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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박사 Jun 30. 2018

누구나 한가지는 잘하는 게 있다.

1. 백지 상태면 인공지능도 도망간다.


청년실업률이 높은 지금 젊은이들에게 졸업은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누군가 대학생에게 ‘다음에 무엇을 할 거니?’ 하고 물으면 화가 날 수도 있겠다. 빌 게이츠처럼 자신 있게 ‘인공지능, 에너지, 생명과학’ 분야에서 일을 할 거라 말한다면 좋겠지만 저마다의 사정은 다르다. 누가 물으면 잘 모르겠다고 소신 있게 말하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다. 하지만 답을 구하려 하지 않거나 될 대로 되겠지 하는 것은 좋은 태도는 아니다.


아이를 키우고 있기에 나 역시 아이들의 미래에 관심이 높다. 최소한 밥벌이는 해야 하고 덧붙여 선한 삶을 산다면 얼마나 다행이겠는가?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인생의 매순간에서 선택과 그에 따른 책임은 스스로의 몫이니까?


아이들에게 모델이 되는 케이스가 가까이 있다면 그 보다 좋은 일이 있겠는가? 그렇지 않다면 책을 읽거나 사람들의 조언을 구해야 하는데 나부터 성공을 강요하는 꼰대식 자기계발서나 진부한 조언은 사양하고 싶다. 누군가의 위로가 상처 난 자존심에 지속적인 치료약이 될 수 없기에 나는 아이들에게 몇 가지 말을 공유 한다. 세상은 뜻대로 움직이는 것보다 그렇지 않은 것이 많기에 너무 노여워하거나 성내지 말라는 것이다. 현실과 이상의 차이는 내게도 언제나 숙제다. 그렇다고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다. 인생에서 중요한 게 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나도 소중한 일이다. 머리가 하얀 백지 상태는 연인의 이별통보로 족하다. 인생에서 백지 상태로 있다면 인공지능도 도와주려다 도망갈 것 같다.


졸업을 앞두고 사회생활을 할 젊은이들에게 신영준 저 ‘졸업선물’은 특별하게 다가올 수 있다. 나 역시 젊은이들에게 들려줄 특별한 졸업선물 이야기를 할 내용을 출간할 의사가 있기에 그의 책에 더 관심이 갔다. 신영준 박사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내가 바라보는 인생관과 10대 20대 젊은 청춘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같을 수는 없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는 게 내 나이라면 멈추면 좌절만 있는 게 청춘일 수도 있다. 물론 그 말이 사색을 하며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까지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신영준 박사가 꿈꾸는 대로 그의 책을 읽는 많은 이들이 어려운 세상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그의 말처럼 거대담론보다 사소한 일상의 가치를 즐기며 이웃으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때 오히려 세상은 더 밝아질 수 있다. 뜻도 모를 거대담론보다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삶을 사는 게 더 공동체에서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졸업선물’은 페이지에 비해 많은 내용들을 담고 있기에 그 내용을 일일이 담을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 중 인상 깊은 이야기를 간단히 남기고자 한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인생은 성장의 연속이다. 인생이란 줄곧 무언가를 읽고 질문을 하고 기존 가정에 도전하고 그리고 배우는 과정의 연장선에 있다. 그도 나도 그걸 성장이라 부른다. 성장을 위한 배움은 우연히 획득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열정과 근면으로 무장해야 추구할 수 있는 가치이다. 불행히도, 아니 다행스럽게도 성장을 위한 배움에는 졸업이 없다. 인생이란 알 수 없는 종착역에서 성장통은 멈추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모습으로 늘 다가온다, 이 책은 그런 성장통을 나름대로 치유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이 단순히 졸업 선물에 그치지 않고 내용이 평생동안 배당의 형태로 독자에게 지불될 것이기에 이 책을 휴대폰처럼 소지하고 다니면 남들이 부러워하리라^^.


