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렌은 알프스 옆 외진 곳에 존재하는 마을이다. 마을 전체를 돌아보는데 한 시간이면 충분할 정도로 작은 마을이다. 그래서, 원래는 인터라켄과 묶어서 글을 쓸까 했지만, 결국 별도로 하나의 글을 만들기로 했다. 동화 같은 마을 풍경에 마음을 크게 빼앗겼던 기억 때문이다.
마을에 대해 소개할만한 것은 별로 없다. 그래서 보통은 글을 쓰고 사진을 넣지만, 이번에는 사진을 먼저 넣고 글을 적기로 했다. 사실, 글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사진만 천천히 살펴봐도 좋을 것 같다.
내가 갔을 때는 비교적 여행 비수기여서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성수기에는 관광객이 많이 몰려든다고 한다. 한적한 풍경이 좋은 마을이라서, 관광객이 많을 때는 감흥이 조금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프스에 오면 보통 산이 주인공이 되는데, 뮤렌에서는 마을이 주인공이 된다. 알프스는 그야말로 멋진 '배경'으로 전락한다. 물론, 그 배경 덕분에 마을이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겠지만.
외진 곳인 데다 작은 마을이지만,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어서인지 호텔이 있었다. 사실, 나도 다음에 다시 인터라켄에 오면 뮤렌에 숙소를 잡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여기서 책도 보고, 글도 쓰고, 못 그리는 그림도 그리고 하면 얼마나 재밌을까.
여기저기 땔감이 많이 쌓여있었다. 아무래도 외진 곳이다 보니 땔감을 연료로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절벽 옆으로 테니스 코트가 하나 있었는데, 저기서 테니스를 치려면 공을 많이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휘르스트에 갔을 때는 날씨가 조금 흐린 편이었는데, 이 날은 완전히 쨍한 날씨였다. 그래서 더 멋진 풍경이 되었던 것 같다. 혹시 뮤렌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날씨도 한 번 살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갈 때는 기차를 탔지만 돌아올 때는 하이킹을 했다. 이쪽도 휘르스트처럼 쉬운 코스다. 그리고 휘르스트와는 또 다른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 사실, 뮤렌을 잘 알고 간 것이 아니고, 아이와 함께 다닐만한 하이킹 코스를 찾다 보니 뮤렌을 방문하게 된 것이었다.
지금 사진으로 봐도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지만, 역시 실제로 봤을 때의 감흥을 사진으로 느끼기는 어려운 것 같다. 도시에서 자라서 그런지, 시골 풍경에 마음을 많이 빼앗기는 편인데, 뮤렌에서는 유독 더 그랬던 것 같다. 어디든 막상 살아보면 보는 것과 다른 점이 많겠지만, 그래도 한 달 정도 머물러 보고 싶다는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 마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