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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박사 Nov 26. 2020

아인슈타인의 전쟁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 증상이다. -아인슈타인-


개인적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명언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저 명언을 아인슈타인이 실제로 언급했을 확률은 극도로 낮다. 비슷한 문장을 영어로 작문해서 검색해도 나오지 않고, 또 해외에서 아인슈타인 명언을 모아 놓은 곳을 확인해도 비슷한 명언을 찾을 수 없었다. (독일어로 검색을 못 했기 100% 찾아본 것은 아니라서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진위여부를 떠나서 그냥 문장의 임팩트와 아인슈타인이라는 역사적 천재가 좋기 때문에 나는 저 문장이 너무 좋다. 볼 때마다 정신이 번쩍 든다. 개인적으로 세계에서 누가 가장 천재였냐고 하면 개인마다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천재의 상징(iconic)적 인물을 떠올리라고 하면 아인슈타인이 랭킹 3위 안에 들지 않을까 싶다. (투표를 아마 다빈치와 아인슈타인의 대중적 천재로 박빙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이 아닌 "광전효과" 발견을 인정받아 노벨상을 받았는데 만약에 세계1차 대전이 없었더라면 노벨상을 2~3개 더 받았을 것이라는 의견에는 크게 이견이 없을 것 같다. 오늘 그런 천재에게 우리가 엄청난 인생 통찰을 배울 수 있는 책을 소개한다. 바로 <아인슈타인의 전쟁>이다.

이 책은 엄청난 책이다. 일단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었을 때 정말 최고의 지적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500쪽이 넘는 책을 정말 몰입해서 읽었고 이 책을 제대로 읽었다면 마지막 2장에는 엄청난 철학과 통찰의 정수를 맛 볼 수 있다. 그리고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에서 제일 큰 책 리뷰 커뮤니티인 Goodreads에서 이 책은 무려 5점 만점에 4.2점을 넘는 평점을 받았다. 여기서 3.5점만 넘어도 좋은 책이 많은데 4점 넘는 책은 그냥 믿고 읽어도 된다. 이 커뮤니티가 어떤 곳이냐면 아래 첨부한 것처럼 빌 게이츠도 직접 리뷰를 남기는 후덜덜한 곳이다.

<아인슈타인의 전쟁>을 읽으면 세상을 뒤흔든 상대성이론의 탄생 배경이 정말 어떤 영화 스토리보다도 더 극적임을 알수 있다. 천재 과학자가 책상에서 고민을 해서 뚝딱 태어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관한 수많은 미신에 대해서도 팩트체크가 가능하다. 예를 들면 누구는 아인슈타인의 공부를 못했고, 다른 이는 그것은 거짓말이고 원래부터 엄청난 천재였다고 하는데 결론은 적당히 잘한 것이 팩트이다. 그리고 나중에는 자신이 수학 공부를 더 열심히 안 한 것에 대해 후회하기도 한다. 또 다른 미신 중에 하나는 아인슈타인의 첫 번째 부인 밀레바가 상대성 이론을 만들었고 그것을 아인슈타인이 훔쳤다는 것이다. 밀레바가 상대성이론에 어느 정도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그렇게 주장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인슈타인의 전쟁>을 읽으면 정말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데 이번에는 개인적으로 배운 3가지 인생교훈에 대해서 함께 나눠볼 생각이다.


첫 번째는 인생에서 운은 끊임없이 찾아오고 그 운은 행운이 될지 불운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 최고의 물리학자는 정말 놀랍게도 물리학 분야에서 직장을 얻는 것에 실패한다. 그리고 우리가 많이 들어본 것처럼 특허사무소에서 일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처음부터 불운하다고 볼 수 있지만 사실 이것이 아인슈타인을 "폴리매스"로 만드는 엄청난 행운으로 작용한다. 아인슈타인은 특허 사무소에서 일하면서 간단한 핵심을 뽑는 능력을 키웠고, 이 능력이 과학 문제에 대한 그만의 특별한 접근법을 형성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아인슈타인에게는 엄청난 행운이 또 있었다. 사실 운이 너무 많아서 하나라도 없었으면 우리는 상대성이론을 더욱 늦게 접했을 가능성이 높고, 또 아인슈타인의 천재의 아이콘이 되지 못했을 확률이 극도로 높다. 그에게 또 다른 행운은 그의 새로운 이론이 정말 운이 좋게 당대 세계적 물리의 거장인 막스 플랑크 눈에 띄었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너무 충격적인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서 보편적은 과학논문과 달리 레퍼런스도 사실상 없이 논문을 투고했다. 그런 논문은 학계에서 딱 무시 당하기 좋은데 그 논문을 세계 최고의 거장인 막스 플랑크가 관심있게 보고 세상에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라고 권유한 것이다. 만약에 그 때 플랑크가 아인슈타인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상대성이론의 탄생이 가능했을지 아무 장담하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플랑크의 두 번째 업적을 아인슈타인의 발견이라고 했다고 한다.


