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성큼 다가오는 미래, 가만히 앉아있으면 누구든 길치가 될 수밖에 없다.기술 발전이 가져오는 변화의 속도에 맞서 길을 잃지 않게 도와주는 친절한 안내서,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은 바로 지금 서서히 시대에 뒤처지고 있는 우리 모두의 필독서다.
사실 4차 산업혁명을 비롯해 급격한 기술 발전과 세상의 변화를 예고하는 책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대부분 실체가 없고, 망상에 가까운 전망으로 극단적인 주장을 내세우기 때문이다. 기술 발전으로 생산성이 늘어나 인류가 노동에서 해방 될 거라는 장밋빛 전망, 또는 일자리가 대거 사라져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양극화가 도래할 거라는 비극적 전망은 처음에는 사람을 혹하게 만든다.하지만 비슷한 전망을 수도 없이 접하다 보면 ‘그래서 뭐 어쩌라고?’라는 심드렁한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거시적인 예언에 지쳤다.
그렇기에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나 개념 자체를 부정하는 게 지식인의 필수 인증 코스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런데 드디어 진짜가 나타난 것이다.구체적이고 실증적인 분석과 사례를 제시하며 이미 우리 삶에 스며들고 있는 급격한 기술 발전을 차근차근 알려주는 백서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는 노스트라다무스 예언서 같은 다른 책들과 결이 다르다. 목차만 봐도 차이점을 알 수 있다.
<디지털 혁명 4.0>은 결코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지 않는다. 이미 현실에서 가치를 인정받은 기술, 그리고 세상을 바꿀 거라 예견되는 미래의 기술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설명하는데 집중한다. 16개의 기술 트렌드를 다룬 방대한 스케일의 입문서지만, 기술의 구체적 적용 사례를 풀어내며 세밀함을 놓치지 않았다.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서비스, 로봇과 미래 일자리, 유비쿼터스와 스마트 시티,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디지털 마케팅과 우버, 증강현실과 빅데이터, 자율주행차와 3D 프린터, 그리고 드론과 디지털 경제 생태계까지. 목차를 보면 한 권의 책으로 최신 기술 트렌드를 모두 담아내겠다는 저자의 야심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 혁명 4.0>은 기술의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전공 서적은 당연히 아니다. 그러나 대중을 대상으로 한 입문서라고 쉽게 보기에는 꽤 깊이 있는 내용과 묵직한 고민을 담고 있다. 우리는 흔히 인공지능이라는 말을 쓰지만,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정확히 설명하라고 했을 때 꿀 먹은 벙어리가 되기 쉽다. 빅데이터나 블록체인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방송 프로그램에서 토론을 하는 사람들조차, 또는 국회에서 현안을 논의하는 전문위원들조차 빅데이터와 블록체인의 개념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최신 기술은 누구나 알지만 동시에 누구도 제대로 모르는 것이다. 다들 명확한 개념 이해 없이 어렴풋이 들은 내용을 조합해 아는 척을 이어간다.그래서 생산적인 토론 대신 일방적인 주장만 오가고, 기술과 사람들 사이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최신 기술에 대한 이해 없이 우리는 변화하는 세상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잠시 한눈을 팔면 디지털 시대의 문맹이 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다루지 못해 불편을 겪는 노년 세대처럼, 우리도 금방 똑같은 처지가 될지 모른다. 그렇다고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우리를 디지털 문맹의 위기에서 구해주는 입문서 <디지털 혁명 4.0> 같은 훌륭한 양서가 언제나 사람들의 길잡이가 되어 줄 테니까. 개인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관심이 큰 편이다.운전을 좋아하는 자동차 매니아이고, 한때 자동차 회사의 홍보를 담당하면서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지털 혁명 4.0>을 읽으며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트릴 수 있었다. 자율주행은 단순히 무인 자동차 도입으로 운전을 안 해도 되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다. 꽉 막힌 도시의 혈관인 도로의 흐름을 개선하는 거대한 교통 프로젝트이며 매년 120만 명이 사망하는 교통사고로부터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도전이다. 물론 윤리적인 문제를 비롯해 자율주행 기술의 도입까지는 수많은 난관이 남아있다. 그러나 자율주행 기술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개발되는 운전 보조 장치는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혁신적인 결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스스로를 나름 자동차 준 전문가라고 생각했지만, <디지털 혁명 4.0>을 읽으며 자율주행 기술을 바라보는 시야 자체가 달라졌다. 보통 입문서는 너무 쉬워서 배경지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시시하고, 전문서적은 너무 어려워서 진입장벽이 높은 게 단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디지털 혁명 4.0>의 절묘한 줄타기를 칭찬하고 싶다. 입문서에 가깝지만 전문 영역에서 일을 했던 내게도 색다른 충격을 줄 정도로 내용이 얕지 않고, 누구든 흥미를 느낄만한 사례 위주의 전개로 진입장벽은 최대한 낮췄다.너무 칭찬만 한 것 같은데, 굳이 단점을 꼽자면 표지 디자인이 아닐까... :)
오랜만에 자신있게 추천 할 수 있는 책을 만났다.
함께 디지털 문맹에서 탈출 할 수 있도록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권하고 싶다.
원물 출처: http://bit.ly/2FmTY9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