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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라이트리 Sep 07. 2021

로보택시: 자율주행 기술의 각축장

현대차, Waymo, AutoX 사례로 알아보는 로보택시 서비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로보택시 디자인 공개


2021년 8월 31일,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5 로보택시 디자인을 공개했다. 아이오닉5 로보택시는 현대자동차와 미국 자율주행 기업인 앱티브(Aptiv)와 현대자동차의 합작법인인 모셔널(Motional)과 협력하여 개발한 모델이다. 현재 아이오닉5 로보택시는 미국 자동차 공학회(SAE) 기준 레벨 4 수준으로 개발 중이며, 운전자 개입없이 운전할 수 있는 단계이다. 2023년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리프트(lyft)를 통해 미국에서 운행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오닉5 로보택시는 차량에 30여 개의 자율주행 센서를 부착하고, 탑승객이 차량 내 외부 디스플레이를 통해 소통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였다.


Hyundai's Ioniq5 robotaxi design


웨이모, 로보택시 서비스의 선두주자


로보택시 서비스에 가장 앞서 있는 기업 중 하나는 구글 웨이모(Waymo)이다. 웨이모는 2009년 자율주행 개발 단계부터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은 상태에서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일정 구간을 이동하는 헤일링(hailing, 신호를 보낸다는 뜻으로 모바일 앱을 통해 차량 이용 신청 후 차량이 출발지부터 도착지까지 이동시켜 주는 차량 호출 서비스를 의미) 서비스를 구상하였고, 이는 현재 웨이모 원(Waymo One)이라는 서비스명으로 출시되어 있다.


https://waymo.com/waymo-one/


2018년 10월, 웨이모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처음으로 무인차량 시험운행 허가를 취득하고, 산타클라라 카운티 지역에서 운전자가 없는 30여 대의 시험용 무인차량 운행을 하였다. 이는 기존에 캘리포니아주에서 자율주행 시험 주행을 하는 60여 개의 기업들이 비상상황을 대비해서 예비 운전자를 운전석에 탑승시키는 형태와는 다른 형태였다.


2020년 10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의 시범구역에서 로보택시를 활용한 시범서비스를 시작하였다. 일반적인 택시 앱처럼 출발지와 도착지를 앱을 통해 입력하면, 무인차량이 도착하여 목적지까지 탑승객을 이동시키는 서비스 개념이다. 이는 이전에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수행하던 대규모 시험 주행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로보택시 시험 주행 서비스를 출범시킨 것이었다. 당시 웨이모의 로보택시 시범서비스를 두고 여러 해석들이 나왔는데, 그중 하나는 웨이모의 자율주행 기술개발이 10년을 넘어간 시점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어진 것에 비해 성과가 저조하다는 외부 시각들에 대해 대응하는 차원이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아울러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서 시범서비스를 진행하게 된 것은 캘리포니아주의 규제로 인해 로보택시 서비스 시험을 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애리조나주에서 진행하게 되었다는 해석들이 나왔다.


https://youtu.be/__EoOvVkEMo

2020년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서 진행된 웨이모 원 로보택시 시범서비스 탑승 리뷰 영상


최근 2021년 8월, 웨이모는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재규어 i-face 차량을 개조한 차량을 활용한 로보택시 시범운행을 시작했다. 이번 시험운행에는 비상상황을 대비한 운전자가 탑승하고, 탑승객은 앱을 통해 예약을 하여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보안을 위해 비밀 유지 계약서(NDA) 서명을 해야 한다. 웨이모는 2020년 7월부터 시뮬레이션 시티(simulation city)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는 실제 주행 데이터 확대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테슬라의 전략과는 대비되는 것이다. 


웨이모의 자율주행 테스트 플랫폼에서 구현된 샌프란시스코 도로 (왼쪽이 실제 도로, 오른쪽이 3D 가상 이미지)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waymo.carapp&utm_source=website-application


AutoX, 로보택시 다크호스로 등장


중국에서는 바이두(구글 웨이모의 비즈니스 모델과 유사)와 디디추싱(우버와 리프트와 같은 공유차량 서비스)으로 대표되던 로보택시와 자율주행 기술 관련 양강 구도를 깨고, 알리바바가 투자한 스타트업 오토엑스(AutoX)가 로보택시 서비스의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2020년 12월 3일, AutoX는 선저우 지역에서 로보택시 시범서비스를 시행하여, 라이다와 카메라 등 센서를 부착한 차량 25대를 바탕으로 운전자 없이 주행하며, 알리바바 오토나비(AutoNavi) 앱을 통해 호출이 가능하다.


2021년 7월, AutoX 5세대 시스템을 통해 피아트-크라이슬러와 제휴한 미니밴 SUV 차량에 장착한 28대의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 등 50개의 센서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초당 2200조회의 연산이 가능하다. 이는 바이두가 개발한 아폴로 문(Apollo Moon) 시스템의 13대의 카메라와 레이더 5개, 라이다 2개의 센서와 초당 800조회의 연산력 대비 성능을 개선하였다고 볼 수 있다.  


https://youtu.be/O69YEWpSacU

AutoX's robotaxi service in Shenzhen (2020.12)


로보택시 서비스의 미래: IT 기업 vs 스타트업 vs 완성차업체의 각축전

(Waymo, Zoox, Baidu vs Uber, Lyft, Didi, Auto X vs GM, Tesla, Hyundai)


로보택시 서비스는 자율주행 트럭을 통해 물류비용을 낮추는 것과 더불어 자율주행을 통한 상용화 및 수익 창출이 가능한 대표적인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이다. 자율주행을 통해 우리가 실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효용 중 하나가 무인 로보 택시를 통한 인적 이동일 것이다.


