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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박사 Feb 01. 2017

스펙보다는 장기계획

만약 지금내 딸이 대학생이라고 하면 딱 하나의 조언을 해줄 것이다. 하나면 충분하다! 그것은 ‘장기 계획(3년이상)을 세우고 실행하는 법을 익혀라.’이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스펙 쌓는 데 열을 올린다고 한다. 사실 스펙이 완전히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럼 이력이 없으면 사람을 무엇으로 평가한단 말인가? 사실 우리나라처럼 공채 구조에서는 수많은 지원자들을 개별 심층 면접을 한다는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필터링 팩터는 필요하다. 그게 스펙으로 너무 왜곡이 되어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사실 스펙 쌓기는 허황됨의 문제보다 숨겨진 근본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심각한 문제점이란 스펙이 ‘단기 계획’의 합의 완성으로 이루어진다는것이다.

 

단기 계획은 이미 고등학교 과정에서 충분히 배우고 수능이라는 시험을 통해 우리는 약 1년짜리 계획과 실행을 직접적으로 경험했다. 그렇다면 대학에 와서는 4년의 경험이 오롯이 누적되었을 때만 나오는 내공을 쌓는 연습을 해야 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한 것이 대부분의 한국 대학생(나의 학창시절을 포함)의 드러나지는 않았지만가장 치명적인 문제이다. 공부도 고등학생식으로 ‘중간/기말고사만 모면하자’의 식의 방법으로 하기 때문에 지식의 유기적 연계가 굉장히 취약하다. 그래서 졸업을 해도 나는 학부 때 뭘 배웠지 하고 물음표만 나올뿐 깨달음의 느낌표는 나오지 않는다. 대학교 4학년생이 아니라 고등학교 7학년이 되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소위 말하는 전문직이 왜 고소득인지도약간은 설명이 된다. 남들 우왕좌왕 할 때 커리어의 시작을 자의든 타의든 장기 계획의 완성을 통해 시작하기때문에 사회적 위치 선점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태에서 회사에 취업을 했기 때문에 회사 생활이 적응이 쉽게 될 리는 만무하다. 대기업 위주의 시장 구조에 공채로 대부분이 뽑히다 보니 내 전공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슨 업무에 배치 받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막상 회사에 와보니 모든 것을 밝히고다 녹여 버릴 것 같았던 내 열정의 초가 그렇게 길지 않다는 것을 자각한다. 사실 알고 보니 반짝 타고 없어지는 성냥개비임을 깨닫고 암흑의 길로 들어간다. 회사가 도저히 적성에 맞지 않아 이직을 하고 싶어도노동시장이 유연하지 못해 이직 유동성이 낮은 한국에서는 답이 안 보이기 시작한다.


이런 암흑에서 탈출 방법은 무엇일까? 공부 즉 자기계발밖에 없다. 간단해 보이지만 간단하지가 않다. 자기계발이 말은 쉽지만 막상 거의 성공하지 못한다. 왜? 자기계발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얼마나 해야 계발이 되는지 감이 없다. 대학교 때 학기 중 학습뿐만 아니라 방학을 이용하여 공부가 아니더라도특정 분야에 대한 배움의 노력을 꾸준히 쌓아서 장기 계획을 통한 성장의 경험을 해봤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으니 도저히 감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제대로 시도를 못 한다. 꾸역꾸역 시도를 해도 계속 스펙쌓기 식의 자기계발만 하게 된다.


그럼 열심히 축적했던 스펙은 무엇이란 말인가? 스펙이 높다는 것은 단기 계획 실행 능력이 높다는 것이다. 사실이런 친구들은 주니어 업무에는 아주 적합하다. 하지만 이게 왜 인생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냐 하면 각각의 스펙이 유기적으로 엮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실 장기 계획은 어떻게 보면 별 것은 아니다. 단기 계획에서 열심히 배운 지식의 시너지의 합을 장기 계획으로 봐도 무방하다.이렇게 단순 지식의 합이 아닌 시너지의 합을 통해 총체적 사고가 가능해지는 것이 장기 계획을 통한 성취의 힘이다.


언급된 조언을 뒷받침 해주는 예는 박사 과정을 (똑바로) 마치면 회사에서 과장 정도의 직위를 준다는 것이다. 왜? 거기에 사실 불만이 많은 사람들이 많은데 전후 사정을 몰라서 그렇다.(제대로학위를 받지 않고 석사 6호봉으로 졸업한 사람들한테는 불만을 가져도 된다.) 박사 과정은 프로세스는 허접해도 그 과정 자체가 1인 스타트업이다. 제안, 기획, 실행, 결과 도출, 발표까지 혼자서 다 해야 한다. 이 과정을 제대로 몸에 익히려면 최소 4~5년이 걸린다. 그렇다. 의식하지 않았어도 장기 계획의 수립과 실행을 마스터한 것이다. 실제로 제대로 한 박사들은 회사에서 시간이 지나면 평균적으로 업무를 더 잘한다. 삼성의 기술 관련 대부분의 CEO가 박사라는 것이 사실을 뒷받침해준다. (돈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내가 스스로 5년짜리 정도 장기 계획 수립 및 실행 능력을 체득할 수 있다면 굳이 학위가 없어도 박사들보다 훨씬 잘할 수도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독학으로 공부하고 박사 이상의 내공을 가진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대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진지한 고민과 함께 장기 계획으로 성장하는 연습을 해보기를 권유한다. 구체적인 팁을 주면, 1~2년 선배한테는 절대 조언을 구하지 말고, (자기 앞가림하기도 바쁘다.) 10년 이상 경력이 차이가 나는 선배들에게자신의 전공에서 요구되는 자질을 물어봐라. 실무자들을 많이 만나서 다양한 의견을 들으면 더 좋다. 선배가 없다? 그럼 취업하고자 하는 회사 앞에 점심시간에 캔커피들고 기다려라. 그리고 20살 정도 더 늙어 보이는 사람한테저보다 10살 정도 많아 보여서 질문드리고 싶다고 물어라.(그럼 대답해 줄 확률이 확 올라간다. 그런데 본인이 노안이면 안 되는 게 함정!) 그렇게 기대치를 알게 되면 자연스레 장기 계획에 목표가 세워진다. 목표가아주 확실하면 과정은 따라온다.(그래서 세상은 결과만 그렇게 따지는지도 모른다.) 그럼 이미 아무 생각 없이 졸업한 가여운(?) 회사원은 어떻게해야 하나? 노는 시간 줄여서 공부해라. 퇴근해서 8시에 집에 와서 12시까지 공부하면 일주일에 20시간 주말 10시간씩 하면 40시간이다. 이렇게 2년 공부하면 학위 하나 더 딸 수 있다. 그렇게 실력이 생기면 ‘네고’라는게 가능해진다. <네고란 무엇인가?> 챕터를 잘읽고 네고를 잘해서 새롭게 제대로 된 인생을 살아보기를 응원한다.


책 <졸업선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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