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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세계 속으로(Deutschland)-9

독일에서 5번째로 큰 경제 중심지, 프랑크푸르트(Frankfurt) 편

by 폐관수련인

이번에도 출장상의 이유로 프랑크푸르트에 들르게 되었다. 말로만 듣던 경제도시인데, 올해는 운이 좋게도 독일의 여러 곳을 들른다. 이번에는 여행에 중점을 둔 것이 아니기 때문에 1박 2일만 다녀오게 되었다.

프랑크 푸르트 일정 1일 차 이동경로
날씨는 기가 막힌다

구름이 많아 흐린데 비는 안 오는 그런 날씨

이번에는 막힘 없이 다녀왔다

저번의 비행 일정이 운이 없었던 것이다.

아직 박사 아닌데 ㅎㅎㅋㅋ

출장 중에 해당 기관에서 한식을 제공해주셨다. 오랜만에 마셔보는 꽝꽝 얼린 냉동 소주 덕에 금방 꽐라 되어 별의별 영상이 다 남겨졌다. 지난 앨범 속 사진이고 영상이고 보니 웬 미친놈이 혼자 서커스를 하는 게 술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 지 혼자 해서 난리 쳐서 망정이지, 어휴 다른 사람들한테 폐나 안 끼쳐서 다행이다.

묵게 된 호텔의 헬스장

술을 마시면 오히려 일찍 일어난다. 어휴 속이야. 술부터 깨자...

해장거리

다행히 오기 전에 사 와서 다행이다. 라면만 한 해장거리가 없다.

아침식사

계란만한 값싼 해장식품도 없다. 지난 일정들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잠깐 여행을 하기로 했다. 아는 게 없어 크게 기대는 안 했는데, 유명한 여행지가 10가지로 추려졌다.

프랑크 푸르트 일정 2일차 이동 경로
차범근 역부터 가고자 했다.

빌리 브란트 플라츠 (Willy Brandt Platz)에 내려가면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팀의 선수들 사진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생각보다 프랑크푸르트 (프푸)가 그렇게 넓지는 않다. 베를린이 독일에서 가장 큰 도시인 줄은 처음 알았네.

경제 중심지로 유명한 이곳은 도대체 어떤 곳일까

뭐여?

베를린이나 여기나 다 똑같은 것 같다.

프푸 배경 1
프푸 배경 2

빌리 브란트 역 근처 공원에 여러 조각상들이 있었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건축물이 하나 더 보였는데,

유로타워

경제 중심지를 상징하는 유로 타워 마크다. 뒤의 고층 빌딩들은 148m로 40층 정도 된다고 한다.

생각보다 건물들이 커서 강남 둘러보는 줄 알았다.

U 반이라 지하로 내려가야 한다.

이 날 날씨가 생각보다 많이 쌀쌀했는데, 바람이 숭숭 들어와서 더 추웠다.

말로만 듣던 붐붐차

드디어 보는구나

차범근 벽화


마테우스가 차범근을 보고 허벅지만 보였다는데, 그럴만하구나 했다.

군대의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다녀와서도 우승컵을 들 정도면, 그때 당시에는 대체 얼마나 잘했어야지 지금까지 레전드로 남을 수 있었을까?


존경스럽다. 갈색 폭격기


한 30분 정도 있다가 뢰머 광장을 가기로 했다. 프푸가 생각보다 관광지가 몰려있기 때문에 트램 타고 1~2 정거장 가거나 걸어가면 금방 도착한다.

뢰머 광장(Römerberg)
뢰머 광장 뷰 1

차범근 선수가 저기 위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연설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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뢰머 광장과 차범근


뢰머 광장 뷰 2


생각보다 광장 바닥이 평평하다. 프랑크 푸르트 도시를 둘러보니 대체로 고층 빌딩이 많았는데, 여기만 전통적인 집들이 보존되어 있다. 관광지라 그런가 사람들도 많이들 찾아오는데, 아침 일찍 와서 다행이다.


Einstein Kaffee

커피가 필요해서 광장에 있는 아인슈타인 카페를 갔다.

(내 동년배들 다 일석커피 마신다)


뢰머 광장 전통 옷 가게

독일 전통 의상인데, 여자는 던들(Dirndl), 남자는 레더호젠(Lederhosen)이라고 가죽 상하의 세트이다.