2018년 3월 우버의 자율주행 차량이 미국에서 시험 주행 중에 보행자를 치어 사망에 이른 사고가 발생한 이후, 대부분 무인 자율주행을 최소화하며 비상시 긴급 제동을 할 수 있는 안전요원을 운전석에 배치하고 있다. 이후 우버는 2020년 12월 7일, 자율주행 부문을 자율주행 관련 스타트업인 오로라(Aurora)에 매각하였다.


현재 로보택시 관련 사업은 미국과 중국에서 가장 활발하다. 미국에서는 구글 웨이모와 아마존의 죽스(ZooX, 4~6인 정도 탑승 가능한 셔틀 형태의 로보택시 모델)와 같은 IT 기업들과 GM의 자회사인 크루즈(Cruise, 박스카(box car) 형태의 로보택시 모델), 테슬라(Tesla, 아직 구체화된 로보택시 모델을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향후 FSD 기능을 활용한 로보택시 서비스를 일론 머스크가 언급한 바 있음) 등의 완성차 업체들이 로보택시에 관심을 갖고 있다. 중국에서는 바이두(Baidu, 2021년 5월, 베이징 서우강 산업단지에서 운전자가 없는 유료 로보택시 서비스 출시)와 디디추싱(Didi, 2030년까지 로보택시 100만대 주행 계획 발표), 오토엑스(AutoX) 등이 로보택시 관련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MDgMFW44nk

Baidu's robotaxi service in Beijing (2021.05)

로보택시를 둘러싼 기업들 간의 각축전에서 공유차량 서비스와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던 우버(Uber)와 리프트(Lyft)는 각각 2020년과 2021년에 자율주행 사업 부문을 매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이는 두 회사가 자율주행 개발을 경험하면서 실제 상용화까지 많은 기술적인 허들과 법규제로 인한 장벽이 존재함을 확인하였고, 많은 시간과 비용 등 대규모 자원이 투입되는 자율주행 프로젝트 특성상 코로나19로 인해 모빌리티 사업에 타격을 입은 두 기업이 유동성의 제약과 비즈니스 악화로 인해 더 이상 자율주행 사업부문을 직접 수행하기에 어려움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율주행 비즈니스의 유형은 다양하게 나뉠 수 있기에 우버와 리프트와 같은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오히려 본인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공유 서비스 고도화와 대규모의 고객 데이터를 무기로, 향후에 자율주행 기술을 가진 IT공룡 또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완성차 업체들과 제휴하여 어느 정도 파이를 챙길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번에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 로보택시 차량도 향후 2023년에 리프트에 제공될 예정이라는 부분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현시점에서 예상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 중 하나는 향후 법 규제와 사회적 논의에 따라 일정 고속화도로와 고속도로 구간을 자율주행 구간 또는 자율주행 차선으로 구획하여 A지점에서 B지점까지 물류와 인적 이동을 자율주행으로 진행하고, 복잡한 시내 구간에 대해서는 제한된 형태의 자율주행 시범서비스 또는 기존의 대중교통 체계를 통해 연결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서비스를 생각해볼 수 있다.


한국 로보택시의 현주소는?


그렇다면, 한국의 로보택시 서비스는 어느 정도 단계까지 왔을까? 위에서 언급한 미국과 중국의 사례처럼 로보택시 서비스는 IT 기업과 스타트업, 완성차 업체 3축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한국에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구글 웨이모의 시작이 지도(mapping) 서비스의 확장이었던 것과 같이, 내비게이션을 위한 지도 앱 서비스에 가장 크게 집중하고 있다. 


다만, 네이버는 네이버랩스를 통해 실내 모빌리티(실내 측위를 통한 셔틀/카트 이동 서비스)와 라스트 마일(A지점에서 B지점까지 자율주행으로 운행 후 차량에서 내려 최종 도착지까지 올라가는 구간)에서의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h2u_H0g6OI&list=PLLIBX525Tpqigr5q8uZxHUQClALUwOL_-&index=1


카카오는 카카오 모빌리티를 통해 카카오네비와 같은 지도앱 서비스와 더불어 택시앱(카카오택시)과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면서 주행 데이터 수집과 실제 비즈니스 확대를 꾀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iOYAOz5gNg&t=3s


2021년 9월, 아울러 최근 카카오모빌리티는 KM 자율주행 얼라이언스 프로그램을 통해 지도, 차량, 자율주행 시스템, 서비스, 모니터링/관제 등 자율주행 기술 협력 촉진을 통해 카카오T를 통한 서비스 실증과 더불어 모빌리티 서비스 확대를 위한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 투자 등의 플랫폼 및 생태계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스타트업 수준에서는 국토부의 자율주행 시험주행 허가를 취득한 업체들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시험주행과 정해진 시험운행 구간을 운행하는 셔틀 주행 등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nRTmmojMMLk

제주국제공항과 쏘카스테이션 간 자율주행 셔틀 운행중인 라이드플럭스


현재 자율주행과 로보택시를 둘러싼 기업 간의 합종연횡이 이어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기술협력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다. 완성차 업체와 IT기업, 스타트업이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들이 나타나야 하며, 이에 있어 정부와 국회 등과의 협력, 그리고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공론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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