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어느 날, 여행을 앞둔 옹다는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 디종 와이너리에서 자려면 어떻게 해야 돼?
- 디종이 어딘데?
- 부르고뉴
- 내가 한번 공부해볼게
하고 ‘디종 와이너리’라고 구글에 검색을 해보는 순간
응 옹다 너...좋겠다...
한참 포도가 수확될 시기에 디종을 가는구나? 그렇구나..
부르고뉴 와인은 잘 마셔보지 않아서 제대로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디종에서 리옹까지 가는 옹다의 여행을 미리 공부해보도록 하자.
와이너리에서 잘 계획을 세워야 한다면
그 수많은 곳들 중에 좋아하는 혹은 궁금한 포도밭이나 도멘이 한두 개 정도는 있는 게 좋겠지.
* 보르도 지역의 와이너리에는 ‘샤또’가 앞에 붙고 부르고뉴 지역의 와이너리에는 ‘도멘’이 붙는다
그래서 이번 글은 부르고뉴 화이트 시음회에 갔었던 것도 같이 정리해보는 글이다.
지도를 보니, 디종Dijon 과 리옹Lyon 사이에는 엄청난 포도밭들이 있었는데
가장 먼저 눈에 띈 곳은 Marsannay
‘막ㅎ사네’ 라고 읽어야 할까? 시음회에서 마셔봤던 Marsannay 와인은
Michel Magnin, Marsannay Blanc 2014
미네랄 향이 올라왔던 건 외에는 크게 임팩트가 없었던 느낌이다.
조금 더 내려오면 Vosne-Romanée가 있다. Marsannay와 Beaune의 사이.
부르고뉴에서 가장 마셔보고 싶은 게 뭐냐고 묻는다면 단연 본 호마네 지역의 와인이다.
특히 DRC가 단독으로 소유하고 있는 로마네 콩티(Romanée-Conti)나 라타쉬(LaTâche).
DRC는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를 말하는데 부르고뉴에서 가장 고가의 와인을 생산하는 곳.
엄청 엄청 엄청 비싼 이 곳의 와인을 살 수 없겠지만 지나간다면 여기는 꼭 내려서 밭이라도 둘러봐줬으면!
그리고 인스타 라이브 해줘!
포도밭 냄새도 담아줘!
(결국 안 해줌!)
또 하나 눈여겨볼 곳은 Meursault
옹다와 내가 시음회 와인들 중에 가장 맛있다고 했었던 와인은 뫼르소(뫼흫소).
Vincent Girardin, Meursault 2014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마셔봤던 화이트 와인 중에 가장 맛있었던 와인 또한 뫼르소인데
그 와인은 Domaine des Comtes Lafon Meursault Clos de La Barre 2011
뫼르소에서 느껴지는 유질감과 바다의 돌 맛(ㅋㅋㅋ), 버터를 연상하게 하는 맛이 좋다
Comtes Lafon의 다른 밭의 와인도 굉장히 궁금하다
이 와이너리도 볼 수 있으면 봐줘!
그리고 CHABLIS
Olivier Leflaive, Chablis 2009를 마셔봤는데 샤블리는 내 입맛이랑은 좀 맞지 않았다.
비록 샤블리는 맞지 않았지만
화이트 와인에서 워낙 좋은 평가를 많이 받고 있는 도멘이라
가봐야 한다면 이곳이 좋을 것 같다고 매우 추천했던 Olivier Leflaive
와이너리에서 운영하는 호텔 또한 이탈리아의 와이너리와는 다른 느낌으로 고전적인 모습이었다.
그곳에서 잔다면 마치 드넓은 포도밭을 소유한 귀족이 되어 아침에 눈을 뜨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텐데..
진짜 여긴데 딱 여긴데!
마지막으로 마콩 Mâcon을 지나겠지
우리가 마셔본 마콩의 와인은 Les Heritiers du Comte Lafon, Macon-Milly-Lamartine 2011.
세젤맛 보쌈과 함께하면 완벽한 마리아쥬를 보여주는 와인
미네랄 듬뿍의 오렌지 맛이었다.
또 먹고 싶은데?
더 수많은 곳들이 있겠지만 내가 가고 싶거나 널리 유명한 곳들 위주로 알아봤다.
꿈은 크게 꾸는 게 좋으니까
꿈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는 다음 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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