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는 참 어중간한 시기이다. 어리다고 하기에는 조금 나이가 많고, 막상 나이가 많다고 하기에는 또 애매한 구석이 있다. 거의 대다수는 30대에 가정을 이루고 엄마아빠가 되기 때문에 30대는 스스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부족한 누군가를 또 채워줘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우리 인생에서 가장 특이한 (어쩌면 그래서 특별한) 시절인 것 같다. 참고로 나 또한 40대를 바라보는 30대이다.
다행이 나는 운이 좋았다. 20대에 비하면 내 30대는 훨씬 꽉 찬 인생이었기 때문이다. 전적으로 운이라기보다는 20%정도는 노력이었고 80%는 운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설명 가능한 20%의 노력 부분은 무엇이었나?
모든 사람의 인생이 다르기 때문에 내 사례를 모두에게 일반화하여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나는 조언을 정말 많이 구했고, 좋은 멘토들이 많이 있었다. 나에게는 멘토가 10명도 넘었는데 그 중에 내가 실제로 아는 멘토는 3명이었고 다른 멘토들은 책과 매체를 통해서 만났었다. 심지어 한 명은 가상의 인물이었다. 나는 스티브 잡스의 스탠포드 축사를 mp3로 다운 받아 매일같이 들었고, 애니기븐 선데이의 알파치노(영화에서 만난 멘토)의 연설은 정말 외울 정도로 들었다. (인치 바이 인치!)
<아래 영상은 꼭 보기를 강력강력 추천한다!>
그런 멘토들이 있었기에 나는 목표 의식을 확고히 할 수 있었고, 지칠 때 조금이라도 힘을 더 낼 수 있었다. 하지만 내 주변을 돌아보면 자신 만의 멘토가 있다고 하는 경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아마 꼰대문화와 힐링팔이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멘토라는 단어가 다른 뜻으로 통용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지난 브런치 글에서 조원경 작가의 신작인 <나를 사랑하는 시간들>을 강력 추천했다.
이 책은 역경을 이겨내고 자신만의 인생의 길을 찾은 22명의 명사 이야기를 다룬다. 일반적인 성공담을 다룬 책과는 거리가 조금 있다. 보통의 책이 성공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그들의 삶과 감정에 방점을 찍었다고 표현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은 이미 많은 분들이 읽었고 정말 좋은 후기들이 올라고 있다.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언제나 무언가를 추천할 때는 어느 정도의 긴장감이 있다. 그리고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 사람으로써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한 번 살펴봤다.
1. 와우 정말 한번쯤 들어 본 분들의 감동의 대잔치였습니다. 그 속에 내가 서 있는 기분이랄까
2. 지미 아이오빈이 존 리논에게 커피 50잔 타 준 이야기가 백미였습니다. 경제 글 쓰시던 분의 자기계발서도 무척 재미있네요
3. 서문의 감성적아지만 묵직한 메시지가 일관되게 연결되었다..에필로그에서 내 길을 어떻게 가야 할지 생각하며 my way를 불러 본다
4. 프롤로그의 조앤롤링의 감동이 에필로그의 맥레이븐과 수미상관이 되는 감동의 도가니
5. 기존의 자기계발서와 차원이 다른 가슴벅찬 책이었습니다
6. 서평을 읽는데 글빨의 힘을 충분히 느꼈다. 제프 베조스의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의 이야기를 최고로 생각한다.
7. 나는 구글의 에릭 슈미트의 어디에다 키스할까요가 인상적이었다.. 어디에다가는 사이버 공간이 아닌 삶의 공간이니까..그 입맞춤이 닿는 곳에 대해 잔지하게 고민했다.
나는 자기계발서로 분류된 책에서 이런 후기는 읽어 본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내가 이전 브런치 글에서 이 책은 자기계발서 카테고리에 속해있지만 마치 한 편의 에세이를 읽는 것 같다고 표현했었는데 많은 다른 독자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다행이다....)
다시 서두에 언급한 나의 30대 친구들에게도 돌아가보자. 30대는 정말 애매한 나이이다. 뭔가 시작하기에는 늦은 것 같지만 막상 준비된 것은 없는 그런 나이. 또, 누군가에게 조언을 듣기에는 뭔가 머리(?)가 커져버린 느낌이라고 할까? 그런 친구들에게 <나를 사랑하는 시간들>을 권한다. 그냥 누군가의 조언이 아닌 이 세상을 온 몸으로 뚫고 나가면서 자신만의 인생을 온전히 살아낸 대가들의 이야기. 보통은 그들의 성공의 열매가 어떻게 생겼는지 얼마나 큰지 그리고 맛있는지를 알았다면 이 책을 통해서 그들이 넘어지지 않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땅 속에 뿌리를 내리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이야기들을 통해 오롯이 일어설수 있는 그런 힘을 꼭 얻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가는 30대 친구들에게 힘내라고 진심으로 응원하면서 여기서 졸필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