을 나는 1달이 필요하다. 사실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인데, 이 부분에서는 융통성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내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실험적인 부분이나 일적인 부분을 물어봐준다면 그냥 편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타인이 100% 정석대로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나는 정석대로 한다.
이렇게 우직하게 한다고 해도 넘어서지 못하는 장벽이 있다. 돌멩이같이 행동한다고 해도 가끔은 물처럼 유한 사람이 더 필요할 때가 있고 내가 강력하다고 생각해도 금속처럼 더 단단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시간을 들여도 시간 들이는 방법이 효율적이지 못하면 그냥 겉핥기랑 다를 게 없다.
내가 해왔던 건 그런 것 같다. 노력해야 되는 것을 알고 노력해 나가는데 성과가 나오지 않는 건, 내가 바르게 못하고 있기 때문이거나 혼자 하기 때문에 제삼자가 나의 문제점을 잡아줄 수 있는 기회가 적은 것에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 번은 효율적인 방법을 따라 했었는데, 시간이 점점 지나고 나서 결국에는 내가 쓰던 방법으로 돌아왔다. 남의 말을 안 듣는 건지, 아니면 편한 걸 찾는 건지 몰랐었는데, 나 스스로의 방법 밖에 못하는 거였다. 이렇게 고민한다고 해서 내 실력이 당장에 늘지 않는다는 건 안다. 그럼에도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달려든다.
엊그제 친구가 연락이 왔다. 12년을 알았지만, 볼수록 뭐 이런 놈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외모, 자기 관리, 이성관계 등 남자로서 뭐 하나 놓치는 구석이 없는 친구였다. 드라마 속 비싼 호텔 고급진 곳에서 생활할 것 같은 분위기를 가진 주인공 같은 놈이다. 같이 있을 때면 보이는 부피차가 있어서 그런가 항상 사람이 말을 걸어오면 얘부터 걸었다. 오랜만에 나눈 이야기는 폐관수련에 대한 결실이 주를 이루었었다.
타고난 외모나 비율이 어떻든 이렇게 태어난 것이기 때문에 베이스는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내 목표 달성에는 문제 되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하나하나씩 하다 보면 조금이나마 변해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