2. Alignment (조준) 누구나 한 가지 정도는 잘하는 게 있다.


불행하게도 인생에서 조언은 개개인에게 맞춤형이 되기에 한계가 있다. 한마디로 인생의 의미와 본질에 충실한 문제풀이 방법을 제시해 주지 사람들은 의외로 소수이다. 주위에는 사촌이 땅 사면 배 아픈 사람이 너무 많다. 운에 불과했던 자신의 경험이나 성공담을 진실인양 이야기 하는 경우도 흔하다. 다행히 자기 자신에게 진심어린 충고를 하는 사람들은 소수이나 반드시 있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정말 인생의 보배이다. 좋은 책도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 누군가 다음에 뭐할 거니 물으면. 응 먹고 살며 뭐 가치 있는 것 정도 이야기 한다고 아무도 탓하지 않는다. 발견을 못해서 그렇지 이미 능력은 내재되었을 수 있다.


우선 잘하거나 잘할 수 있는 일들의 목록을 만들어 보자, 시행착오를 거치며 스스로 습득한 것을 모두 나열해 보자. 자신의 약점/기질을 알고 그 중에서 잘할 것 같지 않은 것은 제외하자. 누군가는 잘못 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먹고 살기 위해서는 참고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과연 그 선택이 우리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 할 수 있을까? 끝까지 할 수 없는 일을 아무리 붙잡고 있어도 우리가 그 일을 잘할 수 있을 가능성은 적다. 그래서 나름 이런 결론을 내려 보자. 현재 가지고 있는 결점이나 약점을 부정하려고 하거나 숨기려고 하지 말고 온전히 인정하자. 그 결점과 약점을 장점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자신감을 가져 도전해 보자. 이 경우 약점을 개선하려고 인식하고 그런 가운데 스스로 행복할 만한 충분한 이유와 권리가 있음을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생은 마라톤이다. 단거리 경주가 아닌 장거리 경주니다. 길게 내다보고 (가능하다면) 우리가 가진 문제나 약점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열심히 하면 뭐든지 이룰 수 있다고 하는 건 상투적인 말이다. 사실은 그러하지 않다.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해야 한다. 세상은 만만하지 않다. 신영준 박사가 제시하듯 사업을 해서 성공할 확률은 매우 낮다. 그렇기에 사람에 따라서 재미에 근거하여 직업을 선택하는 게 좋을 수 있다. 재미를 느끼는 것은 발전의 소지가 많은 분야이고 집중이 잘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글 쓰는 게 고문이나 누군가에게 글 쓰는 게 재미이다. 재미라는 것은 위험을 피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멋진 헤징 수단이라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재미있는 것을 한다면 결과가 어떻게 되든 좋은 기초공사를 할 수 있다. 반대로 매 단계가 힘들다고 한다면 부자가 된들 세속적으로 성공을 한들 그게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지는 의문이다. 그런 가치관의 차이는 의외로 중요하다.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빌게이츠, 마이클 조단이 될 수 없다면 즐기고 싶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일을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좋아하면서도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면 최선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 우리에게 차선은 있다.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고 목표를 너무 많이 가지지 말고 선택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연습이 그래서 필요하다. 그런 선택을 하는 데는 평소의 훈련과 가치가 도움을 준다. 일단 선택을 하면 열정을 가지고 매사에 임해야 스스로가 비참해지지 않고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게 된다. 그런 선택을 하는데 이 책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누군가에게나 잘 하는 게 있다. 그걸 찾는 사람은 아직 모를 뿐이다. 나는 직장에서 두 손 두 발 든 사람의 장점을 발견했다. 그는 내게 감사했지만 내가 그에게 감사했다. 모두들 누가 가진 장점을 보지 않고 단점을 보는데 익숙하기에 그런 사람이 사장될 수 있다. 훌륭한 상관은 사람의 능력을 제대로 간파하는 인물이다.


3. 책에서 공감 가는 분야들


(1) Basis: 기본에 충실하라.

