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의 원천은 가족으로부터
열흘 연속 꿈을 꾼다. 잠을 못 자는 것도 못 자는 건데, 잠에 들 때 오늘 내가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게 가장 큰 문제점 같다. 특히나 오늘 같은 날은 생각이 많았는지 일기를 3번이나 작성하게 된 것 같다.
생각이 참 복잡하다. 신경 써야 되는 것도 많고 지난 일들에 대한 자책이나 아쉬움이 남을 때면 다음에 잘하면 된다 하면서도, 지난번에도 그렇게 생각하고 또 이런 다짐을 반복할 거면 애초에 다짐을 하지 말자고 생각하게 된다. 의욕만 넘쳐 앞서나간 설레발과 다를 바 없다.
부모님께서는 언제나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알려주셨다. 나와 동생에게 사람 됨을 지켜주고 싶으셨던 거라고 생각한다. 매번 내가 벽에 부딪힐 때마다 사실, 세상은 과정을 그다지 중요시 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애초에 두 가지 상황에서도 말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면 그런 걸로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거창하게 말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런 문제는 고민의 축에 끼지도 않는다.
언제나 부모님의 믿음을 저버리기 싫다는 점에서 동기부여가 된다. 내가 하는 이 학위 과정은 그들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특출 난 재능이 요구되는 이 분야에서는 나같이 소질 없는 애들은 그들의 눈높이에 서거나, 따라가기가 쉽지는 않지만, 그런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극복하는 과정을 즐기는 나를 보고 있다.
물론 항상 나 스스로가 자신감에 차 있는 게 아니다. 내가 잘 나아가고 있나 스스로를 잘 믿지 못할 때가 있다. 그렇게 또 자책의 구렁텅이 빠져들었었다.
내 진로, 내 꿈. 내가 원하는 인생은 형이나 누나가 있었다면 그런 상황들을 극복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을 얻었겠지만 그거를 바라면 그런 환경을 조성해주지 못한 부모님 탓을 하게 되는 거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기는 싫을 뿐이다. 내가 이런 말을 내비치면 미안해하실 분들인걸 알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만약 형, 누나에게 도움 받는다고 해도 그들이 대신 내 인생을 선택해 줄 수 있는 게 아니며, 모든 일의 결정은 나 스스로에게 달려있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애초에 물어볼 사람이 없다면 직접 찾아나가면 된다.
나는 언제나 턱없이 부족한 능력과 미성숙함을 자책하고 나를 미워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복해 왔고 이겨내 왔다. 현실이 어떠건 이겨내야만 한다는 게 또 다른 동기부여이다. 이렇게 형성된 내 성격은 자존심과 함께 형성되었다. 아이러니한 점은 나를 사랑해주지 않으면서 남에게 굽히지 않으려는 마음만은 참 강하다는 것이다. 청소년기부터 지금까지 그렇게 이어져 왔다.
시작 지점은 참 부족할 수 있다. 매번 어리숙하고, 기본도 없어서 발전의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고 해도 결국에 나는 그 분야에 실력 갖춘 사람이 될 것이다. 누가 먼저 나아갔느냐 가 아니라, 어떻게 더욱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는가 에 중점을 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