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혼잣말

왜 잠을 못 자는 걸까

by 폐관수련인

구내염이 1달이 넘게 낫지를 않는다. 올해 들어 혓바늘이 난 횟수는 셀 수가 없다. 약을 먹어도 잠깐이고 알보칠로 지져 놓으니 턱 아래 림프관이 부었다. 2주를 지지는데 안 낫는 이유는 떨어진 면역력 때문인 것 같다.


스트레스도 스트레스이지만 수면 시간 때문이겠다. 잠을 12시 이전에 잔 적이 손에 꼽고 꼽는다. 이곳에 온 뒤로 지금까지 몇 번이나 마음 편히 자 봤을까. 막상 누워 잠을 청하려 들면 어디선가 불상사가 들려올 것 같은 느낌부터 시작한다. 그러다가 나는 왜 성과를 내지 못했던 건가. 하루 종일 뛰어다닌 것 같은데, 왜 시간은 없고 논문은 1페이지 밖에 쓰질 못했지. 차근차근하자면서 왜 나는 그것조차도 못하고 있을까. 결국 나에 대한 자책으로 생각은 점점 복잡해진다. 석사 때나 지금이나 이렇게 구내염과 스트레스를 받으면 살이라도 빠지던가 꼭 그런 것도 아니다.


누구도 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 수가 없다. 내가 스스로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의 손을 빌려서 편하게 할 수도 있다. 돈을 써서 좀 더 쉽게 지름길을 찾는 방안도 있다.

물론 석사 때나 그 이전에도 이런 방법들로 시간을 적게 들이고 덜 스트레스받을 수도 있었겠지만. 이러니 저러니 하면서도 결국에는 내가 직접 혼자서 해야만 한다. 그러고 싶은 마음이고 목적이 되어야 한다.


남이 떠먹여 주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에너지를 덜 쓰고 편할 수 있지만, 돈은 언젠가 없어지는 거다.

그러나 이런 마인드는 흙 수저 논리이다. 사실 남이 떠먹여 주는 삶을 사는 사람들의 돈은 그들이 명이 끝날 때까지 마르지 않고 나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빠르게 나아가고 빈틈없다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어차피 이기지도 못할 싸움인데 왜 하나? 포기하면 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유학생들 참 많이들 들어오고 수두룩하게 떠나간다. 인구밀도도 적어 여행객도 자주 찾아주지 않는 시골 마을에 공부를 하러 온 나 홀로 동양인, 고향의 향수와 가족들의 품이 사무치게 그리워 떠나게 되는 사람들이다. 말이야 오지의 사람들만 해당된다고 하지, 외로움은 환경에 관계없이 찾아와 그들을 떠나게 했다.


실은 그들을 이해해도 공감이 되질 않는다. 나는 우울증에 신경 쓸 겨를보다 빌어먹을 실력에 더 화가 난다. 한국에 있었어도 똑같았을 거다. 입 밖으로 내뱉은 말을 못 지키고 있는 상황에 화가 나있는 건 둘째 쳐도, 내가 실력 없고 무능력하다는 그 부족한 노력에 자존심이 용납할 수가 없다. 내 삶은 남들이랑 같으면 의미 없고 오롯이 나로서만 독립적으로 존재해야 한다.


내가 내 기준에 대해 해내지 못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언제나 긍정적인 생각으로 나아왔고, 불가능한 상황들을 부숴왔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거다.


꺼지지 않는 장작의 불씨처럼 언제이고 에너지가 영원할 수 없는 건 알고 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둘 다 편안해야 내가 행복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내면의 평화를 얻겠다고 세월아 네월아 태평하게 나아가기에는 내가 마다한다. 그럴 자격이 없다.


시간과 함께 나에 대한 대부분이 바뀌어도 이것까지 바뀐다면 내가 나로서 존재하는 이유가 있을까.


성공을 위해 쫓아가는 삶에 초점 맞춰진 게 아니다. 나의 가능성을 쫓아가는 게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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