기본기가 잘 갖춰진 사람은 실패해도 일어날 수가 있다. 기본기가 충실하지 않다면 뭘 해도 실패한다. 기본기가 잘 갖춰진 사람이 꼭 세속적인 출세가도를 달릴 수는 없다. 기본기에 뭔가의 특별함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뭔가의 특별함이 갖추어져도 운이나 여건이 따라야만 성공이 보장된다. 특별함은 사실 재능인데 연마에 의해 가능할 수도 있으나 타고 난 것도 있다. 세상은 그런 점에서 공평하지 않다. 그러나 천재 역시 갈고 닦지 않으면 그 재주를 제대로 펼칠 수 없으리라.


“같은 음악가인데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는 바이올린에서는 평범했죠. 바이올린을 하던 그가 6살에 첼로를 기가 막히게 연주하게 된 걸 보세요. 이 동영상을 통해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여러분의 첼로를 찾으세요.”


기본기에 더해 첼로에서 특별함을 발견한 세계적인 음악가 요요마가 부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흙속의 진주도 발견하고 연마하여야 빛을 보는 것이다. 그래서 책 속의 한 줄이 생각난다. 당연함이 노력이라는 작은 이자를 달고 복리로 누적이 되어야 특별함이 된다. 특별함으로의 퀀텀 점프는 없다. 만약에 그렇게 한 번에 올라간 만큼 한 번에 떨어질 확률도 공존하게 된다. 꾸준히 뭔가를 하자. 그래야 아름다운 결과들을 얻고 지킬 수 있다.


(2) Choice: 절대적으로 옳은 선택은 우리 삶에 존재하지 않는다


경제학을 배운 학생은 파레토 최적을 절대적 해로 생각한다. 물론 형평성을 배제한 상태에서 말이다. 신박사가 제시하듯이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경제학 교과서 같은 선택을 할 수는 없다.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그리고 그런 선택은 베움을 통해서 시행착오를 통해서 나아질 수도 있다. 후회하지 않는 선택만이 인생에서 가능하다. 넛지로 유명한 행동경제학자 로버트 쌔일러 교수의 말을 들어 보자.


“내가 교수가 된 것은 학문을 좋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나는 나의 기질을 잘 알죠. 나는 직업을 선택하는데 우선 내가 하기 싫은 직업군을 제거하는 과정을 먼저 했습니다. 나는 복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누군가 이런 걸해라 뭐 그렇게 시키는 게 싫어요. 그래서 자가진단을 한 후에 나는 비즈니스계에 몸을 담을 사람이 아니란 결론을 내렸습니다. 민간분야에서는 시키면 다 해야 하잖아요. 정부쪽은 사기업보다 덜하지만 그래도 시키면 해야 하는 건 비슷하죠. 음 그래서 나의 자유를 건드리지 않는 학계를 선택한 것입니다. 그 곳이 나를 방해할 곳이 아니라 믿은 거죠.”


물론 모두가 로버트 쎄일러 교수일수는 없다. 삶은 타고난 재능보다 우리가 결정하는 선택에 의하여 빛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것은 많은 내공이 있어야 가능하다.


(3) Drill: 연습, 통(痛)해야 통(通)한다.


내공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유행가 가사처럼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게 진리다. 세상에 한 번도 아픈 게 없었다면 그게 사람인가? 진부하게 들리지 모르지만 진정성을 다하면 하늘이 감동할 수 있다. 연애든 일이든 통(痛)없이 통(通)할리 없다, 물론 직장이나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거짓됨이 더 잘 통하는 경우도 있다. 아부 잘하거나 모함을 잘하여 잘 되는 경우도 있다. 억울하다. 속된 말로 정을 통해 일을 하는 경우는 투명한 사회가 아니다. 돈, 학연, 지연으로 통하는 사회가 하니라 앞날을 내다보는 지식으로 제대로 된 조직을 통하여 이 세상이 멋지게 되길 기대해 본다. 신영준의 통에서 통찰의 힘을 생각해 본다. 노력없이 통찰이 가능하지 않다. 위대함은 진지한 통찰에 바탕을 둔 경우가 많다. 다시 행동주의 경제학자 세일러 교수의 말을 인용해 보자


