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영상을 만들고 공유하는 것이 쉬워지면서, 많은 정보가 이미 영상화되어 있다. 그리고, 영상이 가지는 장점들이 있다. 아무래도 읽는 것보다 듣는 것이 노력을 덜 요구하고, 글로는 설명이 어려운 것들이 영상으로는 쉽게 설명되기도 한다. 그래서, 정보를 얻고자 할 때 영상을 검색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영상으로 학습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영상에 비해 책이 갖는 장점들이 있다. 글을 읽는 행위가 화면을 보고 소리를 듣는 행위에 비해 갖는 장점들이 있고, 책이라는 형태가 만들어 내는 장점도 있다. 그런 장점들이 커리어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영상을 이용하는 것도 좋지만 책을 읽는 것도 소홀히 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러면 책을 읽는 것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좋은 점들이 있을까?
책 한 권의 내용을 전부 영상으로 만들려고 하면 상당히 긴 영상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만큼 책 한 권에는 많은 내용이 담긴다. 영상이 가지는 장점에는 중요한 것을 요약하고 정리해 주는 것이 있다. 핵심 포인트를 짚어주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중요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그래서, 얕은 지식을 넓게 확보하는 데 큰 장점이 있다. 반면, 특정 분야에 대해 깊이 들어가는 데는 부족함이 있다.
물론, 영상으로도 깊이를 담아낼 수 있다. 특정 주제에 대한 영상을 시리즈로 만들어 필요한 정보를 모두 포괄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콘텐츠가 아직 충분히 많지 않다. 현존하는 영상에는 서점에 존재하는 정보의 일부만이 담겨있다.
책이 갖는 깊이는 인터넷으로 보는 '글'에 비해서도 장점이 된다. 인터넷으로 보는 글도 영상처럼 짧게 요약해 주는 글이 많다. 간혹 책처럼 길게 엮여 있는 글들도 있지만, 여러 번 정제되어 출판되는 책만큼의 짜임새를 갖는 것이 쉽지 않다. 이 글을 올리는 '브런치'에는 많은 '브런치 북'이 있지만, 아마 그 브런치 북들을 '책'으로 출판하기 위해서는 다시 여러 번의 수정과 보강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게 깊이를 더하고 완성도를 높인 결과물이 책이라고 보면 된다.
책을 한 권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원고를 여러 번 수정한다. 많이 수정하면 열 번 넘게 수정할 수도 있다. 아무래도 수정이 용이한 '글'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영상은 여러 번 수정하기가 쉽지 않다. 말을 바꾸려면 재촬영을 하고 편집해야 하는 데, 글을 수정하는 것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고 어렵다.
여러 번 검토되어 나온 문장이기 때문에, 논리력을 학습하는 데 좋은 재료가 된다. 책에 포함된 글은 논리적인 완성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그리고, 그 문장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학습에 좋다. 같은 문장이라도 소리로 듣는 것보다 눈으로 보고 읽는 것이 학습에는 더 도움 된다. 문장과 문장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논거와 주장이 어떻게 배치되는지 관찰하기가 용이하다.
논리력뿐만 아니라 문장력을 향상하는 데도 좋다. 말과 글은 내용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표현도 무척 중요하다. 그런데, 책의 문장들은 표현적인 면에서도 많이 고민한 결과이기 때문에 좋은 표현을 담고 있을 때가 많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좋은 표현이 필요할 때가 많다. 이메일에서도 그렇고, 발표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럴 때 평소에 익혀둔 좋은 표현이 있다면 분명히 도움 될 것이다.
모든 책이 좋은 문장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영상 중에서도 논리력과 문장력을 학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영상들이 있다. 다만, 이 글에서는 평균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살면서 학습해야 하는 주제가 다양하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책의 좋은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상상력이란 무엇일까? 상상력은 어떤 두 가지를 연결하여 새로운 결과물을 연상해 내는 능력이다. 그리고 이런 능력은 훈련을 통해 강화될 수 있다. 반면, 훈련을 하지 않으면 나빠지기도 한다.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를 생각해 보자. 세밀하게 표현된 플라스틱 로봇을 가지고 노는 아이는 로봇의 모습에 대해 상상할 필요가 없다. 반면, 네모난 블록을 조립해 로봇을 만들어 노는 아이는 로봇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사람에 따른 편차는 있겠지만, 나는 후자의 아이가 더 높은 상상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상상력을 훈련하기 위해서는 정보에 빈 곳이 있어야 한다. 그 빈 곳을 채우는 과정에서 상상력을 동원하게 되고, 그렇게 상상력이 강화된다. 정보가 너무 구체적이고 빈 곳이 없으면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가 적어진다. 영화 '반지의 제왕'이 나오기 한참 전에 원작 소설이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어 나와 있었다. 아마 책을 먼저 읽은 사람들은 영화에 나오는 마법사, 엘프, 괴물들에 대해 나름대로 상상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상의 결과는 사람에 따라 다양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은 모두 마법사와 엘프, 괴물을 동일하게 떠올리게 된다. 영화에서 상상력이 필요 없도록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나도 영상을 많이 보지만, 아무래도 영상을 볼 때는 수동적인 입장이 된다. 정해진 속도로 정보가 계속 흘러들어오기 때문에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몰두한다. 반면, 책을 읽을 때는 좀 더 능동적으로 대하게 된다. 문장 하나를 읽고 생각하기도 하고, 추상적인 내용을 읽으면서 그것을 머릿속으로 도식화하기도 한다. 그리고,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들과 연결해 본다. 그러면서 상상력이 강화되고, 이렇게 강화된 상상력은 통찰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된다.
책 읽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단순히 지루해하거나 재미없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읽고 싶어도 잘 읽히지 않아서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책을 읽는 것도 연습이 필요한 일이다. 글자를 읽을 수 있으면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물론, 책에 쓰여 있는 글자를 읽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글의 내용을 이해하고 거기에 내 생각을 덧붙이는 것은 훈련을 하지 않으면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반면, 훈련을 통해 누구나 나아질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서두에도 얘기했듯이 영상에는 영상의 장점이 있다. 넓은 분야에 걸쳐 기본적인 지식을 확보하는 데는 영상이 좋다. 책만큼 깊이가 있고, 잘 정리되어 있는 영상도 있다. 하지만, 영상에만 의존하는 것보다 영상과 책을 병행하는 것이 성장에는 훨씬 더 큰 도움이 된다. 영상에서 흥미를 느낀 주제에 대해 책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을 읽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지만, 그만큼 반드시 돌려주는 것이 책이다.
1. 깊이가 있다.
한 권의 책에는 특정 주제에 대해 상당히 많은 정보가 포함된다.
정보의 선택과 구성에 있어 여러 번의 고민과 수정이 반복된 결과가 책이다.
2. 말과 글이 향상된다.
여러 번의 검토를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완성도 높은 문장과 구성을 가지고 있다.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논리력과 표현력을 향상하는 데 좋은 재료가 된다.
3. 상상력을 키워준다.
시각적인 정보에 비해 글자로 된 정보는 상상의 여지를 더 많이 남겨 둔다.
글은 능동적으로 생각하면서 읽기 때문에 상상력과 통찰력 강화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