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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Sep 25. 2023

사기꾼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

한 남자가 심각한 병에 걸려 고생하고 있었다. 그는 만약 신들이 그의 병을 낫게 해 준다면, 신들에게 100 마리의 황소를 제물로 바치겠다고 맹세했다. 그가 맹세를 어떻게 지킬지 보고 싶은 신들은 그를 금방 치료해 주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한 마리의 황소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우지로 100 개의 작은 황소를 만들어 제단에 올렸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신들이여, 제가 서약을 이행하는 것을 보십시오."

신들은 그에게 그대로 돌려주기로 결심하고, 그의 꿈에 나타났다. 꿈속에서 그는 바닷가에 가서 100 크라운을 찾으라는 계시를 받았다. 꿈에서 깬 그는 크게 기뻐하며 서둘러 해변으로 갔다. 하지만 거기서 그는 도적 무리를 만났고, 도적들은 그를 붙잡아 데려갔다. 그리고 그를 100 크라운에 노예로 팔았다.




1.

지킬 능력이 없는 말을 하는 것과 지킬 생각이 없는 말을 하는 것은 조금 다르지만,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에서는 동일하다. 어떤 사람이 믿을만한 사람인가를 볼 때는 그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인지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자신이 한 말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인가도 봐야 한다. 

거짓말에 비해 허풍이나 허세는 관대하게 받아들여지는 편이고, 실제로 피해를 덜 일으킨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그것이 커다란 위험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리더의 경우이다. 지키지 못할 말을 남발하는 리더는 위험하다. 따라서, 리더의 말을 대할 때는 그 말을 지킬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 같이 봐야 한다.


2.

허황된 맹세를 한 것은 잘못이지만, 죽을 지경에 이르렀던 상황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도 있다. 만약, 우지로 만든 황소 100 개를 바치면서 그가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자신의 능력이 그 정도밖에 되지 않음을 솔직히 인정했다면, 신들이 그를 용서했을지도 모른다. 신들에게 황소 100 마리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지만, 그는 자신이 맹세를 지켰다고 거짓말을 했다. 게다가 100 크라운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횡재에 욕심까지 냈다. 그가 노예로 팔려간 것은 지킬 수 없는 맹세를 했기 때문이 아니라, 솔직하게 말하고 용서를 구해야 할 상황에서 상대방을 속이고 정당하지 않은 대가까지 바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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