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박사 Aug 29. 2021

반성

변하려면 반성해야 한다. 뼈저리게 해야 앞으로 겨우 나아갈 수 있다. 매일같이 반성을 하지만 그 감정과 생각이 휘발되지 않게 오늘은 글로 반성을 기록해본다.


내 생각이 옳고 더 나아가 대다수에게 절대적으로 옳은 일을 추진한다고 해서 모든 과정이 다 괜찮은 것은 아니다. 특히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전혀 그렇지 않지만 의사결정권자들은 정말 자신도 모르게 회사 구성원과 자신의 입장이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믿는 정도가 아니라 지구가 자전과 공전을 하는 것이 너무 자연스럽기 때문에 평소에 의식하지 않는 것처럼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언제나 회사의 성장과 발전에 모든 기준을 두고 최선을 다해 살아왔고 앞으로 그럴 것이다. 내가 그랬다고 직원들도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법은 없다. 나는 이 사실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직원들을 잘 배려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부분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해 본다. 나에게는 쉬운 일이고 또 너무 당연한 일들이 직원들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깊게 인지하려고 한다. 어느 시점이 되면 또 까먹고 당연함이라는 압력을 나도 모르게 가하겠지만 주기적으로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회사 구성원의 눈높이에서 이야기하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순간의 감정에 매몰되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한 부분도 반성한다. 때로는 너무 좋아서, 때로는 너무 화가 나서 잠깐만 생각하고 한 발짝 물러나서 고민했으면 조금 더 좋은 결정을 할 수 있는 순간이 많았는데 돌이켜보니 잘못된 판단이 많았던 것 같다. 크게는 손해가 발생했고, 작게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과 말을 했을 것이다. 조금만 냉정하고 살짝 긴 호흡으로 가면 많은 리스크를 더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데 이 사실도 잘 알고 있으면서 실천하지 못한 상황이 너무 많다. 내가 잘못된 결정을 하면 나한테는 별 것 아닐 수 있었도 시스템 끝에서는 채찍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조금 더 신중해져야 한다.


못난 자존심 때문에 뒤늦게 인정한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 아무리 내가 잘했고 옳았어도 상황이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뀌는 것인데 그것을 알고도 인정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 반대로 확실히 옳은 것을 알아서 끝까지 밀어붙여야 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힘들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적정선에서 타협을 한 경우도 있다. 전자는 의식적으로 노력하면 어느 정도 많이 고칠 수 있고, 이제는 많이 좋아졌지만 후자가 정말로 어렵다. 정신적으로 에너지가 많이 소모될 때 육체적으로 기력이 부족하면 생각보다 좋은 방향으로 전진이 힘들다. 앞으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할 텐데 어떻게 잘 극복할지 반성 정도가 아니라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웬만하면 내가 다 직접 해결하려고 했다. 이제는 그럴 수 없다. 규모는 어느 정도 커졌고 이제부터 더 빠르게 키울 것이라서 적임자에게 위임을 했으면 믿고 진행을 해야 하는데 여기는 특히 강한 습관이 남아있다 보니 아직도 본능적으로 모든 것에 참여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이것은 반드시 고쳐야 할 부분으로 못 고친다면 조직의 상단이 닫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 부분은 오늘부터 매일같이 반성을 집중적으로 하려고 한다. 내가 잘하는 역할은 정해져 있다. 나는 그 부분에 집중해서 조직의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과거에 성공했다고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그것은 나만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전달된다. 이 부분이 진짜 내가 깊게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반성할 게 더 많이 있지만 일단 위에서 언급한 부분을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개선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2022년 초에 이 글을 다시 읽었을 때 제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어있기를 소망해본다.

작가의 이전글 작년에 최고의 책으로 뽑힌 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