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고 남은 흔적들
여름이 시끄러운건 매미 덕분이다.
아마 매미가 없다면
여름은 그저 조용했을테지.
나무랄 순 없다.
7년을 어둠 속에서 살았는데,
여름 한철동안은 시끄러워도
뭐라 할말은 없지.
짧은 바깥 세상 인생이지만
흔적은 남기고 간다.
탈피각.
희한한 건
종마다 탈피각 모양이
각각 다르단다.
희한할 것도 없지.
자기 모습을 그대로
한꺼풀 벗어버린 거니까.
제 살을 벗겨나온 껍데기가
다르다면 더 이상한 거지.
뻔한 이치임에도 불구하고
희한하다고 느끼는 건
우린 자꾸 내 껍데기가
아니라고 우기는 우리의
못된 착각 때문은 아닐까.
내가 세상에 벗어 놓은
탈피각은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