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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라이트리 Sep 01. 2021

자율주행 공략법: 테슬라 vs 웨이모

실도로 주행 데이터 수집과 HD Map을 통한 알고리즘 고도화 방식 비교

테슬라와 웨이모 중 누가 뛰어난 전략을 펼치고 있는가?


미래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글로벌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과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주행 데이터 수집을 두고 테슬라(Tesla)와 구글 웨이모(Google Waymo)로 대표되는 경쟁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웨이모는 2009년부터 자율주행 R&D를 지속하고 있으나 C-ITS와 HD Map을 중심으로 한 시험 주행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물론 2018년 12월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에서 시험적으로 로보 택시 서비스를 출시하여 실데이터를 수집 중이나, 주행 데이터의 양보다는 자율주행 AI 알고리즘 고도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현재 자율주행 C-ITS 전용도로와 관련해서 미국 미시간 쪽에서 진행 중인 Cavnue 프로젝트에 대해 구글이 자회사를 통해 간접 투자하고 있다는 소식은 구글에게는 다소 희망적인 소식일지도 모르겠다. 아마존과 마소의 경우처럼 정부 용역으로 현금흐름을 가져가는 동시에, HD Map과 C-ITS 인프라에 대한 부분을 공공 사이드를 통해 풀어가는 전략으로 보인다.


반면, 테슬라는 2014년부터 FSD(Full Self-driving) 옵션으로 대표되는 오토파일럿(Autopilot)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오면서 실제 주행 데이터를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테슬라는 전 세계에 이미 판매된 70만 대 이상의 차량에서 수집된 다양한 실제 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확도를 높이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테슬라

데이터 수집 : 실도로 실주행 데이터
주행거리(‘20년 기준) : 실주행 32억 km 이상
데이터 수집장비 : 카메라, 레이더, 초음파 센서 등 ('21년 9월 현재는 카메라 8대만 이용)
차량 수 : FSD 기능 탑재 판매 차량 70만 대 이상(시험차량 미운용)

구글 웨이모

데이터 수집 : 실도로 시험운행 데이터
주행거리(‘20년 기준) : 가상주행 160km 이상, 시험 주행 3,200만 km 이상
데이터 수집장비 :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 등
차량 수 : 캘리포니아주 등록 자율차 153대, 애리조나주 피닉스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 차량 100~200대


앤드류 응이 최근 언급해주었고, 테슬라가 이미 14년부터 진행했던 전략대로 AI 고도화를 위해서는 알고리즘 S/W에 대한 고도화보다는 Large N 데이터에 기반한 접근이 정확도/예측도를 높이는 데 보다 빠르고 효과적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테슬라는 1주일이면 웨이모가 5년간 모을 데이터를 확보 가능하며, 이는 실주행을 통한 데이터 수집이 실험보다 빠르게 데이터를 수집하여, 알고리즘 고도화를 통한 전략에 비해 보다 신속하게 인식 및 예측 정확도를 개선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다. 2020년 10월 이후 테슬라는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FSD 베타 업데이트를 통해 커브와 유턴까지 가능한 기능을 출시했다. 테슬라와 웨이모의 사례에서 주행 데이터 수집을 극대화하여, 2D 및 3D 바운딩 박스(bounding box) 인식 기능과 주행 상황을 예측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투입 대비 더 빠른 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율주행 비즈니스의 왕도는? 데이터와 지도의 차이


위에서 살펴본 내용을 정리해보면, 테슬라는 현실적으로 자율주행 시작을 실제 차량 판매를 통한 상업화된 비즈니스 기반 위에 두기를 원했고, 2014년 오토파일럿(Autopilot, 크루즈 차선 간격 등의 기능)을 통해 통상적으로 업계에서 LV.2 수준의 ADAS(첨단 운전자 주행 보조) 수준에서 당장 무인 자율주행(LV.4~5) 수준을 구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타협하면서 오토파일럿(Autopilot)과 FSD 업데이트를 통해 점진적으로 기술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갔고, 실제 차량을 구입한 사용자들은 일종의 베타테스터가 되어 테슬라가 주행 영상 데이터 축적을 통해 FSD 인식/분류/판단 등 자율주행 기술 발전을 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반면, 웨이모는 시작이 구글 X에서 차량 판매까지가 아닌 로보 택시(무인택시)를 통한 플랫폼 서비스 매개/중개를 통한 수익 창출(이 과정에서 구글맵과 구글 플랫폼 이용)에 방점을 두었다. 아울러 운전자가 전혀 개입하지 않고 완전한 자율주행(Lv.5)이 수행되는 이상적인 상황을 목표로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여, 시험 주행을 통해 HD Map을 정밀하게 구현하고, 시험 주행의 데이터를 통해 알고리즘을 고도화하는 방식을 꾀하였다. 그 결과, 로보 택시 시범서비스를 20년도 애리조나 피닉스 지역과 최근 21년 8월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웨이모 로보 택시 시험차량 (애리조나주 피닉스)


그렇다면, 자율주행 비즈니스를 영위하는데 필승 공략이 있을까? 결론은 한 가지 답만 있는 것이 아니다는 것이다. 웨이모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구글과 외부 투자를 대규모로 받았기 때문에 테슬라 대비 상대적으로 매출 부담이 크진 않다. (물론 웨이모가 장기간 성과가 뚜렷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외신들도 우려를 표하는 기사들을 내고, 국내외 테크 유튜버와 트위터러 등 다양한 인플루언서들이 걱정을 표하기도 한다.) 두 회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운전자가 운전에 개입하는 상황을 고려했는지 여부이다. 웨이모는 큰 꿈을 꾸고 시작부터 무인 주행을 원했고, 테슬라는 현실적으로 낮은 단계의 자율주행부터 차근히 올라오는 방식을 택했을 뿐이다.