두 번째는 무언가를 성취하고 싶다면 싫은 일도 당연히 그리고 빨리 해야된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처음부터 완벽하게 만든 것이 아니다. 수많은 물리학자와 수학자를 만나서 토론하면서 상대성이론의 완성도는 조금씩 더 올라갔다. 그런 과정에서 아인슈타인에게 결정적 영감과 도움을 준 사람이 바로 수학자 힐베르트이다. 아인슈타인은 모든 연구과정을 힐베르트랑 공유했다. 그렇게 해서 상대성 이론이 "짜잔"하고 아름답게 아인슈타인의 업적으로 태어나면 좋겠지만 세상은 그렇게 낭만적이지 않다. 상대성이론을 깊게 이해한 힐베르트가 그것을 먼저 정리하여 논문으로 발표하면 새로운 이론에 대한 크레딧의 큰 부분이 아인슈타인이 아닌 힐베르트로 넘어가게 된다. 물론 아인슈타인도 이 사실을 알았고, 그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 정말 사력을 다해 항상 힐베르트보다 먼저 논문을 발표하려고 했다. 수학적 설명을 완벽하게 한 상대성 이론에 대해 실제로 힐베르트가 먼저 발표하기도 아인슈타인에게 운이 좋게 힐베르트는 도의적으로 미안함을 느끼고 자신의 논문을 철회하여 수정해서 다시 제출한다. 그래서 아인슈타인보다 늦게 논문을 발표하게 된 것으로 된다. (실제로 힐베르트 논문에는 틀린 점이 있기도 했었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이론의 완성도를 올리고 그리고 또 그것을 실험으로 증명하기 위해 많은 수학자와 천문학자를 만났다. 특히 시기가 전쟁 중이라서 그것조차도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세상을 더 깊게 더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이론을 탄생시키기 위해 심지어 몸도 병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죽어라 연구하고 일했다.  


세 번째는 환경 탓하면 진짜 답이 없다는 점이다. 이 책에는 너무 리마커블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최고 중의 하나는 중력방정식의 완전해를 구한 슈바르츠실트에 관한 이야기이다. 슈바르츠실트는 실제 완전해를 구하기 위해 계산을 했는데 그 장소가 어디 조용한 도서관이 아닌 전쟁 참호에서 그 계산을 끝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안타깝게 그는 전쟁 중에 사망한다. 조금만 시끄러워도 집중이 안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누구도 완벽하게 계산해본적이 없는 중력방정식의 완전해를 참호에서 했다니...... 그리고 이 책에는 두 번째 주인공 에딩턴이 나온다. 에딩턴은 아인슈타인을 만나본적도 없는 상태에서 상대성이론을 접하게되고 그것을 증명하게 엄청난 실험을 해낸 사람이다. 이게 얼마나 힘든 일이었냐면 당시는 세계1차 대전 중이었고 아인슈타인은 야만인 소굴인 독일의 과학자였다. 적개심이 서로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정상적인 교류조차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말 생소한 그리고 어쩌면 그들의 사실상 신앙이나 다름없는 뉴턴의 이론을 넘어설 이론을 실험으로 증명한다는 것은 그냥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표현하는 게 적합하다. 그리고 그것을 이행하는 동기가 과학은 민족주의를 넘어서야 하고 과학계에서 이런 시도를 통해 평화에 더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었다는 점은 나같은 그냥 쩌리는 이런 책이 아니었으면 생각해볼 수도 없는 고귀한 동기였다.


이 책은 읽어본 사람이 알 것이다. 그냥 새로운 시대의 고전이 될만한 엄청난 명저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서 상대성이론에 대해 잠깐씩 사고실험을 해보는 것도 잠자고 있는 뇌세포를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천재들의 삶을 읽으면서 정말 깊은 통찰에 대해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또, 천재들의 인간적인 면모도 보고 그들이 겪은 시련도 보면서 천재들도 어떤 관점에서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아인슈타인의 전쟁>을 읽고 인간적 그리고 역사적 깊이를 꼭 느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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