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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박사 Sep 05. 2021

왜?

제가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에 하나는 "왜 그렇게 사는가?"입니다. 저는 열심히 삽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조금은 특이합니다. 돈이 얼마나 많아야 부자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확실히 부자입니다. 저는 지금 생활비로 계산하면 죽을 때 까지 평생 돈을 벌지 않아도 (인플레이션을 고려해도) 충분히 쓸 만큼 돈을 운이 좋게 벌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수입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는 죽어라 일 합니다. 도대체 왜? 


최근에 기흉으로 응급실에 실려갔습니다. 원인은 정확히 모르지만 대충 추정할 수 있습니다. 아마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 때문일 것입니다. 운이 좋게 초기에 발견해서 집중 산소공급만 받다가 퇴원했습니다. 아직도 가슴에 답답한 느낌이 있어서 완치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조심조심 일하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단순히 돈을 많이 벌려고 일을 열심히 했습니다. 몇 년 전에 집을 샀고 대출도 많아서 갚으려고 부지런히 일을 한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돈 버는 목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돈을 쓰기 위해서 버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해보고 싶어서 번다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그럼 무엇을 하고 싶을까요?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은 엄밀히 말해 정확한 표현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고 과정인 것 같습니다. 제가 요즘 생각이 정리되면서 내린 결론이 있습니다. 저는 "깨달음"을 얻고 싶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저는 깨달음을 보고 느끼고 싶습니다. 그 때 가장 행복합니다. 


예전에는 먹고 싶었던 것도 많고 가지고 싶었던 것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없습니다. 경험하고 싶은 것은 많이 있습니다. 영속적인 것보다 순간이 더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최근에 가장 특별했던 순간은 1억을 기부했을 때입니다. 아무리 유동성이 풍부해져서 돈의 가치가 떨어졌다고 해도 1억이라는 주는 돈의 무게감은 여전히 큽니다. 나에게 주어졌던 교환의 가능성을 누군가에게 드리면서 얻었는 느낌은 단순히 기쁜 것보다 뭔다 남다른 순간이었습니다. 1억은 이제 저어게 없지만 저는 더 큰 느낌을 영원히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기준에서 적지 않은 돈을 나누면서 더 얻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하면서 앞으로 만 2년 안에 10억을 기부해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또 그 순간의 깨달음을 느끼고 싶어서 지금 조바심이 날 정도입니다. 


저는 이제 앞으로 저를 "수행자"라고 생각하고 살 생각입니다. 그러면서 더 깨닫고 싶은 부분에 대해 공부하고 실천을 할 생각입니다. 저는 지금보다 (돈이라는 개념보다 조금은 더 포괄적인) 부를 100, 1000배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그것을 소유하고 싶은 게 아니라 그것을 올바르게 써보고 싶습니다. 쓴다는 표현도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많은 분들과 함께 수확한 부를 다른 형태로 가공해서 무언가를 보고 싶습니다. 과연 세상이 변하는지, 많은 분들이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는지,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지 여러면을 보고 느끼고 싶습니다. 


저는 그래서 죽어라 일하고 있습니다. 죽어라 일하는 것도 일반적인 기준에서 표현인 것 같습니다. 저는 최선을 다해 수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크고 작게 깨닫는 것들을 저는 앞으로 많은 분들과 공유할 것입니다. 그것 조차 수행의 일부이고 깨달음을 더 크게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수행에는 여러가지 접근법이 있지만 저는 사업가가 아닌 기업가로써 한동안 수행을 할 생각입니다. 이렇게 인생을 깊게 살수 있게 된 것은 이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아끼며 상호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이 글이 뜬구름 잡는 헛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2년 뒤에 꼭 10억을 기부해보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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