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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박사 Oct 16. 2020

중독을 파헤치면서 얻은 3가지 통찰

좋은 책의 기준은 사실 애매하다. 사람마다 맥락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책은 누군가에게 매우 유익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그런 책일 수도 있다. 하지만 좋은 책이 될 수 있는 보편적인 조건들이 있다. 그 중에 하는 근거가 탄탄한지 여부이다. 그래서 나는 일단 "관심가는 주제 + 확실한 레퍼런스" 조건이 성립하면 그 책은 무조건 읽고 본다. 이번에 소개하는 <중독의 시대>도 그런 책 중에 하나이다. 이 책은 총 500쪽이지만 그 중에 레퍼런스만 무려 100쪽이다. 책의 구조와 주제도 좋고, 역시나 레퍼런스가 짱짱하다보니까 정말 얻을 게 많은 책이었다.

작가는 지금의 시대를 "변연계 자본주의 시대"라고 정의한다. 변연계 자본주의란 제품을 사용할 때마다 우리 뇌에서 강력한 쾌락한 보상을 주어 습관적으로 사용하게 만드는 제품의 설계, 생산, 마케팅해서 전 세계로 보급하는 비즈니스가 주요 산업으로 떠오르는 체제를 말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무언가에 중독되어 있고, 누군가를 중독시키기 위해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단골 손님이라는 말도 상대적으로 다른 가게보다 우리가게에 더 중독된 사람들이 아니던가? 그래서 이 책을 제대로 읽으면 내가 어떻게 변연계 자본주의에서 공격과 방어를 하면서 살아 남을 수 있는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정말 다양한 사례를 접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얻은 3가지를 인사이트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의지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무언가에 중독되어 그것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의지가 저렇게 약해서...'라는 지적을 한다. 하지만 사실 많은 중독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환경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아래 인용한 역사적 사례를 보면 최악의 경우 버티기 위해 사람들은 담배를 폈다. 또 환경이 깨끗해지자 자연스럽게 마약의 진통제나 알코올의 항균성 성분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이런 중독의 역사를 통해 우리는 의지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환경설정임을 알아야 한다.

두 번째는 우리의 뇌는 생각 이상으로 복잡하다는 것이다. 아래 인용한 사례를 보면 주류 판매가 금지되자 다른 방법으로 뇌 보상을 하기 위해 설탕의 소비가 엄청나게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이어트에 계속 실패하는 사람들 중에 위 절제 수술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은 생각보다 신중하게 진행해야 하는 것이 위의 크기를 줄여서 포만감을 빨리 느낄 수 있지만 뇌는 예전에 받았던 보상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위 절제 수술을 받은 사람들이 흡연이나 음주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뇌의 기능은 유기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인풋과 아웃풋이 선형적으로 매칭이 될 것이라는 짧은 생각은 버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정말 짧게 나오는 부분이지만 나에게 가장 강력한 인사이트를 주었던 부분은 섹스에 관한 작가의 통찰이었다. 디지털 중독에 대해서 언급하면 포르느그래피는 빠질 수 없는 주제이다. 아래 인용한 부분을 읽으면서 저출산을 극복하겠다는 정책들이 특히 우리나라에서 왜 다 실패했는지 정말 많이 설명이 되었다.

<중독의 시대>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레퍼런스만 100쪽으로 근거가 엄청나게 탄탄한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정보를 얻었고 또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과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는 중독이라는 단어를 삶에서 뺄 수 없다. <중독의 시대>를 읽고 많은 분들이 "변연계 자본주의"에서 휩쓸리지 않고 행복하게 생존(?)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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