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제대로 구경도 못해 본 파리를 떠날 날이 왔고 내가 사랑하는 도시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날이었다
암스테르담으로 떠날 생각에 신이 났냐고?
아니, 교통체증 때문에 암스테르담 가는 기차를 놓쳤다
제발 나를 암스테르담으로 보내줘
꽤 피곤한 채로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
숙소로 가는 트램을 타고 지나가는 바깥 풍경을 보니 내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곳이다
익숙하고 편하다
날씨가 굉장히 좋았다
그냥 보내버리기에는 아까워
먹고 싶은 맥주들을 하나씩 고르고 끄레망까지 한 병 싸들고 탁 트인 폰델 파크의 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곳에서는
파란 하늘과 초록의 나무들 그리고 그 안에서 평화로워 보이는 사람들로 눈이 즐겁고
바비큐 냄새, 쑥 뜸 그 비슷한 냄새로 코도 즐겁고
맥주와 와인을 마시니 입도 즐겁고
옆에서 버스킹 하는 노랫소리로 귀까지 즐겁다
이 곳이 천국이 아니라면 어느 곳이 천국이지?
맥주와 끄레망을 마시면서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느끼고 있으려니
잠이 온다
녹록지 않았던 며칠간의 피로가 사라지는 기분이다
어쩜 이런 완벽한 곳에 내가 또 와있는 걸까
꿈이 아닌데
눈 부시게 아름답고 좋아서
지칠 때 사진만 봐도 눈물이 날 것 같은 그곳은
내가 사랑하는 도시
암스테르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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