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사를 보면, 두 부대가 격돌해서 한쪽이 크게 패배한 경우들이 있다. 예를 들어, 이긴 쪽은 500 명의 전사자가 있었는데, 진 쪽은 8,000 명의 전사자가 있었다는 식이다. 이런 기록을 보면, 두 부대가 서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상황에서 한쪽이 다른 쪽을 일방적으로 물리친 것처럼 보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한다.
구체적인 전황을 가상으로 풀어 보자. 서로 격돌한 상황에서 한쪽은 500 명, 다른 쪽은 1,500 명 정도의 전사자를 냈다. 그러자 1,500 명의 전사자를 낸 부대는 패배를 예감했고, 전장에서 후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후퇴하는 부대를 상대방이 추격하는 과정에서 6,500 명의 추가적인 전사자가 발생한 것이다. 말하자면, 칼을 부딪히고 싸우는 과정이 아니라, 패배 후 후퇴하는 과정에서 큰 손실을 입은 것이다.
이것이 패배한 부대가 후퇴하는 과정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도망치는 데 급급하다가 큰 손실을 보면 다시 싸워볼 힘을 얻지 못하고 그대로 전쟁이 끝난다. 반면, 질서 정연하게 후퇴를 이끌고, 강한 부대를 뒤쪽에 두어 적의 추격 부대를 저지하면 손실을 줄이고, 다시 싸울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심지어, 뒤쪽에 둔 부대가 적의 추격 부대에 작은 승리라도 거두면, 패배한 부대의 사기는 크게 회복된다고 한다.
프로젝트에 있어서도 실패를 수습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빨리 마무리하는 데 급급하다 보면,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 결과를 받아들이고, 손실의 규모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팀의 활동성을 유지할 수 있다. 나아가, 실패 속에서 작은 성공이라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다음 프로젝트에 대한 구성원들의 의욕에 다시 불을 지필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