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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약오르지 Oct 20. 2023

내 약과 똑같이 생긴 약이 있을까?

약 담화

내가 먹는 약과 똑같이 생긴 다른 회사, 다른 성분의 약은 존재할까요?


 동그란 원형이나 타원형 모양을 가진 알약을 다들 한두 개쯤은 먹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약사법령에서는 이 것을 '정제'라고 부릅니다. 이런 정제는 사실 여러 모양이 있습니다. 원형, 타원형뿐만 아니라 삼각형, 사각형, 육각형도 있고, 심지어 하트 모양도 있습니다. 그리고 색깔도 다양합니다. 하양, 노랑, 주황, 빨강, 초록, 파랑 등 여러 색깔입니다.


 안을 세세히 들여다보면 더 복잡합니다. 어떤 정제는 중간에 선이 그어져 있기도 하고(분할선이라고 합니다), 그 선이 십자모양으로 있기도 하며, 없는 것도 있습니다. 또, 문자가 쓰여있습니다. 문자는 제약회사 약어처럼 보이는 것과 숫자가 함께 쓰여 있는 경우가 제일 많고, 성분명의 약칭처럼 보이는 것도 있어서 일반 사람은 쉽게 알아채기 힘듭니다.



그렇다면 약은 모두 다르게 생겼나요? 혹시 똑같이 생긴 다른 약이 있진 않나요?


 정답은 "우리나라에 판매되는 정제, 그리고 캡슐제는 모두 다른 모양을 가졌다."입니다.


 제약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별로 허가를 받고 의약품을 생산합니다. 생산한 제품 중에서 정제나 캡슐제는 판매하기 전에 특별한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를 "식별표시 제도"라고 합니다.


 제약회사는 식별표시를 등록하려면 약학정보원이라는 기관에 정제나 캡슐제의 도면을 첨부해 신청합니다. 그리고 등록이 완료되면 약학정보원 홈페이지(health.kr)에 올라가게 되고 의료기관이나 약국에 제공됩니다. 약학정보원은 등록이 완료된 정제, 캡슐제와 동일한 모양이 접수되면 당연히 등록을 거부하고, 제약사는 등록이 완료되기 전까지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판매되는 정제와 캡슐제 모두 다른 모양입니다.



만약 등록된 모양과 다른 약이 거래된다면?


 정부는 안전한 의약품의 공급과 사용을 위해 다양한 정책수단을 활용하고 있고, 식별표시 제도는 약사를 통한 위변조 의약품의 유통을 방지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작용합니다.


 약사는 의약품을 조제할 때 모양을 살펴보고, 알고 있던 모양과 다른 경우는 조제 SW나 약학정보원을 통해 등록된 모양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불법 의약품은 그 시설의 조악성 때문에 오리지널 의약품과 유사한 모양과 색깔을 흉내 낼 뿐 똑같이 만들어내긴 어렵습니다. 모양이나 색이 다른 불법 의약품은 쉽게 걸러내집니다.


 집에 있는 약이 무슨 약인지 궁금하시다면 약학정보원에서 직접 검색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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