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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박사 Feb 25. 2017

꿈 = 여행 ?

“나의 꿈은 세계일주”라는 이야기는 쉽게 들을 수 있다. 그래서 페이스북에 가끔 전 세계를 돌며 찍은 사진들과 짧은 동영상들을 음악과 함께 편집한 포스팅은 최고의 반응을 얻고는 한다. 다들 “저게 진짜 인생인데......”, “내 꿈도 세계일주......”와 같은 반응 일색이다. 그런데 세계일주가 과연 진짜 꿈일까? 내 생각은 대부분은 ‘아니다’이다. 만약에 세계 여행이 진짜 꿈이라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약간의 돈이 모이면 앞도 뒤도 안 보고 바로 떠나거나 아니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평생에 걸쳐 돈을 모으고 은퇴 후 천천히 세계여행을 하는 것이다.  


우선 전자를 행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대부분이 진짜 강렬하게 원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정말로 결혼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되나? 눈 뜨자마자 보고 싶고 늘 함께 있고 싶지 않던가? 그런데 그(녀)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나? 마음이 아파서 병이 난다. 그런 게 꿈을 가진 사람이 꿈을 실현하지 못할 때 반응이다. 그렇다면 은퇴 후 가는 세계여행의 꿈은? 이것 또한 거짓말이다. 왜? 만약에 진짜 꿈을 이루고 싶다면 현실적으로 준비 과정이 즐겁지는 않아도 참을 만은 해진다. 또, 나중에 가고 싶다면 매일같이 자료도 조사하고 구글맵 등을 이용해서 가상투어도 하면서 설렘을 가지고 준비할 텐데 전혀 그러지 않는다.  


세계일주는 대부분 사람들의 꿈이 아니라 현실도피의 긍정적 표현인 경우가 많다. 꿈은 입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말하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입꼬리가 올라가고, 꿈의 실현이 가까워질수록 흥분돼서 잠도 못 자고, 혹시 잃어버릴 것 같으면 끙끙 앓게 되는 것이 꿈의 존재를 말해주는 것이다. 꿈이 있다는 것은 거기에 인생을 한번 걸어보겠다는 것이다. 나는 세계일주가 꿈이라고 말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준비를 전혀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다. 생각의 영역은 한계가 없이 무한하지만 우리의 능력이 현실적으로 유한하다. 그러므로 우리가 현실적으로 꿀 수 있는 꿈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인생에서 꿈이 없는 사람보다 더 불쌍한 사람이 가짜 꿈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다. 가짜 꿈이 우리의 꿈 메모리를 다 차지하고 있으면 진짜 꿈이 저장될 공간이 없어진다. 그러니 정들었어도 과감하게 가짜 꿈을 지울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갖기를 꼭 바란다.


출처: 신박사가 쓴 <졸업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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