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챗봇·색채 마케팅·AI 광고, 세 편의 연구로 본 소비자 행태
우리는 매일같이 새로운 기술과 제품, 광고에 노출됩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단순히 기능이나 가격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최근의 연구들은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 감각적 판단, 그리고 창의성 인식이 새로운 기술과 마케팅 수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세 편의 흥미로운 논문을 소개하며, 이들이 소비자 행동 연구에 던지는 함의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 논문은 핀테크 환경에서의 음성 챗봇 전환 문제를 다룹니다. 텍스트 기반 챗봇에서 음성 기반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많은 사용자가 낯설음과 불안 때문에 주저합니다. 연구진은 현상 유지 편향(Status Quo Bias Theory)을 적용해 이 현상을 설명합니다. 인간 상담 경험에 대한 매몰 비용, 사회적 규범, 손실 회피 성향, 시스템 결함에 대한 인식 등이 모두 음성 챗봇 저항을 강화한다는 것이지요. 결국 저항이 높을수록 전환 의도는 낮아집니다. 이 연구는 금융기관이 음성 챗봇 도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사용자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전략이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문제의식) 텍스트 기반 챗봇에서 음성 기반 핀테크 챗봇으로 전환이 진행되고 있으나, 사용자들은 낯섦·불확실성·규범 기대 때문에 저항(resistance) 을 보입니다. 은행들은 비용 절감·지속가능성(페이퍼리스)·포용금융 확대를 위해 음성 챗봇을 확산시키고자 하나, 전환 의지(switching intention) 를 갉아먹는 심리적 장벽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본 연구는 현상유지 편향(Status Quo Bias, SQB) 틀로 전환 저항의 선행요인→저항→전환의지 경로를 종단적으로 검증합니다.
(이론적 논의 & 기존 연구의 리서치갭)
이론적 틀: SQB가 제시하는 3축—① 심리적 몰입(매몰비용, 사회규범), ② 인지적 오인(손실회피, 시스템결함 인식), ③ 합리적 평가(인간 상담 경험, 성과위험)—이 신기술 전환을 막는 핵심이라 정의. 텍스트 봇 수용 연구는 많으나, 음성 챗봇 맥락에서 SQB 적용은 드묾
기존 연구의 리서치 갭: (a) 텍스트→음성이라는 상대적으로 최신 인터페이스 전환의 저항 메커니즘 연구 부족, (b) 종단 데이터에 기반한 인과 추정 부재(LGCM로 보완), (c) 은행 현장(대만) 맥락에서의 실증 부족
(가설)
H1 매몰비용(인간 상담)에 대한 초기 수준 ↑ → 향후 저항 ↑
H2 사회규범(사람 상담 선호) ↑ → 저항 ↑
H3 손실회피(음성 챗봇) ↑ → 저항 ↑
H4 시스템 결함 인식 ↑ → 저항 ↑
H5 인간 상담 경험이 긍정적일수록 → 저항 ↑
H6 성과위험(음성 챗봇) 지각 ↑ → 저항 ↑
H7 저항 ↑ → 전환의지 ↓
(연구방법론과 데이터)
표본 데이터: 대만 Chinatrust Commercial Bank 음성 챗봇 이용자 330명. 3-wave(6개월) 종단조사, 판단표집. 최근 3개월 내 사용 경험자만 포함
분석 접근 방법: Latent Growth Curve Modeling (LGCM) 로 초기치(Intercept) 및 변화율(Slope) 이 전환 저항·의도에 미치는 시간적 궤적을 추정. 구조모형으로 선행요인 → 저항 → 전환의지 경로 검정
