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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Aug 23. 2021

초기의 인력 구성

이제 막 팀을 만들어 가야 하는 경우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의 상황은 다양하다. 팀 구성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하는 경우도 있고, 필요한 인력이 모두 세팅되어 있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몇몇 필수적인 인원만으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는, 아직 제안자 혼자 있는 상태에서 초기 인력을 구성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만약, 구성이 완료된 팀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라면,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필요한 역할을 명확히 하자


프로젝트 초기에는 인원을 적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인원이 적을수록 재무적인 비용도 적고, 인원을 관리하는 데 드는 시간 비용도 적어서, 그만큼 제품 탐색에 쓸 수 있는 시간을 많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원을 적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역할을 명확히 정의할 필요가 있다. 적은 인원이더라도, 필요한 역할은 모두 커버할 수 있어야 충분한 탐색을 할 수 있다. 

간단한 게임이라면 프로그래머 1명으로도 탐색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퍼즐 게임 같은 경우, 아트 콘셉트보다는 퍼즐의 재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1명의 프로그래머로 퍼즐의 재미를 확인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진행할 수 있다. 반면, 아트 콘셉트도 중요한 게임이라면 아트 작업을 할 수 있는 인력이 포함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도 2D인지, 3D인지에 따라 조금씩 필요한 역할이 달라진다. 스토리가 중심인 게임이라면, 스토리를 짤 사람을 먼저 포함시켜야 하며, 밸런스가 중심인 게임이라면 밸런스를 잘 아는 사람이 있어야 할 것이다.

프로젝트 초기에 탐색하는 대상은 게임의 핵심 재미다. 게임의 핵심 재미가 확인되지 않으면 프로젝트를 더 진행할 수가 없다. 따라서, 핵심 재미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역할을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그리고, 그 역할에 맞지 않는 사람은 팀에 포함시키지 않음으로써 팀의 크기를 최소한으로 유지해야 한다. 다만,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 있다면 당장은 필요하지 않아도 팀에 합류시킬 수 있을 때 합류시키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좋은 동료는 마트에서 물건 사듯이 필요할 때 바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손발이 잘 맞는 멤버를 찾자


사사건건 부딪히는 사람끼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무척 힘들다. 이미 그런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면 어떻게든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려고 노력하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이제 막 구성원을 찾는다면, 이왕이면 손발이 잘 맞는 멤버를 찾는 것이 좋을 것이다.

손발이 잘 맞는다는 것이 모든 일에 의견이 일치하는 것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게임의 아트 콘셉트에 대해 의견이 다를 수도 있고, 도구를 결정하거나, 전략을 수정할 때도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오히려 이럴 때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어야 더 좋은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일하는 방식이나 신념이 잘 맞지 않는 경우다. 예를 들어, 리더는 빠른 시도를 통한 확인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팀원은 완벽한 시나리오를 먼저 작성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다. 리더는 버려도 되는 프로토타입을 신속히 제작하고 싶은데, 팀원은 버려질 것을 만드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다. 리더는 활발한 토론을 원하는데, 팀원은 리더가 그냥 결정해 주기를 원할 수도 있다.

이렇게 일하는 방식이나 신념이 다른 경우에는, 그것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일이 진행되는 것 자체를 더디게 만든다. 그리고, 얼마 간은 어떻게든 조율하면서 진행해 나가더라도 언젠가는 그 차이로 인해 팀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특히, 프로젝트가 난관에 봉착했을 때 그런 문제가 잘 불거진다. 따라서, 초창기부터 일하는 방식이나 신념이 잘 맞는 멤버를 구성원으로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초반의 탐색 기간을 충분히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이 유연한 멤버를 찾자


초기 멤버는 스타팅 멤버이지 코어 멤버가 아니다. 프로젝트에 먼저 참여했다고 해서 더 큰 발언권이나 의사결정권을 가져서는 안 된다. 발언권은 누구에게나 동등해야 하고, 의사결정권은 의사결정의 품질이 좋은 사람이 해야 한다. 프로젝트 중반에 합류한 사람이 더 좋은 의사결정 능력을 가졌다면, 그 사람에게 의사결정의 권한을 넘겨야 하고, 팀을 관리하는 능력이 더 좋은 사람이 나중에 합류했다면, 그 사람에게 팀의 관리를 맡길 수 있어야 한다.

프로젝트 초기에는 빠른 구현과 확인이 필요하고,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손이 빠른 사람,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환영받는다. 디테일한 디렉팅이나 업무 관리, 인력 관리 같은 역량은 초반에 필수적인 역량은 아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확실한 방향을 잡고 본격적으로 제품을 만들어 나가게 되면, 그런 역량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제품이 모양을 갖추어 나갈수록, 핵심 재미 이외의 요소들도 중요해지며, 사람이 많아질수록 업무와 사람을 잘 관리하는 역량이 필요해진다.

따라서, 시작할 때 함께 했다고 해서 디렉터나 파트장, 팀장 같은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그런 역할을 언제든지 내어줄 수 있는 유연성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을 스타팅 멤버로 구성해야 한다. 그래야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부터 제품을 완성할 때까지, 팀의 역량을 최고 상태로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시작이 중요하다


관성이란 것이 있다.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물체는 계속 그 방향으로 움직이려고 한다. 프로젝트에도 이런 관성이 있다. 사람이란 대체로 기존 상태를 변화시키기보다 유지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프로젝트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에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따라서, 처음에 방향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적합한 멤버로 팀을 구성하고, 다양한 시도를 빠르게 해 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한다. 하지만, 제대로 시작하지 않으면 반은커녕 안 한 것만 못할 수도 있다. 시작이 전체의 반이나 차지하는 만큼, 좋은 시작을 위해 많이 고민하고 열중해야 할 것이다. 만약 적합한 멤버들과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만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시작은 없을 것이며, 그야말로 반은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도 무방한 것이다.


1. 필요한 역할을 명확히 하자

제품에 대한 탐색을 충분히 하려면 인원을 최소한으로 유지해야 한다.

인원을 최소한으로 유지하려면 필요한 역할을 명확히 하고, 그 역할에 맞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다만,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 있다면, 당장은 필요하지 않아도 합류시켜 두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2. 손발이 잘 맞는 멤버를 찾자

팀에 다양한 시각을 가진 멤버가 포함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일하는 방식이나 신념이 부딪히는 것은 프로젝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어떤 면에서 생각이 일치해야 하는지 정리하고, 그런 멤버를 팀원으로 구성하자.

3. 생각이 유연한 멤버를 찾자

초기 멤버는 먼저 시작하는 멤버이지, 핵심 권한을 갖는 멤버가 아니다.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초기에 중요했던 역량과는 다른 역량들이 중요하게 떠오르게 된다.

더 좋은 역량을 가진 사람에게 중요한 책임을 양도할 수 있어야 팀의 역량을 최고로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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