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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Aug 21. 2023

암송아지와 황소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

암송아지가 쟁기를 메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황소를 보았다. 그리고, 노동에 내몰린 그의 불행한 운명을 비웃었다. 얼마 후 축제가 있었고, 주인은 황소에게서 멍에를 벗겨주었다. 반면, 암송아지는 줄에 묶어, 축제를 축하하는 희생 제물로 쓰기 위해 데려갔다. 황소는 그 과정을 지켜보았고, 웃으며 암송아지에게 말했다.

"이래서 너에게 아무 일도 시키지 않았던 거야. 희생 제물로 써야 하니까 말이야."




1.

마을 잔치를 위해 가축을 잡을 때, 쓸모가 많은 가축을 잡는 일은 드물 것이다. 오히려 농사일을 돕는 소가 아프기라도 하면 지극 정성으로 돌본다. 반면, 다른 쓸모를 증명하지 못하는 가축들은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다.

사람이 가축은 아니지만, 쓸모를 증명해야 안전이 보장되는 것은 동일하다. 조직은 비용의 효율적인 집행에 민감하고, 쓸모를 증명하지 못하는 구성원은 효용이 없는 비용과 같다. 따라서, 한 조직 안에서도, 혹은 하나의 업계 전체를 통틀어서도, 자신의 가치를 계속 확인시켜 줄 수 있어야 안전이 보장된다. 심지어, 과거에 조직에 기여한 바가 있어도 마찬가지다.


2.

황소는 농사일을 돕기 때문에 안전하다. 하지만, 황소라고 언제까지나 안전하라는 보장은 없다. 결국, 타인의 손에 자신의 운명이 좌우되는 상황에서는 늘 불안이 함께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신의 운명을 자신이 좌우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직장인의 입장에서는,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을 그만두어도 괜찮은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회사를 그만둘 수 없는 상황은 곧 나의 운명을 회사에 맡기는 것과 같다. 현재 회사를 그만두어도 금방 다른 곳에 재취업하거나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역량을 만들어 두어야 한다. 하나의 조직에 헌신하다가 이직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리는 경우가 이미 많이 있었다. 그럴 때 자신의 커리어가 단절되지 않도록 하는 준비가 미리 되어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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