(결과 분석)
모든 선행요인(H1~H6) 은 음성 챗봇 저항을 유의하게 증대. 특히 매몰비용·사회규범·손실회피·시스템결함 인식의 영향이 강하게 보임
저항(H7) 은 전환의지를 유의하게 저하시킴
종단 설계 덕분에, 초기 인식이 시간이 지나며 저항 궤적에 미치는 영향을 포착—단발성이 아닌 인과적 해석을 강화
(이론적·경영 실무적 함의)
이론적 기여: 음성 챗봇 수용을 TAM/UTAUT로만 설명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SQB의 3축 프레이밍이 저항의 다층 메커니즘을 더 설명력 있게 포착함을 제시. 종단 LGCM 적용으로 태도 변화의 궤적 자체를 이론화
실무적 함의(은행/핀테크): (1) 매몰비용 환수: 기존 인간 상담 학습·루틴을 마이그레이션 도우미·단축 명령 템플릿·상담 이력 자동 이식으로 상쇄. (2) 사회규범 전환: 공감형 보이스 톤, 상담원-봇 하이브리드 시나리오, 성공사례 사회적 증거로 ‘사람이 더 낫다’ 규범을 약화. (3) 손실회피·결함 인식 완화: 설명가능·재확인 루틴, 거래 전 읽어주기(확증), 오류 복구 가이드. (4) 성과위험 축소: 고위험 과업은 인간 에스컬레이션 기본값, 품질지표(정확도/해결률) 상시 노출
(한계와 미래 연구)
본 연구의 한계: 단일국가·단일은행 맥락으로 문화·제도 일반화에 제약. 자기보고식 종단 설문이라 행동데이터(실제 전환·이탈) 와의 연결이 제한됨
미래 연구 제안: (a) 다국가 비교로 규범/신뢰 문화 요인 검증, (b) 현장 A/B실험(오류 복구·설명가능성·하이브리드 상담 설계)과 로그데이터 결합, (c) 음성 품질(화자-사용자 성별/억양/감정) 조작이 손실회피·위험지각에 주는 영향 모형화
두 번째 논문은 색채 채도(color saturation)가 제품 성능 평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합니다. 다섯 개의 실험을 통해 밝혀진 결과는 흥미롭습니다. 고채도의 색상을 가진 제품은 소비자의 각성(arousal)을 높이고, 이를 통해 제품의 강도(strength)를 더 강하게 지각하게 하며, 결국 성능 평가도 상승시킨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품이 ‘부드러움’이나 ‘안정성’을 강조하는 경우, 이 효과는 오히려 역전될 수 있습니다. 즉, 아기용품이나 민감성 화장품의 경우 저채도의 색상이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연구는 색채 디자인이 단순한 미학적 요소를 넘어 소비자의 성능 지각과 실제 선택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문제의식) 색채 채도(color saturation) 는 조절하기 쉽고 비용이 낮은 핵심 시각요소지만, 기존 연구는 건강함·자연성·친환경성 등 속성-특정 판단에 치우쳤고, 제품의 ‘총체적 성능(performance)’ 지각에 미치는 영향은 체계적으로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본 연구는 고채도 vs. 저채도가 성능 지각을 어떻게, 언제, 왜 바꾸는지 규명하고자 함
(이론적 논의 & 리서치갭)
이론적 논의: Color-in-Context Theory—채도는 단순 미학이 아니라 정서·의미 신호로 작동. 고채도는 각성(arousal) 을 높이고, 이는 강함(strength) 연상으로 이어져 성능 지각을 끌어올릴 수 있음
리서치 갭: (a) 채도의 총체적 성능(performance) 지각 영향 미검증, (b) 정서→인지(각성→강도) 의 연속 매개 메커니즘 불명확, (c) 제품이 강조하는 속성 프레이밍(강도 vs. 부드러움) 에 따른 경계조건(boundary) 미정립
(가설 설정)
H1 고채도 제품은 저채도 대비 더 높은 성능으로 인지될 것이다.
