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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Oct 11. 2023

침묵 속에 숨은 말 찾기

여러 사람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무 의견도 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의견을 내는 것이 귀찮을 수도 있고, 별 의견이 없을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이 만족스러워서일 수도 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런데, 한 두 번이 아니라 매번 침묵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쯤 살펴보는 것이 좋다. 의견이 있는데 꺼내지 않고 있는 상황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고, 의견을 내봐야 소용없다고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리더 역할을 할 때, 그런 사람들과 일대일 대화를 종종 나누었다. 카페 같은 곳에서 편하게 잡담을 주고받았다. 그러다가, 일과 관련된 질문을 하나씩 던졌다. '우리 게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같은 추상적인 질문 말고, '초보자가 첫 화면을 봤을 때 시작 버튼을 빨리 찾을 수 있을까요?' 같은 구체적인 질문을 던졌다. 질문이 구체적일수록, 대답을 쉽고 짧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편한 환경에서 쉬운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다 보면, 평소에 의견을 내지 않던 사람도 점차 자기 생각을 꺼내게 된다. 그럴 때, '일리가 있네요', '좋은 생각입니다' 같은 지지 표현을 해주면 점점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한다. 심지어 대화를 자신이 주도해 나가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했던 사람은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도 이전보다 의견을 잘 표현한다.


자존감은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이 있으면 높아진다고 한다. 내 의견을 존중해 주는 한 사람이 있다면 여러 사람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게다가 그 사람이 리더라면, 의견을 말해봐야 소용없다는 인식까지도 불식시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회의를 통해 더 다양한 생각들이 오고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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