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한국 사람에게 매우 친숙한 도시다. 대한민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큰 도시이기도 하지만, 워낙 영화나 드라마, 예능에서 많이 등장하는 도시이다 보니, 부산에 가보지 않은 사람에게도 왠지 가 본 것만 같은 도시가 바로 부산이다.
내가 부산을 처음 가 본 것은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인 것 같다. 당시 수학여행을 제주도로 갔는데, 부산으로 이동해서 배를 타고 제주도로 갔다. 그때, 잠시 발을 밟아 본 것이 나의 첫 부산 방문이었다. 이후, 여행으로 세 번 정도 부산을 방문했고, 지스타(게임쇼) 관람 목적으로 여러 번 방문했다. 기억에는 누군가의 결혼식이 부산에서 있어서 간 적도 있는 것 같은데, 워낙 오래전 일이라 가물가물하다.
이래저래 합쳐보면 열 번 가까이 방문한 것 같지만, 생각보다 부산을 잘 알지는 못한다. 방문할 때마다 대부분 해운대 근처에 머물렀기 때문에 여기저기 많이 다녀보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에게 부산은 거의 해운대 앞바다와 동일한 의미가 되어 있다.
나는 인천에서 태어났고, 인천에서 자랐다. 그리고, 우리 집은 재래시장의 한 편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래서 항구와 시장의 풍경이 나에게는 비교적 익숙하다. 그러다 보니 부산에 가서도 재래시장이나 항구의 풍경을 일부러 보러 다니지는 않는 것 같다. 번화가나 헌책방 골목 같은 것도 나에게는 모두 익숙한 풍경이다. 다만, 부산의 바다는 인천의 바다와는 많이 달라서, 부산을 찾을 때면 늘 바다를 찾게 되는 것 같다.
가수 장 범준의 '여수 밤바다'라는 노래가 유명해지면서, '밤바다'에 대한 환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막상 밤에 바닷가에 가면 그다지 낭만적인 풍경이 보이지 않는다. 사실, 대부분의 바닷가에서는 밤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바다는 대체로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만 멋진 풍경을 만들어 준다. 그런데 부산의 바닷가는 해가 진 후에도 좋은 풍경을 보여준다. 부산의 바다도 밤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기는 마찬가지지만, 바다 주변의 다리와 건물들이 멋진 야경을 만들어 준다.
부산에서 바다 말고 인상적이었던 장소로 감천 문화마을이 있다. 2016년에 이곳을 방문했는데, 동화 같은 풍경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내가 자란 곳 주변에 달동네가 있었기 때문에, 마을과 길의 모양 같은 것들은 익숙했다. 그런데 그 풍경에 누군가 이쁜 색채를 더해 놓으니, 마치 내가 아는 장소의 다른 차원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부산에 가면 풍경도 풍경이지만, 음식을 찾아먹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인천과 같은 항구도시지만, 워낙 거리가 멀다 보니 음식은 많이 다르다. 사실 찾아서 먹기만 하면 수도권에서도 어지간한 부산 음식은 먹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현지에서 현지 음식을 먹는 재미란 게 있는 것 같다. 여행이란 결국, 스스로 재미와 의미를 만들어 즐기는 것이 아닐까.
2022년에도 부산을 한번 다녀왔다. 오랜만에 부산을 방문한 것이었는데, 해운대 주변이 많이 바뀌어서 깜짝 놀랐다. 상업화된 느낌이 강해서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덕분에 젊은 사람들이 더 많아진 것 같았고, 예전에 비해 훨씬 활기차 보이기도 했다. 당시 사정상 많은 것을 즐기지는 못했는데, 다음에 또 부산에 가면 달라진 부산의 모습을 찾아보고 싶다. 더불어서, 야구를 좋아하지만 한 번도 사직 구장에서 야구를 본 적이 없는데, 다음에는 사직 구장을 찾아서 자이언츠 응원도 한번 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