그는 경제 분석에서 가장 주요한 것은 인간 본연에 대한 치열한 통찰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대부분의 국가가 내놓는 규제와 기업의 정책이 불완전하다고 본다. 유명한 저작 ‘넛지’도 이 관점에 기초해 쓴 작품이다. 그는 규제는 완전한 공정성이 아니라 특정 집단과 주체의 이익에 봉사하기 위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 정책도 고객들로부터 불공정성의 원흉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매출 압박에 시달리는 제조업체가 급하게 할인 정책을 편다고 하자. 이전에 정가로 구매한 고객들은 비난을 할 수 있다. 그러면 기업 평판은 하락하게 된다. 그래서 세일러 교수는 기업이나 정부들이 갑작스럽게 시장에 개입하기보다는 대중들의 심리 조절 단계를 통해 ‘부드러운 개입인 넛지’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팔꿈치로 넌지시 쳐서 사람들이 알아채도록 하는 넛지의 기술 말이다.


그의 이론은 심오한 통찰 덕에 이제 넛지라는 이름으로 잘 통한다. 월드컵에서 한국이 축구의 황제 국가 독일을 이겼다. 우리 국민의 바람이 통했는지 모르겠으나 우연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길로 노력하는 것은 잘못이나 방향이 맞다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그런 말은 득도도 아닌 치욕이다.


(4) Essence: 삶의 본질에 충실하자


그는 책에서 삶의 본질을 사랑으로 정의하고 있다. 톨스토이의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와 통하는 결말이다. 나 역시 이타적 이기주의자라 칭하는 그의 말을 생각하며 오늘 많은 인용을 한 넛지의 작가 쎄일러 교수의 말을 인용하며 서평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들은 사람들과 사회가 분별력 있는 선택을 쉽게 하도록 정책을 설계하는 것을 도울 수 있어야 합니다. 인생이란 게 굴곡이 있잖아요. 내려가는 상황에서 최선의 헤징은 삶에 재미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다른 헤징과 다르게 투자은행에 수수료를 낼 필요도 없으니 얼마나 좋은 방법인가요. 인생에서 여러분 자신의 첼로를 발견하는데 시간이 늦어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입니다. 어떤 것도 인생에서는 늦는 것은 없어요. 여러분의 첼로를 찾아나서는 것이 스스로를 인정하고 즐기는 인물로, 나아가 참된 사랑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그의 연설을 눈을 감고 듣는데 첼로 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온다. 마치 청정 숲을 거니는 듯한 개운함과 감동을 준다. 우리는 투자에서 부터 자녀교육, 식생활, 우리가 옹호하는 신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항들에 대해 선택을 한다. 문제는 부적절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우리가 인간인 이상 그런 경우를 피할 수는 없다. 우리를 실수로 이끄는 갖가지 편견에 취약한 것은 기정사실이다. 이러한 실수들 때문에 교육과 투자, 의료보험, 신용카드, 가족, 심지어는 지구환경에 대해서도 부적절한 결정을 내린다면 큰 일 아닌가. 그렇게 되면 선택의 잘못으로 세상은 더욱 어둡게 된다. 세일러 교수는 우리 자신과 사회에 최선이 되는 결정을 보다 쉽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할 수 있음을 생생한 사례들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 신영준의 졸업선물에도 쎄일러 교수의 인간적인 향기가 난다. 날씨가 덥고 비가 내린다. 음악을 들으며 졸업 선물을 음미해 보자.


원글 출처: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2122758304636469&id=100007069599800


(책이 나온지가 2년이 넘어서 후기가 많아졌습니다. 후기를 참고 하시고 필요한 분들은 많이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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