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은 8000원짜리 국밥이 비싸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8000원짜리 국밥이 싸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5000원짜리 커피가 비싸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5000원짜리 커피가 싸다고 한다. 8000원짜리 국밥은 비싸지만 5000원짜리 커피는 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8000원짜리 국밥은 싸지만 5000원짜리 커피는 비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에 따라 기준이 다르고, 같은 사람이라도 대상에 따라 기준이 또 달라진다. 사람은 기준이 있어야 무언가를 평가할 수 있고, 그래서 모든 대상에 대해 자신만의 잣대를 만들어 간다. 이것은 국밥이나 커피 같은 사물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감정이나 정서에도 잣대가 있다. 무인도에 혼자 있어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있고, 엘리베이터에 혼자 타고 있는 것만으로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내 의견을 부정당해도 상관하지 않는 사람이 있고, 나와 다른 의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있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타인이 가지고 있는 잣대를 이해한다는 것이다. 그 사람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그 사람의 시선으로 그 사람을 보는 것이다. 가격 같은 것에 대한 기준뿐만 아니라, 감정과 정서에 포함된 기준까지도 살피는 것이다. 그래야 나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으며, 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렇게 타인에 대한 이해를 넓히면, 어느 순간 나 자신의 시야와 통찰이 함께 넓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