언젠가 한번 입어봐야겠다.


이후 프푸 대성당(Frankfurt cathedral)으로 갔다. 이 빌딩만이 가장 눈에 띄는 색을 보였다. 바로 옆에 있어 100-200m 만 걸으면 되었다.


멀리서 보이는 고딕양식의 독특함
프리드리히 스톨체(Friedrich Stoltze) 조각상

프랑크 푸르트 출신 시인이자 작가이다. 19세기 문학적 활동에 의해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정치 관련 비판을 많이 했다고 한다.

프랑크 푸르트 대성당

상당히 높아서 카메라에 담기가 어려웠다.

7세기에 건축되었는데, 19세기에 다시 복원되었다고 한다. 뾰족뾰족한 게 고딕 양식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높이가 약 95m로 매우 높다.


예수와 성모 마리아 그리고 5개의 불씨

여기까지 왔으니 촛불 켜고 기도해야지. 개당 50 센트로 우리 집 강아지 만복 씨도 빌어주었다.

찍기가 굉장히 어려워서 거의 엎드려 누워 찍다시피 했다.

근처에 기념품 판매점이 눈에 들어오는 곳이 있는데, 1575년부터 이어온 체인점이다.


뢰머 광장 거리 영상
Töpferei Bauer Souvenir Shop, Frankfurt

아이젤너다리 (Eiserner Steg)는 1868년에 지어진 다리이다.

각 도시마다 유명한 다리는 하나씩 있는 것 같다. 이 다리는 2차 세계대전에서 파괴되었으나, 1946년에 다시 재건을 거쳐 1993년에 리모델링되었다고 한다.

건축물은 지역의 랜드마크로서 역사로 자리 잡게 되는데, 아무래도 눈에 직접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더 돋보여지는 것 같다. 사건이나, 이야기로 대표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내가 사는 도시 경기도 안산이 있다. 솔직히 안산도 살기 좋은데, 빌어먹을 안산드레이스라는 꼬리표가 달려 마음이 아프다.

생각보다 고중량을 못 견디게 생긴 저 받침대는 하루 평균 1만명의 사람들이 지나갈 수 있도로 설계되었다고 한다.

이런 거 보면 사람이 참 작은 존재 같다. 생물학적으로 물리적인 힘은 행성에 한참 못 미치고, 오로지 지능으로 발전해야만 하는 생명체


교환학생 하는 사람을 만나 사진을 실컷 찍었다.


세계대전 당시 파괴된 다리 사진 출처 : Walter Olshausen

보통 다리에 콘크리트 내부에 철사를 복합재로 심어 강화시키는 것 같던데, 위의 모습 보니까 진짜 쌩 스틸로만 제작된 게 보인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다리는 한번 건너보자

아이젤너 다리 뷰 1
뭔 열쇠가 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요청드렸더니 아주 친절히 잘 찍어주셨다.

배들이 지나가는데, 날씨가 좋아 화창한 배경이 눈에 확 들어온다.

자물쇠 장난 없게 많다

솔직히 자물쇠 잠그는 커플치고 오래가는 커플 못 봄 ^-^ 농담이고 행복하십시오.


다리 위에 고대 그리스어로 쓰인 글귀가 있는데, 호머 오디세이의 문구라고 한다.

ΠΛΕΩΝ ΕΠΙ ΟΙΝΟΠΑ ΠΟΝΤΟΝ ΕΠ ΑΛΛΟΘΡΟΟΥΣ ΑΝΘΡΩΠΟΥΣ
( pléōn epí oínopa pónton ep' allothróous anthrópous)
“포도주처럼 어두운 바다 너머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의 사람들을
향해 항해하세요"
라는 문구이다.

이는 프푸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대다수의 주민들이 다문화적이고, 독일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한다. 여기 물은 잘츠부르크처럼 어두웠다.


아이젤너 다리 뷰 2
아이젤너 다리 뷰 3

다리 길이가 좀 있다. 한 100m 정도 되어 보인다.

날씨 요정이 매번 함께해서 기분이 좋다

감사합니다. 날씨 좋은 날 여행하는 것도 큰 복 같다.


