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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Nov 28. 2022

소금 나르는 당나귀

직장인을 위한 이솝 우화

한 상인이 당나귀에게 무거운 소금 짐을 지게 한 채 바닷가를 출발하여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는 얕은 여울이 흐르는 강에 도착했다. 그동안 그는 아무런 사고 없이 이 강을 무사히 건넜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간쯤 건넜을 때 당나귀가 미끄러져 물에 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상인이 당나귀를 겨우 끌어올렸을 때는, 많은 양의 소금이 이미 녹아 없어진 뒤였다. 짐이 무척 가벼워진 것을 알게 된 당나귀는 기뻐했고, 여정을 매우 유쾌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다음 날, 상인은 또 다른 소금을 구하러 나섰다. 집에 오는 길에, 당나귀는 여울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그리고, 고의적으로 물에 빠졌다. 이번에도 그의 짐은 가벼워졌다.

화가 난 상인은 즉시 당나귀를 몰아 바닷가로 되돌아갔다. 거기서 그는 당나귀에게 두 개의 커다란 솜 바구니를 지게 했다. 여울에 다다르자, 당나귀는 다시 떨어졌다. 하지만, 허둥대며 일어났을 때, 당나귀는 심한 절망에 빠졌다. 그는 이전보다 열 배나 무거워진 짐을 지고 집으로 가야 했다.




1.

고된 일을 하면서도 그 보람을 적절히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당나귀는 짐이 가볍게 하는 편법에 쉽게 빠져들었을 것이다. 올바른 일을 했을 때 그 수고로움을 인정받고,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받았다면, 당나귀는 어떻게 하면 미끄러지지 않을지 고민했을 것이다. 구성원에게 원하는 태도가 있다면, 그런 태도를 고양하는 환경과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2.

당나귀는 물에 빠지자 짐이 가벼워진 경험을 했다. 그래서, 물에 빠지면 짐이 가벼워진다는 단순한 명제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짐은 늘 동일하지 않다. 짐이 왜 가벼워졌는지 정확히 이해했다면, 솜을 지고 있을 때 함부로 물에 빠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성공을 경험한 조직이나 리더가 성공의 원리를 성급하게 단정 짓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환경과 조건이 달라졌는데도 그 원리를 고집한다. 그래서, 이후로는 실패가 반복되는데도 왜 실패하는지 깨닫지 못하게 된다. 성공의 기쁨에 취하지 말고, 왜 성공했는지 구체적이고 깊이 있게 탐구해야 한다. 예상치 못한 성공이라면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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