H2 고채도 → 각성↑ → 제품 강도 지각↑ → 성능 지각↑ (연속 매개)
조절효과: 제품이 부드러움/안정성(gentleness) 속성을 강조할 경우, 채도→성능 효과가 약화 또는 역전(논문 본문에서는 속성 프레이밍을 경계조건으로 명시)
(연구 방법론과 데이터)
연구 설계: 주요 5개 실험 + 보조 3개 실험. 자극물의 채도 조작(고/저), 제품 속성 프레이밍(강도 vs. 부드러움), 측정변수(각성, 강도 지각, 성능 지각), 행동지표(선택) 포함. 일부 실험에서 실제 선택(choice) 종속변수로 확장 (세부 조작·자극 형식은 실험마다 상이)
(결과 분석)
주효과(H1): 고채도는 일관되게 성능 지각을 상승
연속 매개(H2): 고채도 → 각성↑ → 강도 지각↑ → 성능 지각↑ 경로가 유의
경계조건(조절): 제품이 부드러움·안정성을 전면에 둘 때, 고채도의 ‘강함’ 신호가 부조화를 일으켜 효과가 약화·역전
다운스트림 효과: 고채도→성능 지각 상승은 실제 제품 선택 확률 증가로 이어짐(행동적 함의)
(이론적·경영 실무적 함의)
이론적 기여: (1) 채도가 총체적 성능 지각의 선행요인임을 입증, (2) 정서-인지 연속 매개(각성→강도)를 통해 색채-판단 경로를 공정-수준에서 설명, (3) 제품 속성-프레이밍을 경계조건으로 제시해 상충 결과(강함 증대 vs. 친환경 약화)를 맥락화
실무적 함의: (a) ‘힘·효능’ 카테고리(살충제, 클리너, 에너지 드링크, 타이어 등)는 고채도로 효과 신호 강화, (b) ‘부드러움·안정성’ 카테고리(베이비·민감성 스킨케어 등)는 저채도로 기대합치 극대화, (c) 런칭·리브랜딩 시 채도만 조정해도 성능 지각·선택을 실질적으로 변화 가능
(한계와 미래 연구)
본 연구의 한계: (a) 실험 과제·자극의 생태타당성 제약(실매대·다채널 노출과의 간극), (b) 문화권에 따른 색-의미 연결 차이 미완전, (c) 지속 노출 시 채도 효과의 적응·피로 가능성
미래 연구 제: (a) 실매대 현장·온라인몰 필드실험으로 확장, (b) 다문화 비교(동아시아 vs. 서구)로 색-의미 사전지식 통제, (c) 채도와 명도·색상·텍스처·움직임의 다변량 상호작용 모형화, (d) 친환경·안전성 주장과 채도 간 신호 충돌을 해결하는 메시지-디자인 결합 전략 탐색 필요
세 번째 논문은 럭셔리 광고에서의 AI 창의성을 다룹니다. 연구진은 루이비통 광고를 ChatGPT, MidJourney, Studio DID 같은 생성형 AI 도구로 제작한 뒤, 소비자 반응을 분석했습니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소비자가 AI 광고를 ‘창의적’이라고 인식할수록 신뢰(trust)와 인간다움(perceived humanness)이 높아지고, 이는 다시 광고 속성—정보성, 오락성, 신뢰성, 참신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정보성과 참신성이 구매 의도를 크게 높였습니다. 이 연구는 럭셔리 브랜드가 AI 광고를 활용할 때, 단순히 기술적 완성도를 넘어 ‘인간적인 창의성’을 느낄 수 있게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문제의식) 생성형 AI(GAI) 가 럭셔리 광고 제작에 본격 도입되었으나, 소비자가 AI가 만든 광고를 어떻게 처리하고 구매의도로 연결하는가에 대한 메커니즘 이해가 부족합니다. 본 연구는 ‘AI의 창의성’ 인식이 신뢰(trust)·인간다움(perceived humanness) 을 통해 광고 속성(정보성·오락성·신뢰성·참신성) 을 매개하여 구매의도로 이어지는 이중 경로 모델을 제시·검증합니다.
