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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Mar 06. 2023

사자, 프로메테우스, 코끼리

직장인을 위한 이솝 우화

사자는 항상 프로메테우스에게 불만을 늘어놓고 있었다. 프로메테우스는 분명 사자를 크고 멋지게 만들어 주었고, 강한 턱과 이빨을 주었으며, 다른 모든 동물보다 강하게 해 주었다.

"하지만, 프로메테우스님."

사자가 말했다.

"나는 수탉이 너무나 무섭다고요."

그러자 프로메테우스가 말했다.

"어떻게 그렇게 쉽게 나를 비난할 수 있지?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너에게 주었다. 네 용기는 결코 너를 실망시키지 않을 거야. 한 가지 예외만 제외하고는 말이지."

"알아요. 안다고요."

사자가 불평했다.

"나는 정말 바보 같아요. 절망적인 겁쟁이라고요. 너무 부끄러워서 차라리 죽고 싶단 말이에요."

그런 마음이 들었을 때, 사자는 근처에 있는 코끼리를 봤다. 그리고 코끼리에게 다가가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었다. 얘기를 나누는 도중에, 사자는 코끼리가 귀를 계속 펄럭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왜 그래?"

사자가 물었다.

"네 귀를 잠시라도 가만히 둘 수는 없겠니?"

바로 그때, 모기 한 마리가 코끼리의 머리 위에 앉았다.

"맙소사!"

코끼리가 말했다.

"저거 보여? 저기, 작고 윙윙거리는 곤충 말이야, 저거! 만약 저게 내 귓속으로 들어가면 모든 게 끝장이야. 난 죽을 거라고. 알잖아!"

"그래"

사자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 부끄러워서 죽고 싶어 했다니! 사실, 나는 크고 강해. 그리고 코끼리보다 훨씬 낫지. 수탉이 모기보다는 훨씬 무서운 동물이니까!"




1.

자기 합리화는 마음을 편하게 해 주지만, 때로는 문제 해결과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모기를 무서워하는 코끼리보다 낫다는 생각은 사자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었지만, 대신 사자는 평생 수탉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에어컨이 고장 난 집에서 부채라도 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여름을 나는 것보다는 에어컨을 고치거나 더위를 물리칠 다른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2.

강점에 집중하라고 해서 단점을 방치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조직의 입장에서는 구성원의 강점에 집중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한 사람의 단점을 다른 사람의 강점으로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개인의 삶을 놓고 보면 얘기가 다르다. 언제나 다른 사람의 강점으로 자신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단점이 반복적으로 그 사람을 불행한 상황으로 몰고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감정 컨트롤이 잘 되지 않는 사람은 그것 때문에 곤란하고 불편한 경우를 계속 만나게 될 것이다. 일이야 사람과 부딪히지 않는 일을 한다고 해도, 평생을 친구나 가족을 멀리하고 살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따라서, 조직이 리스크를 관리하듯, 개인도 자신을 불행한 상황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요인들을 관리할 필요가 있고, 그런 면에서 사소하지 않은 단점들에 대해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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