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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캉스 하기 괜찮은 도시, 마카오

by 취한하늘

마카오는 개인적으로 한 번 방문하고, 일 때문에 여러 번 방문했던 도시다. 한 때는 주변 사람들에게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하기도 했는데, 홍콩의 상황이 나빠진 이후로는 추천도 하지 않고, 관심도 많이 두지 않는 곳이다. 그래도 여러 번 방문했던 곳이고, 한 때는 좋게 생각했던 곳이라서 간단히 한 번 소개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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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호텔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좋은 점이었다. >


일단 마카오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카지노다. 실제로 카지노를 이용하기 위해 마카오를 방문하는 한국 사람이 꽤 많았다. 오죽하면 호텔마다 한국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환전상들이 활개를 치고 있을 정도였다. 카지노라고 하면 대부분 라스베이거스를 먼저 떠올릴 테지만, 사실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매출은 세계에서 3위에 해당했다. 2위가 싱가포르였고, 1위가 마카오였다. 그것도 라스베이거스의 몇 배나 되는 규모였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상당히 많은 마카오 주민이 카지노와 관련된 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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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계들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


카지노에 있는 게임들은 모두 카지노에게 유리하게 설정되어 있다. 그래서, 게임을 오래 하면 할수록 고객이 돈을 잃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운이 좋아서 돈을 따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그 사람도 게임을 계속하면 결국 돈을 다 쓰게 된다. 따라서, 카지노를 이용하고자 하면, 동전을 넣고 게임을 하듯이 돈을 쓰고 카지노 게임을 즐긴다고 생각해야 한다. 절대로 돈을 따려고 해서는 안 된다. 카지노를 이기려는 마음이 돈을 크게 잃게 되는 주요 원인이다. 만약,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카지노에 가지 않는 것을 적극 권장한다. 돈을 쓰고 게임을 즐긴다고 해도, 다른 놀이에 비해 돈이 많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딱 정해진 돈만 들고 가고, 생각보다 빨리 돈이 떨어졌다면 그냥 단념하고 돌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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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 구경만 다녀도 은근히 볼만한 것들이 많다. >


카지노를 전혀 이용하지 않더라도 은근히 즐길만한 것들이 있다. 카지노가 있는 호텔들의 경우, 시설에 비해 요금이 비싸지 않은 편이고, 종종 프로모션을 통해 더 싸게 이용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그래서 다른 여행지보다 비교적 괜찮은 호텔에 머물 수 있다. 이 호텔들에는 구경할만한 것들도 꽤 있는데,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유명 호텔들도 마카오에 많이 있기 때문에,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구경할 수 있는 것들이 마카오에도 여러 가지 있다. 베네치안 호텔의 수로나 윈 호텔의 꽃 장식 같은 것들이 마카오에도 있는 것이다.


마카오 호텔의 또 하나 좋은 점이 있었는데, 바로 호텔 수영장에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꽤 괜찮은 시설의 수영장이 몇 군데 있었는데, 다들 카지노에 가거나 쇼핑을 하는 것인지,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수영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쾌적하게 야외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여러 군데 돌아다니지 않고, 호텔 위주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마카오가 꽤 괜찮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여기서 얘기하는 호텔들은 전부 신시가지 쪽의 호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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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나도 광장쪽만 돌아봐도 절반은 본 것이다. >


호텔 이외의 지역에도 돌아볼 곳들이 조금 있었다. 정말로 조금 있었다. 그래서, 보통 마카오는 홍콩과 묶어서 가고, 하루 정도 일정으로 돌아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포르투갈의 점령지였기 때문에, 대항해시대 포르투갈의 느낌이 나는 거리도 있었고, 군데군데 포르투갈 음식점도 있었다. 나도 포르투갈 음식점을 한 번 가봤는데, 생각보다 한국 사람 입맛에 잘 맞을 것 같은 음식들이었다.


세인트 폴 성당 유적처럼 유명한 코스들이 있지만, 그 지역의 평범한 모습에도 흥미를 가지는 여행객이라면 나름대로 돌아다닐만한 곳들이 있기는 하다. 신시가지처럼 화려하게 꾸며진 장소도 있고, 구시가지처럼 중국 특색이 나는 장소도 있으며, 그 외에 마카오만의 모습을 가진 장소들도 있어서, 큰 기대 없이 돌아다닌다면 의외로 볼만한 풍경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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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함 이면에는 그늘도 있는 것 같다. >


마지막으로 마카오에 다녀온 후에 마카오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홍콩과 마카오를 잇는 다리가 건설되어서 두 도시를 왕복하기가 더 쉬워졌다. 그 전에는 배를 타고 이동했어야 했는데, 이제는 자동차로 이동해도 1시간이 걸리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카지노 사업에 크게 의존했던 것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 마카오의 카지노 매출이 세계적으로 압도적이기는 했지만, 오랜 기간 꾸준히 줄어들고 있었다. 거기다, 중국이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마카오가 크게 타격을 입었는데, 중국의 관료들이 부정하게 축적한 재산으로 마카오에서 도박을 즐기는 일이 많았고, 그 돈의 흐름을 중국 정부가 막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라스베이거스처럼 여러 가지 볼 거리 즐길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최근 몇 년 동안 얼마나 바뀌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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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의 마카오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


마카오가 여행자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도시는 아니다. 하지만, 유명한 대형 호텔들이 즐비해 있어서 숙박 인프라는 라스베이거스보다도 오히려 좋다. 게다가 중국이라는 거대한 내수 시장도 있기 때문에,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도시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카지노로 큰돈을 벌던 도시라서 카지노 사업을 버리기는 어렵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카지노 산업 자체가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마카오도 새로운 미래를 꿈꿔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마카오가 새로운 모습을 갖추게 되면, 한 번 다시 방문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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