(이론적 논의 & 기존 연구의 리서치갭)
기존 문헌 검토: 광고 창의성(새로움·의미·연결성)·광고가치 모델(Ducoffe)·AI 신뢰/인간다움 문헌을 통합. ‘AI의 창의성’ 자체를 독립구성으로 개념화·측정(기존 인간 창의성 척도 적응) 하고, 신뢰/인간다움을 품질 차원으로 위치시켜 전통 광고 속성으로 연결
기존 연구의 리서치 갭: (a) AI 창의성 → (신뢰/인간다움) → 광고 속성 → 구매의도의 전체 매커니즘에 대한 실증 부재, (b) 럭셔리 맥락에서의 체계 검정 부족, (c) 도구 체인(ChatGPT-3.5, Midjourney, Studio DID) 으로 제작한 실제형 자극을 쓴 리얼리즘 연구의 부족
(가설)
H1 AI 창의성 인식 ↑ → AI 신뢰 ↑
H2 AI 창의성 인식 ↑ → AI 인간다움 ↑
H3a–H3d 신뢰 ↑ → 정보성/오락성/신뢰성/참신성 ↑
H4a–H4d 인간다움 ↑ → 정보성/오락성/신뢰성/참신성 ↑
H5–H8 정보성/오락성/신뢰성/참신성 ↑ → 구매의도 ↑ Jung et al. (2025)
(연구방법론과 데이터)
데이터 표본: 461명(사전 GAI 경험자), MTurk 온라인 조사
자극: ChatGPT-3.5(전략·카피), Midjourney(비주얼), Studio DID(가상휴먼/영상)로 만든 루이비통(LV) 광고 세트
측정: AI 창의성(Gough 창의성 척도 적응), 신뢰(정확·정직·신뢰성 등), 인간다움, 광고 속성 4종, 구매의도
모형: 이중 경로 구조방정식으로 가설 일괄 검정
(결과 분석)
AI 창의성(H1, H2) → 신뢰·인간다움 유의한 정(+) 영향
신뢰(H3a–d)·인간다움(H4a–d) → 정보성·오락성·신뢰성·참신성 모두 정(+) 영향
광고 속성(H5–H8) → 구매의도 정(+) 영향, 그중 정보성·참신성의 영향력이 가장 강함
귀납적으로 볼 때, “창의성 인식 → (신뢰/인간다움) → (정보성/참신성 중심의 광고가치) → 구매의도” 가 주요 경로로 확인
(이론적·경영 실무적 함의)
이론적 기여: (1) AI 창의성을 독립적 품질 구성으로 정교화, (2) 신뢰·인간다움을 GAI 품질의 핵심 차원으로 위치, (3) 전통 광고가치 속성(정보성·오락성·신뢰성·참신성)이 AI 생성 맥락에서도 유효함을 확장
실무적 함의(럭셔리/하이엔드 브랜드): (a) 창의성 연출이 신뢰·인간다움을 견인—과도한 합성감보다 정교한 맥락·인간적 디테일 강화, (b) 정보성(소재·공예·히스토리) 과 참신성(형식·콘셉트 혁신) 을 핵심 KPI로 설계, (c) AI 크리에이티브 제작 파이프라인에서 카피(LLM)–비주얼(Midjourney)–버추얼 휴먼(Studio DID) 의 역할분담 최적화
(한계와 미래 연구)
본 연구의 한계: (a) 단일 브랜드(LV) 중심—브랜드 성격·카테고리 일반화 제약, (b) 자가보고 의도 중심—실제 구매·행동데이터 연결 한계, (c) AI 제작물의 빠른 진화 속도에 따른 자극 고정효과 가능성
미래 연구 제안: (a) 다브랜드·다카테고리 비교(하이패션 vs. 하이테크 럭셔리), (b) 행동지표(클릭·장바구니·결제)·아이 트래킹·생체신호 결합, (c) AI 공개/비공개의 투명성 정책과 신뢰/인간다움의 상호작용, (d) 크리에이티브 유형(감성 vs. 기능)과 AI 창의성의 적합성 탐색
세 논문은 연구 맥락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소비자의 심리적·인지적 메커니즘에 주목합니다. 챗봇 전환의 저항, 색채가 불러일으키는 각성, AI 창의성의 인간다움 인식 등은 결국 소비자가 새로운 기술과 마케팅을 받아들이는 데 핵심 변수로 작용합니다. 실무적으로도 이는 기업이 단순히 기능과 성능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느끼는 심리적 장벽과 인식 과정을 면밀히 고려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Huang, S. Y. B. (2026). Asking fintech voice Chatbots: Explaining consumer switching intention by status quo bias theory. Journal of Retailing and Consumer Services, 88, 104457. https://doi.org/10.1016/j.jretconser.2025.104457
Huang, Z., Dai, X., & Wang, L. (2026). More saturated, better Performance: How color saturation affects product performance perception. Journal of Retailing and Consumer Services, 88, 104477. https://doi.org/10.1016/j.jretconser.2025.104477
Jung, T., Koghut, M., Lee, E., & Kwon, O. (2025). Artificial creativity in luxury advertising: How trust and perceived humanness drive consumer response to AI-generated content. Journal of Retailing and Consumer Services, 87, 104403. https://doi.org/10.1016/j.jretconser.2025.104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