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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Uni Mar 14. 2018

장트러블인의 간식 골라먹기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도 먹고 싶은 것은 많다!

                                                                                                       

질환이 뭐든, 장이 안 좋은 분들이 많습니다. 장 증상도 다양하죠.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거나 툭하면 설사하거나 오랜 기간 변비로 고생한다던지가스 문제로 고민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런 분들이 크게 스트레스받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음식 문제입니다.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으면, 금방 속이 불편해지고 이로 인해 생활에 지장을 받기 때문이죠. 살기 위해 먹는 음식이야 잘 조절해서 먹을 수 있다 하더라도, 사람답게 살며 먹는 즐거움도 가끔은 누려야 하는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오늘은 최대한 장의 부담을 줄이면서 맛있는 음식을 골라 먹는 법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음식 중에 장을 자극해서 복통, 설사, 가스를 유발하는 것은 크게 네 가지가 있습니다. 매운 음식장에서 소화되지 않는 당분류알코올항원성 식품입니다. 이 중 항원성 식품은 알레르기를 유발하거나 부패한 음식, 독소가 포함된 음식이라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워서 제외하고 나머지에 대해 알아볼게요.

매운 음식을 많이 먹으면 설사한다는 것은 한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경험으로 알고 있을 것입니다. 매운맛을 내는 성분이 위와 장 점막을 자극하여 소화기가 고통에 몸부림치면서 빠르게 배출해버리는 과정이죠. 변비가 심하신 분들은 배변을 돕기 위해 일부러 지나치게 매운 음식을 먹기도 하고, 설사를 하는 분들은 매운 음식을 완전히 피하기도 합니다. 의학적으로 보았을 때 아주 나쁘지만은 않은 방법입니다. 다만 한가지 주의점을 알려드리자면, 변비가 있다고 해서  매운 음식을 변비약처럼 자주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장이 매운맛에 적응해서 나중에는 매운 음식을 먹어도 효과가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적당한 수준의 음식으로는 배변이 더욱 힘들어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거꾸로, 이를 설사 환자에게 활용하여 조금씩 매운 음식을 먹어나가는 방법이 있는데, 실제로 장이 매운맛에 둔감해져서 설사를 덜 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합니다.(설사 환자에 대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라 완전히 신뢰하긴 어렵습니다)

우리가 먹는 당분은 대부분 소장에서 소화, 흡수됩니다. 그런데 일부 당류는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대장까지 내려와 대장 내에서 발효되죠. 장이 건강한 사람에게는 유산균이 먹을 당분을 제공하는 것이 될 수 있어 건강에 이로울 수 있으나, 장 트러블 있는 사람에겐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뭐든지 발효되면 가스가 배출되기 때문이죠. 음식이 상하거나 쓰레기가 부패할 때 나는 냄새로 이를 알아챌 수 있습니다. 냄새가 난다는 것은 기체가 만들어진다는 것이고, 장 내에서 발효될 때도 마찬가지로 기체가 만들어지게 되죠. 보통은 가스가 많이 만들어져 장이 팽창하게 되면 적당히 방귀로 배출해버리면 끝이지만, 과도하게 장이 예민한 사람들에겐 이마저도 힘들 수 있습니다. 생성된 가스가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복통을 일으키거나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여 설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죠.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에게 저포드맵(Low FODMAPs) 식단을 권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입니다.
  이런 종류의 당분 중 대표적인 것이 과당, 올리고당, 유당입니다. 과당은 과일, 음료수에 많고 유당은 우유에 들어있죠. 입에서는 자극적이지 않고 달달하니 부드러워 소화 잘 될 것 같은 음식들입니다. 하지만 먹고 나면 이유를 모르게 속이 안 좋게 만드는 식품들이죠. 특히 탄산음료이온음료과일주스 등에 액상과당이 잔뜩 들어가 있다면 설사하는 환자분들은 피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유당은 우유 및 유제품에 들어있지만 높은 온도에서 분해되기 때문에 가열해서 먹는 유제품, 제과류에서는 영향이 적다고 하네요.

알코올도 장을 안 좋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대개 우리가 마신 알코올은 위에서 흡수되어 대장으로 가는 양은 많지 않지만 매운 음식 이상으로 강한 자극을 준다고 합니다. 따라서 모든 술은 다 피해주시는 것이 좋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죠. 그럴 때 추천하는 순서는 막걸리, 소주, 맥주, 와인 순입니다. 막걸리에는 장에서 발효되는 당분류가 거의 없는 편이며 유산균도 풍부하고 도수도 높지 않습니다. 심지어 첨가물로 들어가는 아스파탐도 다른 문제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장 트러블을 일으키진 않는 성분입니다. 반대로 맥주와인에는 장내에서 발효되는 당분도 많이 포함되어있고, 탄산 자체가 가스를 많이 머금기 때문에 연약한 장이 상대하기엔 벅찬 존재입니다.

장이 안 좋다고 건강식만 하고 살 수는 없습니다. 특히 과민 대장 증후군 환자라면 장시간 질환과 함께 해야 하는데, 좋아지기만 마냥 기다릴 수도 없고요. 드시고 싶은 것이 있으면 드시되 이 정도만 지켜주시면 보다 부담이 덜 되게 할 수 있습니다.


   


Dr Uni는?

통합의학을 전공한 한의사. <굿바이 과민대장증후군> 저자.

바이플랜한의원에서 통합의학적 방법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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