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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Feb 16. 2024

갈등에 대하여

사람은 저마다 생각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며, 양보할 수 있는 것과 타협할 수 없는 것이 다르다. 따라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필연적으로 갈등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다만, 그 크기가 무시할 수 있을 만큼 작을 수도 있고, 관계를 끊어버릴 만큼 클 수도 있는 것이다.


갈등의 발생


갈등이 일어나는 양상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첫 번째는 '경쟁'이다. 같은 것을 두 사람 이상이 원할 때, 그래서 누군가는 목표를 달성하고 누군가는 목표 달성에 실패할 수밖에 없을 때 갈등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승진'을 놓고 경쟁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쉽게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아마 승진의 의미가 큰 조직일수록 구성원의 갈등도 더 커질 것이다.


두 번째는 '충돌'이다. 서로 상충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하는데, 이 경우에도 역시 한쪽의 목표 달성이 다른 쪽의 실패로 이어진다. 인건비를 줄이고 싶어 하는 조직과, 임금을 올리고 싶어 하는 직원 사이에 발생하는 갈등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름'이 있다. 서로 다른 성향이 부딪히면서 갈등을 유발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동료들과 소통하면서 일하는 것을 원할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조용하고 고립된 상황에서 일하는 것을 원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이 하나의 울타리에서 같이 일해야 한다면, 서로 다른 성향으로 인해 불편함이 발생하고 갈등이 유발될 것이다.


갈등 당사자의 대응


세 가지 양상을 이야기했지만, 그 안에는 공통된 맥락이 있다. 즉, 양 쪽의 욕구를 모두 해소하지 못하는 경우, 한쪽의 욕구를 해소하면 다른 쪽의 욕구가 침해받는 경우에 갈등이 유발되는 것이다. 이렇게 유발된 갈등은 당사자들에게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준다. 그래서, 당사자들은 어떻게든 갈등을 해소하려고 시도하게 되는데, 여기에도 세 가지 정도의 양상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대결'이다. 쉽게 말해서, 상대방의 욕구를 꺾고 자신의 욕구를 관철시키려 시도하는 것이다. 승진을 위한 경쟁에서 이기려고 노력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겠고, 마음에 들지 않는 후배의 행동을 힘으로 교정하려는 선배의 태도도 대체로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타협'이다. '대결'이 자신의 욕구를 온전히 충족시키려 하는 것에 비해, '타협'은 서로의 만족을 위해 욕구의 크기를 줄이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협상'이 대체로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조직이 원래 생각했던 인건비 감소폭과, 직원이 원래 생각했던 임금 인상폭을 서로 줄이면서 합의점에 이르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다만, 양 쪽 모두 욕구를 유지한 채 타협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욕구가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서로 충돌하지 않는 욕구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협상을 할 때는 나와 상대방의 '진정한 욕구'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회피'가 있다. 갈등이 부담스러워서 자신의 욕구를 포기하거나 보류하는 것이다. 승진을 원하지만 경쟁에서 한 걸음 물러나는 경우를 들 수 있겠고, 조용한 환경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시끄러운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들 수 있겠다.


중재자가 주의할 점


갈등은 대체로 당사자끼리 조율해야 하는 것이지만, 때로는 제삼자가 개입해서 해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구성원 간의 갈등을 리더가 중재해야 할 때도 있고, 친구들 사이의 갈등을 다른 친구가 조정해야 하는 상황도 있는 것이다. 이때, 중재자가 주의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일단, '대결'의 양상에서는 상처가 남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누군가는 욕구를 완전히 충족했지만, 다른 누군가는 욕구가 완전히 꺾인 상태가 된다. 그 과정이 정당하게 이루어진 경우에도, 실패를 경험한 사람에게는 상처가 남을 수 있다. 따라서, 중재자는 성공한 사람보다 실패한 사람에게 좀 더 시선을 두어야 하고, 실패한 사람이 회복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타협'의 양상에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에 도달한 것인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타협을 시도하는 것은 대결을 피하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이루어질 때가 많은데, 그러다 보니 간혹 어느 쪽도 만족하지 못하는 선에서 타협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상대방이 만족하는 것 같으니 나도 이쯤에서 만족하자는 생각을 양쪽이 모두 가지면서, 더 좋은 해결안에 대한 탐색을 금방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그것으로 충분할 수도 있지만, 양 쪽 모두 더 많이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지 다른 사람이 논의를 이끌어 줄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회피'의 양상에서는 '대결'의 양상과 마찬가지로 욕구 충족에 실패하는 사람이 생긴다. 다만, 스스로 욕구를 포기한 것이다 보니 충돌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눈에 갈등이 관찰되기 어렵다. 하지만, 회피를 선택한 사람은 혼자서 스트레스를 견디고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우면 무리를 이탈해 버리거나 더 큰 충돌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갈등을 회피하기 위해 욕구를 억누르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행인 것은, 이런 사람들에게는 대단한 것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사람들은 욕구 통제를 스스로 선택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마음에 공감해 주는 것만으로도 내적 갈등이 대부분 해소된다.


갈등은 누구나 겪는 것이다. 그리고, 일상적으로 겪는 것이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너무 무심하게 지나치는 것도 좋지 않다. 운동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고, 배움을 통해 성장을 관리하듯이, 적절한 이해와 대응으로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다. 그리고 잘 관리하면, 우리의 삶을 더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것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1. 갈등의 발생

같은 목표를 두고 경쟁할 때 갈등이 발생한다.

서로 상충되는 목표를 가지고 있을 때 갈등이 발생한다.

서로 다른 성향으로 불편함이 유발될 때 갈등이 발생한다.

2. 갈등 당사자의 대응

대결 - 상대방의 욕구를 꺾고 자신의 욕구를 온전히 관철시키려 한다.

타협 - 서로 욕구를 어느 정도 희생하여 양 쪽이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만들려고 한다.

회피 - 욕구를 보류하여 충돌 자체를 만들지 않으려 한다.

3. 중재자가 주의할 점

갈등 과정에서 상처를 입은 사람이 없는지 확인하고 살펴야 한다.

타협을 위해 최선이 아닌 결론에 머무르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야 한다.

갈등을 피하기 위해 욕구를 억누르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살피고 공감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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