아이젤너 다리 뷰 4
아이젤너 다리 사진 찍힌 폐관수련인

지나가던 할머니께서 계속 지켜보고 계시다가. 어색해서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혹시 사진 찍어드릴까요 하니까 흔쾌히 승낙하셔서 사진을 몇 장 찍어드렸는데, 이제 나한테 사진 찍어주신다고 포즈 좀 잡아보라고 하셨다. 뒷모습만 찍어달라고 요청드리니 이유를 물어보셔서, 못생겨서 뒷모습이 더 나아요 하니까 아래처럼 모션을 잘 찍어주셨네


이 기회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 인사 드립니다.

가끔 어르신들을 만나 뵙게 되면 인상 좋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외국에서도 그러니까 내심 기분이 좋다. 적어도 위협감은 안 준다는 소리니까


?

이 썰을 신나서 가족 단톡방에 푸니 바로 보내준 동생의 짤.

어르신들의 칭찬들을 비꼬아서 듣는 건 아니다. 적어도 잘생긴 건 아닌 걸로 하겠다....^-^;; 생각해 보니 시골 어르신들의 아이돌 한우형 인재가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수련에 정진이나 하자.


좀 더 다리에서 날씨를 구경하다 이동하게 되었다.

아니 젤 너 다리 영상 1
아이젤너 다리 영상 2
아이젤너 다리 영상 3

이 먼 곳까지 와서 만나게 된 인연들은 적어도 우연에 의한 것은 아닌 거라 생각한다.


존 F 케네디 비석

시간이 생각보다 좀 더 남아서 호텔 체크 아웃하고 짐을 챙기고 나왔다. 새벽부터 돌아다녀도 이상하게 체력이 남아도는데 역시 날이 덥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이거 이태리에서 봤던 건데?

아페롤 스프리츠인데, 로마에서 피자랑 즐겼던 기억이 난다. 먼저 떠난 그분은 잘 지내고 계실까?


괴테 생가에 가보기로 했다. 괴테가 어떤 인물인지 솔직히 잘 모르는데, 대학 이름까지 있을 정도이면 예사 인물이 아닌 것 같다고만 생각했었다.


그전에 배가 좀 고프니 동생이 추천한 맛집에 갔다. 프푸 중앙역에 위치한 카레부어스트 가게인데, 맛이 괜찮았다.

프푸 중앙역 카레부어스트 가게

사실 양적으로는 케밥을 먹는 게 더 배부르긴 할 듯하다.

괴테 생가 근처 파울교회

뢰머 광장에서부터 괴테 생가까지 걸어가기에 괜찮다. 괴테 생가는 아이젤너 다리 마인강 반대편 방향으로 뢰머 광정을 나오면 100~200m 도 안 되는 거리 근처에 있다. 가는 길에 파울교회도 함께 구경할 수 있다.


파울교회(Paulskirche)는 독일 정치사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하는데, 루터교의 중심 교회라고 한다. 현재는 행사장이나 축제 목적으로 사용되는 건물이라고 하는데,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 인증숏 찍는 것을 보았다.


드디어 괴테 생가가 나왔다. 사실 여기 찾기가 좀 어려운데, 사람들 많이 들어가는 방향만 찾아가면 되는 것 같다.

입장료가 좀 있는데, 티켓을 받으면 짐 맡기는 락커룸 키를 준다.

괴테 생가 입구 푯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Johann Wolfgang von Goethe)는 18세기의 철학자이자 작가 겸 과학자이다. 멀티 플레이가 가능한 능력을 인정받아 바이마르 공화국의 재상직까지 했었다고 한다.

이 사람 근데 직업이 문 이과를 뛰어넘을 정도로 많은데, 언어부터 6개 이상을 할 수 있다는 것에서 능력자임을 보여준다.


올 한글 감동인데?
괴테 생가 부엌

집이 4층까지 있어 굉장히 넓었다. 부자였구먼

괴테 생가 내부 뷰 1
괴태 생가 작품

당시 프랑크푸르트를 그린 그림이 걸려있다.

이거 이태리에서 봤었는데?

괴테란 인물은 유학을 여러 곳에서 다녀왔다고 한다. 이태리, 프랑스, 그리고 라이프치히를 통해 견문을 넓혔다고 한다.

