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사람은 참 걱정이 많은 존재야. 아빠 엄마도 늘 가족들 건강 걱정, 너희들 학교 생활 걱정 같은 것을 하면서 살고 있어. 아마 너희들도 이런저런 걱정들이 있겠지?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문명이 생기기 전, 원시 시대에 성립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해. 원시 시대에는 야생에서 생존을 위해 늘 주변을 살펴야 했고, 미래를 대비해야 했으니, 사람이 걱정이 많은 존재가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아.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현대인은 원시인보다도 더 걱정이 많은 것 같구나. 아마 세상이 복잡해져서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아져서 그렇겠지. 시간을 잠시라도 허투루 보낼 수 없을 만큼 세상이 각박해지기도 했고, 수십 년이나 뒤의 일을 미리 준비해야 하기도 하니 말이야.
걱정이란 건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것을 말해. 그런데, 이 두려움이라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지는 속성이 있단다. 그래서, 처음에는 작은 두려움으로 시작했던 것이 나중에는 큰 두려움으로 자라나기도 해. 두려움이 이렇게 자라나는 것은, 사람이 자꾸 무언가를 상상하기 때문이야. 처음에는 두려움의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거기에 다른 생각들을 얹어서 스스로 더 나쁜 상황을 상상하게 돼지. 그리고 때로는, 단지 두렵다는 생각을 반복하는 것 만으로 두려움이 더 커지기도 해. 사람의 감정은 겹치면 겹칠수록 더 커지거든. 마치 파도처럼 말이야. 이미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데, 그 위에 다시 두렵다는 생각을 하면, 더 큰 두려움이 되는 것이지. 그래서, 실체는 변하지 않고 그대로인데, 그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의 마음만 커지는 일이 많이 있어.
주사 맞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이 있지. 치과에 가는 것을 공포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이 있고. 막상 병원에 가서 경험하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데도, 두려움 때문에 병원에 쉽게 가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어. 시험이나 무대 같은 것도 마찬가지야. 막상 맞닥뜨리면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는 것들인데, 그전에 자꾸 두려움을 키우다가, 결국은 너무 커진 두려움 때문에 오히려 잘 못하게 되는 상황들을 많이 보게 돼.
세상에 두려움을 겪지 않는 사람은 없어. 아마 너희들도 살면서 그런 일을 많이 겪게 될 거야. 그럴 때 두려움이 너희 안에서 자꾸 성장하게 놔두지 마. 두려움은 늘 과대 포장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해. 실제로는 생각하는 것보다 덜하다는 것을 자꾸 상기해봐. 그리고 가끔은, 두려운 대상에 대해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 부딪혀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거야.
만약, 어떤 일이 자꾸 생각나고, 그래서 두려움이 자꾸 커지는 것 같다면, 그 일을 글로 한 번 써보는 것도 좋아. 네 마음은 놔두고 객관적인 사실들만 글로 나열해 보는 거야. 아니면, 마치 다른 사람에게 벌어진 일인 것처럼 써볼 수도 있겠지. 생각은 머릿속에서 왜곡되고 과장되지만, 글은 한 번 써 놓으면 변하지 않아. 그래서 두려움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돼.
무언가 두려운 것을 만났을 때는,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 나에게 성취감을 줄 퀴즈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 봐.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할 지에 집중해 보는 거야. 나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헤쳐나갈 모험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용감하게 맞닥뜨리는 거야. 그러면 마음이 더 빨리 편안해지고, 더 멋진 삶을 살 수도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