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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Jul 10. 2023

여우와 신포도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

어느 날 여우는 나무 가지들을 따라 뻗어있는 덩굴에 먹음직한 포도 한 송이가 열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포도는 금방이라도 과즙을 터뜨릴 것 같았고, 그것을 바라보는 여우의 입은 침으로 범벅이 되었다.

포도가 높은 가지에 열려 있어서 여우는 점프를 해야만 했다. 첫 점프에서 여우는 한참을 포도에 못 미쳤다. 그래서 뒤로 얼마간 물러선 뒤 달려오면서 점프를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포도에 미치지 못했다. 계속해서 시도했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마침내 여우는 자리에 주저앉아서 언짢은 표정으로 포도를 바라보았다.

"난 정말로 바보야."

그가 말했다.

"입을 벌릴 가치도 없는 신 포도를 얻으려고 이렇게 애쓰다니 말이야."

그러고 나서 그는 아주, 아주 경멸스럽다는 듯이 걸어갔다.




1.

정신 승리는 인간의 위대한 발명품이다. 안 되는 것, 이미 결과가 정해진 것에 억지로 매달릴 필요가 없다. 불가능에 도전하는 것은 멋있어 보이고 또 그럴듯해 보이지만, 현실에서는 대체로 쓸모가 없다. 물론, 불가능에 가까운 업적을 이룬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을 다 합쳐도, 불가능에 도전했다가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 간 사람들의 만 분의 일도 안 될 것이다. 안 되는 것을 되게 하기보다는, 되는 일을 찾는 것이 현실적이다.


2.

긍정적인 태도는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시야를 가리도록 놔두어서는 안 된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나쁘지 않지만, 정말로 무엇이든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내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지 아닌지 따져보고, 할 수 없는 일일 때는 실패해도 되는 일인지 아닌지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잘 모를 때는 일단 시도해 보고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요는 '무엇이든 잘할 수 있다'가 아니라, '최선의 노력을 다할 수 있다'가 진정한 긍정적 태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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