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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박사 Feb 07. 2020

Customer &  Learner

어느 장사꾼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

저는 이것 저것을 해서 돈을 버는 장사꾼입니다. 살다보니 운이 좋게 다양한 분야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어서 정말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도 사실 너무 기대가 됩니다. 저는 인복이 있어서 제 주변에 최고의 팀이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 다행이도 제가 잘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저는 현재 4개의 회사를 직간접적으로 운영하고 하고 있습니다. 분야는 마케팅/기획, 컨텐츠(출판), 교육플랫폼, IT 솔루션입니다. 정말 각각은 모두가 다른 영역이기 때문에 다른 철학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고 다른 방법론으로 실행을 해야 합니다. 오늘은 그래서 교육 비즈니스가 일반 비즈니스와 어떻게 다른지 주제 넘게 조금 떠들어 보고자 합니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일반 비즈니스는 물리적 상품을 산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우리는 그런 상품을 사는 사람을 구매자라고 부릅니다. 이런 일반적인 경우 구매자들은 어떤 "결과물"을 구매합니다. 하지만 교육 서비스는 다릅니다. 그래서 저는 교육 서비스에서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들을 구매자라고 지칭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Learner" 즉 학생입니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학생들은 "최종 결과물"를 구매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과정"에 돈을 지불합니다. 이것은 상당히 중요한 차이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업을 한다는 사람들은 단순히 어떻게 잘 팔것인지를 고민합니다. 하지만 교육 서비스 같은 경우는 잘 파는 게 매우 어렵습니다. 왜 그럴까요?


일단 일반적인 물리적 상품을 팔며 구매자들은 자신이 무엇을 사고 싶은지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자전거를 산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4살짜리 아이가 자전거를 구매할 때 기어가 18단인 성인용 자전거를 절대 사는 경우는 없습니다. 세발 자전거나 두발 자전거여도 보조 바퀴가 달린 수준에 맞는 자전거를 구매할 것입니다. 이런 일반적인 상품은 구매에 대한 높은 "메타인지"가 요구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교육은 다릅니다. 


예를 들면 영어를 잘하고 싶은 학습 소비자가 있습니다. 일단 이들은 어떤 수준이 영어를 잘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구체적 정의없이 막연하게 영어를 잘하고 싶다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금 쉬운 경우는 시험이 목적인 경우입니다. 이 경우는 목표가 정량화 되어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하게 알수 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교육 서비스는 과정을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토익을 950점 받고 싶다고 해도 내 지금 점수가 토익 200점이면 아무리 많은 돈을 줘도 단기간에는 그런 목적을 이룰 수 있는 과정 상품을 구매한다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일단 올바른 교육 서비스를 하고 싶다면 업자들은 자신을 비즈니스맨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의사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적절하 프레임일 것입니다. 그래서 소비자의 상태를 먼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모든 것의 시작입니다. 


상황 파악을 완벽하게 해서 단순히 좋은 "과정"이라는 패키지를 제공한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대부분이 여기를 넘지 못해서 좋은 교육 서비스가 되지 못합니다. 결국은 과정이라는 것이 일정 임계점을 넘긴 상태로 유지되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없습니다. 학원이 일반적으로 학교보다 잘 가르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선 학생이 상대적으로 자발적으로 찾아왔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학원 선생님이 학교 선생님보다 재미있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렇습니다. "동기부여"가 된 상태에서 올바른 프로세스를 거치면 웬만해서는 성공하게 되어 있습니다. 좋은 프로그램은 사실 교육 서비스에서 장점이 될 수 없습니다. 디폴트 값이 되어야 하고 일반적으로 우리가 더욱 집중해야 하는 부분은 "동기부여" 입니다. 


예를 들면, 영어회화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6개월 패키지를 다들 야심차게 끊지만 정작 그것을 꾸준하게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뭅니다. 이럴 때는 선생님이 한 번 정도 연락해주면 10%로라도 참여율이 높아질 것입니다. 또 몇몇 이미 너무 오랫동안 안했기 때문에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냥 완전 포기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오히려 프레임 전환을 해서 남은 2개월을 새로 시작해서 6개월을 다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2개월이라도 제대로 다시 해보자라는 새로운 프레임을 빨리 설정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앞에서 선생님이 연락할 때 기계적인 푸쉬알람이나 자동 컴퓨터 문자 발송은 생각보다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그 누구도 영혼없는 단체 새해 문자를 받고 좋아하지 않습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선생님이 문자를 보내고 끝나는 게 아니라 티키타가로 한 두 번 문자를 주고 받으면 학생의 참여율은 확연하게 올라갈 것입니다. 영어 회화 서비스를 예로 들었으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보면 안나온 친구에게 영어 선생님이 전화를 걸어서 1~2분이라도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그러면 실제로 영어 회화를 전화로 잠깐이지만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감정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학생을 드물것 입니다. 


제가 사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원래 우리 영어교육 플랫폼팀한테 이것을 이야기 해주려고 했는데 그냥 겸사겸사 다른 분들도 우리 회사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브런치에 적은 다음에 카톡으로 글을 보낼 생각입니다. 10분만에 적은 글이라서 두서는 없습니다. 그래도 핵심은 명료합니다. 과정을 파는 비즈니스와 결과를 파는 비즈니스를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과정을 파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성공하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은 것 입니다. 사실 배우는 방법에는 "절대"라는 것이 없습니다. "맥락"만 존재할 뿐입니다. 저희의 맥락은 올바른 시작점을 학습자가 깨닫게 해주고 또 시작을 했으면 지속가능하게 유지시켜서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 아닌 학습자가 성장할 수 있는 최대치를 달성시켜주는 것이 될 것입니다. 여기서 최대치는 학습자가 처음에 의도했던 목표보다 높을 수도 있고 낮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던 간에 우리는 최소한 우리가 설계한 프로세스를 완벽히 거쳐간 학습자는 이전보다는 무조건 발전한 고객이 되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상 이것 저것으로 겨우 먹고 살고 있는 장사꾼의 개똥철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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