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환자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

by 취한하늘

“환자분, 몸 상태가 어떠신가요?”

“사실, 땀이 엄청 많이 나요.”

“그건 정말 좋은 징조네요.”

의사가 말했다. 그리고, 얼마 후 의사와 환자는 다시 만났다.

“환자분, 몸 상태가 어떠신가요?”

“몸이 심하게 떨려요.”

“정상입니다.”

의사가 말했다.

“자연의 강한 특성이죠.”

다시 얼마 후에 의사가 환자를 만나 세 번째로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환자가 대답했다.

“마치 수종에 걸린 것처럼 온몸이 부었어요.”

“최고로 좋군요!”

의사는 그렇게 말하고 떠났다. 얼마 후 환자의 친구가 와서 몸이 어떠냐고 묻자 환자가 대답했다.

“좋은 징조가 너무 많아서, 곧 죽을 것 같아.”




1.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안 좋은 신호를 발견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제품의 차별성이 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방향으로 시장의 상황이 달라졌을 수 있다. 이럴 때면 프로젝트의 진행을 멈추고, 방향을 다시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어쩌면 프로젝트의 중단을 결정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방향을 바꾸거나 중단을 결정하는 것이 두려워, 신호에 관한 해석을 왜곡하는 경우가 있다. 시장의 신호를 무조건 유리한 쪽으로 해석한다던가, 혹은 그 가치를 과소평가하여 무시하는 것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프로젝트가 꼭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에 매몰되어 있는 것도 이유가 된다.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것 외의 다른 것은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가고 있는 길이 잘못된 길이면 발검음을 멈추고 방향을 다시 잡아야 한다.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왔다면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할 것이다. 자신의 선택이 올바른 것이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혹은 그동안 투입한 노력과 시간이 아까워서 잘못된 것을 알고서도 그 길을 고집한다면, 그나마 있었던 회복의 기회를 날려버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2.

권위에 의존하는 일은 현실에서 매우 흔하게 발견되는 일이다. 특히 ‘전문성’이라는 권위는 일상생활에서나 조직에서나 큰 위력을 발휘한다. 문제는, 이런 권위가 다른 사람의 판단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도 실수를 한다. 전문가도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다. 전문가도 모르는 것이 있다. 따라서 전문가도 비전문가도, ‘전문성’이라는 권위에 매몰되지 말고, 가능한 모든 경우에 대해 생각하고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입견을 배제하고 무엇이든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슈를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의 앞에서 비전문가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을 때, 그리고 그 의견이 충분히 존중될 때, 조직에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의 품질은 분명 더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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