현재 시점에서 결과적으로야 테슬라의 비즈니스가 2020~2021년 사이에 크게 성장하면서, 데이터 수집과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장점이 많이 부각된 상황이지만, 사실 그 이전인 2017~2019년만 하더라도 테슬라가 양산과정(giga factory)에서 위기를 잘 넘기고 현재 상황의 좋은 비즈니스 상황을 얻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일론이 만우절 장난을 쳤다가 주식에 타격이 갈 정도였다.) 아울러 테슬라의 방식은 실도로 주행에 많은 데이터를 기초로 하기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나, 각국 정부의 규제와 법령이 테슬라의 발전하는 FSD를 얼마나 이해하고, 용인해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현재 회색지대(gray zone, 법 규제 상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아 판단이 애매한 영역을 의미)에 놓였다는 점에서, 아무리 테슬라가 우수한 FSD를 만들더라도 edge case(주행 중 예측하지 못한 돌발상황)는 끝없이 발생할 수 있기에, 규제와 관습 자체가 허들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구글 웨이모는 상대적으로 차근차근 많은 단계들을 거치면서, 현재 재규어 차량을 손수 엔지니어들이 개조해가면서 라이다 차량을 소수로 운용해나가고 있는데, 결국 HD Map을 만든다는 것은 차량과 인프라(V2I),  차량과 차량(V2V) 간의 통신을 통해 운영돼야 하기 때문에, C-ITS(Cooperative-Intelligent Transport Systems, 협력 지능형 교통 체계)를 통해 교통 정보에 대한 통신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야 하고, 이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 자원 투자를 요구하기 때문에 당장 실현하기에는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그래서 실제로 많은 국가들에서 시범구간을 설정하고, 이를 확장하는 방식을 택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운행 중인 웨이모 로보 택시


테슬라와 웨이모의 차이 : 자율주행 시 '운전자'의 존재 여부


테슬라와 웨이모의 방식 차이는 초기 접근과 생각하는 지향점이 달랐기 때문이며, 틀린 답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나중에 두 회사 중 한 곳이 비즈니스를 접는다면 또 모르겠다.) 다만, 현재 자율주행 기술이 과도기인 시점에서는 다량의 데이터를 수집해서 양적으로 충족시키는 테슬라와 모빌아이(모빌아이는 12개 카메라 기반의 ADAS 시스템, 17년 3월 인텔은 이스라엘 스타트업이었던 모빌아이를 무려 18조 원에 인수한다.)의 방식이 유리할 수 있지만, 이 방식이 중장기적으로 자율주행 비즈니스를 독식하는데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다. 오히려 자율주행 비즈니스는 여러 갈래로 나뉘어서 세부 분야별로 강자가 등장하는 시나리오도 고려해봐야 한다.


아울러 테슬라와 웨이모의 큰 차이 중 하나는 카메라를 사용하는가와 라이다를 쓰는지 여부이다. 테슬라는 카메라를 메인으로 활용하고 있고, 웨이모는 라이다를 메인으로 쓰고 있다. (특이하게, 테슬라는 레이더를 혼합해서 썼을 때 오히려 오류가 나는 현상이 있었고, less is more 원칙에 따라 불필요한 비용 및 전력 절감을 위해 현재는 레이더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가 라이다를 현재까지 채택하지 않은 것은 비용이 비싼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추후 기술개발과 양산을 통해 비용이 절감된다면 라이다(안개가 끼는 등 시야가 좋지 않을때에도 사물 인식 가능)의 이점을 취하기 위해 채택할 가능성도 있다. (일론이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의 합리화 논리를 가지고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센서에 대한 부분은 테슬라는 기본적으로 운전자를 가정하고 사람의 시력 시스템에서 시작하여 8개의 카메라를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웨이모는 운전자가 없는 상황을 가정하고 정밀 지도를 구축하기 위해서 라이다를 추가하여 최대한 많은 센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던 것이다.


정리해보면, 테슬라가 지향하는 방향은 과도기적 단계로 운전자를 상정한 상태에서 주행 보조를 점점 발전시켜, 고속도로 주행 등 운전자 개입 확률이 낮은 단계부터, 조금씩 자동화 수준을 높이는 방법이다. 반면, 웨이모가 원하는 방향은 최대한 안전한 상황과 인프라 구축이 어느정도 되있는 상황에서, 까다로운 시내 주행을 중심으로 추후 솔루션을 판매하여 로보택시 운행의 커미션을 획득하는 시나리오를 고려할 수 있다.




P.S 1 : 다소 두서없이 적다보니 뭔가 명확하지 못하게 정리가 된 것 같습니다. 아직 브런치 초보라 의욕은 앞서는데 글재주가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추후 적절한 비유와 정리 방법을 고안해서 수정/보완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충 어느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개념과 이야기를 다른 이에게 풀어서 설명하려니 알던 것도 다시 확인하게 되고, 새로운 것도 많이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직 재주가 부족하여, 앞으로 더 가다듬고 발전시켜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2 : 추후 로보택시 등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MaaS) 시나리오들에 대한 글을 쓰면서, 향후 자율주행의 미래 방향에 대해 조금 더 언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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