제일 눈에 들어왔던 작품

괴테 어머니의 옷감 짜는 그림.

괴테의 또 다른 유명 이야기는 어머니의 베겟머리 교육이다. 매일 밤 괴테 어머니는 어린 괴테에게 전래동화를 읽어주었고, 결말 부분을 일부러 들려주지 않고 상상하게끔 만들었다. 당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본인이었지만, 아들에게는 누구보다 훌륭한 교육자였다.


괴테 생가 외부 풍경

잘은 모르지만 적어도 저기 앉아 책을 읽으면 안정감이 돌 거라는 것은 알겠다.

괴테 생가 박물관 작품 1

괴테 생가를 나와 박물관으로 향했다.

괴테 생가 박물관 작품 2
괴테 생가 박물관 작품 3

왼쪽에 있는 그림은 폼페이 화산 폭발 당시의 상황을 상상해 그려낸 것이다.

직접 나폴리에 다녀와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생각지도 않게 가게 된 나폴리와 여기도 다 연결이 되어 있구나.


괴테 생가 박물관 작품 4

빛의 흐름을 표현해 주는 것 같다.

예술가들의 뇌구조가 다른 것 같이 느껴진다. 보통 그 시대의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과학의 상식 또한 있어야 되었던 것 같다.


괴테 생가 박물관 작품 5
괴테 생가 박물관 작품 6
괴테 생가 박물관 작품 7
괴테 생가 박물관 작품 8

가장 눈에 들어온 사물이다. 피아노와 조명 분위기가 눈에 확 들어온다.


괴테 생가 박물관 내부 뷰 1
괴테 생가 박물관 작품 9


그래 만복이도 넣어줬어

박물관도 1~3곳 정도 들를 수 있을 정도로 많은데, 여기 문구를 메모할 수 있는 장소가 있었다.

시를 써야 될 것 같았는데, 다짐문을 작성했다.


올해 진짜 박사 따자


몇 개월 뒤 운이 좋게도, 다음 박사 디펜스 타자는 나로 공고되었다. 소원 이루어 주셨네.


괴테 생가 박물관 내부 전시물 1, 전망대 1?
괴테 생가 박물관 내부 전시물 2
괴테 생가 박물관 내부 전시물 3, 전망대 2?
괴테 생가 박물관 내부 전시물 4

솔직히 작품들이 뭘 나타내고자 하는지 잘 모르겠다. 이해가 100% 되지는 않는데, 어느정도의 느낌만 좀 얻어가고자 했다.


그러다 안쪽으로 좀 들어가보니 UV? 빛 관련 방이 나온다. 창문 너머로 어디서 익숙한 로고가 보였는데, 역시나 역시였다.

LG???

Life is good의 가전제품, 에어컨 지독히 설치하기 힘든 국가에서 우리나라 제품을 보다니 기술력 대단하네.

또 다른 어두운 방에 들어섰는데, 사진 찍고 조명을 조절하니 뭔 이런 가시밭이 나왔다.

괴테 생가 박물관 내부 전시물 5
멀리 보이는 프푸 대성당

여기 구멍이 크기가 다른 두 개 있었는데, 구멍 너머로 프푸 대성당이 보인다.

번뇌하라는 건가

락커룸 번호가 오늘의 하루 결말을 나타내준다.

정신 차리라는 소리인가 뭐지 이 번호는


정신 없이 구경하다 보니 이제 집에 갈 시간이다.


프푸 거리

뮌헨, 베를린, 드레스덴, 프푸들 모두 말로만 듣던 도시였었지만, 막상 경험해 보니 도시마다 미묘한 차이의 특색이 보이는 것 같다.


어둑어둑한 느낌은 그래도 베를린이네

프푸 공항

독일에서 제일 큰 공항답게 내부에서 길을 잃기도 쉬운 공항이었다.

이 날은 새벽부터 일어나 움직여서 그런지 하루가 굉장히 길게 느껴졌었다. 혹여나 다음 기회에 또 찾아오게 되면 다른 곳을 좀 들러봐야겠다.


집 도착


프랑크푸르트 여행 3줄 요약

1. 독일의 경제 중심가 프랑크 푸르트에 가 보았다.

2. 고층 빌딩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

3. 그래도 난 베를린이 제일 좋다.


다음엔 어디로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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