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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Mar 27. 2023

구성원이 기대하는 것

우리에게 여론 조사로 익숙한 갤럽이 25년 간의 연구를 정리한 책이 있다. 'First, Break All The Rules'라는 책인데, 그 책에 고객의 기대치에 대한 내용이 있다.


갤럽에 의하면 고객의 기대치는 네 가지 단계로 이루어진다. 바로, 정확성, 편의성, 파트너십, 조언이다. 순서대로 정확성이 가장 하위 기대치이고, 조언이 가장 상위 기대치이다. 그리고, 하위 기대치가 먼저 만족되어야 상위 기대치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한다. 고객을 열렬한 지지자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 네 가지 기대치를 만족시켜야 하는데, 정확성과 편의성은 모든 기업이 기본적으로 만족시키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파트너십과 조언까지 달성해야 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이 내용을 읽으면서,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외부 고객뿐만 아니라, 회사 내에 존재하는 내부 고객, 즉 구성원들에게도 같은 내용이 적용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확성, 편의성, 파트너십, 조언에 대한 구성원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것이, 조직에 대한 구성원의 지지를 확보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생각된 것이다. 그러면, 네 가지 기대치를 하나씩 살펴보면서 구성원에게 그것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정확성'은 고객이 제품을 이용하면서 기대하는 것을 정확하게 경험하는 것을 말한다. 본인이 예약한 바로 그 숙소에 머무르게 되는 것, 본인이 주문한 바로 그 음식을 먹게 되는 것이 그 예가 된다. 이것은 구성원에게도 가장 기본적인 기대치가 될 것 같다. 조직에 합류하면서 하기로 했던 그 일을 하는 것, 그리고 받기로 했던 대우를 받는 것, 회사가 구성원에게 약속한 것을 정확히 이행하는 것이 구성원이 회사에 대해 갖는 가장 기본적인 기대가 된다.


'편의성'은 말 그대로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를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모바일 앱으로 숙박이 가능한 날짜와 가격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던가, 식당 앞에 의자를 두어 앉아서 대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이것을 조직의 구성원에게 적용하면, 구성원이 업무를 함에 있어 필요한 도구를 쉽게 확보할 수 있게 한다거나, 구성원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하게 해서 쓸데없는 혼란을 겪지 않게 해주는 것 등이 있을 것 같다. 한 마디로,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확성'과 '편의성'은 기본적인 기대로서 충족하기가 매우 쉽다. 그만큼 거의 모든 조직이 만족시키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경쟁력의 요소는 되지 못한다. 하지만, 충족시키지 못하면 고객이나 구성원을 잃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충족시켜야 하는 요소다. 반면, 다음의 두 요소는 충족시키기가 상대적으로 더 어렵고, 그래서 충족시켰을 때 조직의 경쟁력이 될 수 있으며, 고객이나 구성원의 강한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파트너십'은 '고객과 기업이 동일한 울타리 속에 있다는 느낌'으로 책에서 묘사되고 있다. 백화점에서는 예전부터 멤버십을 중요하게 생각해 왔고, 각종 온라인 서비스에서도 고객과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고객은 자신을 단순히 소비자로 여기는 기업보다, 기업이 이루고자 하는 비전을 같이 만들어 나가는 동반자로 여기는 기업에 더 많은 지지를 보낸다. 이것은 조직의 구성원들도 마찬가지다. 구성원들은 조직의 성공을 위한 도구로 여겨지기보다, 성공을 함께 만들어 가는 파트너로서 대우받고 싶어 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켜 주는 조직에 더 많은 지지를 보낸다.


마지막으로, '조언'은 성장에 대한 고객의 기대치이다. 좋은 인테리어 제품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서, 고객이 인테리어에 대해 식견을 갖출 수 있도록 도울 때, 더 강한 지지를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조직이 인재를 확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조직은 구성원들에게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을 요구하는데, 사실 성장에 대한 욕구가 강한 인재일수록, 구성원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조직을 선호할 것이기 때문이다. 성장을 단지 구성원 스스로 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조직과 성장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려고 노력하는 조직이 있다면, 성장을 원하는 인재들이 어느 조직을 선택할지는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고객이 갖는 기대치를 구성원이 갖는 기대치로 단순하게 치환했기 때문에, 위의 내용이 구성원들의 기대치를 온전히 다 설명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조직이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해 만족시켜야 하는 기대치임에는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기업이 고객을 유치하고 유지하기 위해, '고객이 우리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마찬가지로 '인재가 우리 조직에서 계속 일하고 싶어 할 이유'를 만들어야 조직에 인재가 쌓일 것이다.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야 붙잡아 둘 수 있는 것이 우주의 기본적인 법칙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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