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자동차 산업의 파괴적 혁신이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과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으며, 자동차 산업의 모빌리티 패러다임도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ICT 산업 발전과 함께 모빌리티 혁명이 가속화됨에 따라, 수소와 전기차 시장 확대되고, 글로벌 업체들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기술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과거의 자동차 산업이 완성차 업체의 차량을 구매하여, 화석연료로 움직이는 대량생산 경제였다면, 현재는 우버(Uber) 등 차량 공유 서비스가 등장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가 출연하여 플랫폼 경제로 나아가는 첫 발을 떼었다. 향후에는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를 중심으로 로봇 택시와 같이 데이터와 연결성이 강화된 서비스들이 나타날 전망이다.
자율주행은 인식과 판단, 제어가 AI 기반으로 이루어지며, 전통적인 내연기관차와 달리 부품의 개수가 적고, 오히려 자율주행을 위한 AI 반도체 칩과 AI 알고리즘, 전장, 배터리 등의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에 이러한 전환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미래차 글로벌 주도권 전쟁 격화
미래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글로벌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과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주행 데이터 수집을 두고 테슬라(Tesla)와 구글 웨이모(Google Waymo)로 대표되는 경쟁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웨이모는 2009년부터 자율주행 R&D를 지속하고 있으나 C-ITS와 HD Map을 중심으로 한 시험 주행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물론 2018년 12월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에서 시험적으로 로보 택시 서비스를 출시하여 실데이터를 수집 중이나, 주행 데이터의 양보다는 자율주행 AI 알고리즘 고도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반면, 테슬라는 2014년부터 FSD(Full Self-driving) 옵션으로 대표되는 오토파일럿(Autopilot)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오면서 실제 주행 데이터를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테슬라는 전 세계에 이미 판매된 70만 대 이상의 차량에서 수집된 다양한 실제 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확도를 높이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테슬라는 1주일이면 웨이모가 5년간 모을 데이터를 확보 가능하며, 이는 실주행을 통한 데이터 수집이 실험보다 빠르게 데이터를 수집하여, 알고리즘 고도화를 통한 전략에 비해 보다 신속하게 인식 및 예측 정확도를 개선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다.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경쟁과 한국
주요 완성차 및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 및 기술 고도화를 위한 합종연횡과 경쟁을 이어가고 있으며, 미국 등 선두 연구 그룹들이 빠르게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중이다. 기존에 자율주행 관련 대표적인 공유 데이터인 미국 구글 웨이모(Waymo)의 오픈 데이터셋(open dataset)과 중국 바이두(Baidu)의 아폴로 스케이프(ApolloScape)는 대규모 도로 주행 영상 데이터를 공개하여 주행 상황에 대한 인지 및 분류 문제에 집중해오고 있다.
웨이모의 오픈 데이터셋 홈페이지
한국 역시 이러한 흐름에 빠르게 따라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스타트업 오로라(Aurora)에 투자하여 다양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고, LG와 마그나는 합작법인을 통해 배터리와 전장 등 전기차 수직계열화를 발표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에서도 다양한 AI 칩을 공급하여 자동차 전장 분야에 진출하려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고, 네이버랩스는 2021년 5월, 오픈 데이터셋 공개를 통해 실내외 측위 데이터와 HD Map 데이터를 공개하여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확대를 꾀하고 있다.
네이버랩스의 오픈데이터
자율주행 골든타임은 5~10년 정도 남은 상황
100년 전, 미국 뉴욕에서 자동차 전환에 걸린 시간이 13년이었다. 1908년 미국 포드(Ford)가 대량생산체계를 구축한 이후, 13년 만에 빠르게 자동차 보급을 진행하여, 거리에 마차보다 자동차가 많아지게 되었다. 앞선 내연기관차 시장 침투 속도를 고려했을 때,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시장 내 확산에 있어서도 유사한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2단계 수준으로 진행 중인 자율주행 기술은 운전자를 보조하는 형태로, 주행 관련 권한과 책임이 운전자에게 더 크게 부여되는 형태이다. 하지만, 현재의 개발 속도라면 10년 내로 레벨 3~4 이상의 자율주행 수준으로 자동차 내 탑재된 AI 시스템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움직여서, 제조사에게 보다 큰 책임이 이어지는 형태로 가게 될 것이다. 이러한 패러다임에 맞춰나가기 위해서는 보다 선제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스타트업 역량 제고 및 생태계 강화 필요
미래차 산업의 빠른 전환 속도에 맞춰 국내 스타트업의 우수한 역량을 결집하여 생태계를 두텁게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도 테슬라나 모빌아이와 같은 유니콘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의 우수한 기술 역량을 더 많이 알려서, 글로벌 기업들과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한국은 글로벌 스타트업 허브로 인정받았으며, 현대자동차의 ‘제로원 엑셀러레이터’와 벤츠의 ‘스타트업 아우토반 코리아’ 프로그램 등 다양한 엑셀러레이팅 협력 사례들을 창출하고 있다. 무엇보다 스타트업 육성에 있어 전폭적인 자금 지원과 각 성장단계와 기술 니즈에 맞는 수요 기업을 연계하여 상호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율주행은 AI 기술이 가시화되어 구현되는 대표적인 기술 중 하나이다. 다만 현재 빠른 과학기술 개발 속도를 사회에서 소화를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중요한 윤리, 철학적 문제가 사회 내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AI 기술은 광범위한 사회적 파급력을 가지고 있기에, Elon Musk가 2015년 구성한 Open AI를 통해 AI 기술의 오남용을 예방하고, AI 기술을 통해 인류에게 유익함을 창출하도록 노력했다. AI 기술이 가진 이로운 부분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사회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공론장을 형성하여, 우리 사회에 보다 좋은 기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