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탐험가의 일상

탐험대학 김나연 매니저

by 과학동아 탐험대학

첫 문장을 여러 번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고 있다. 실패란 무엇일까? 흔히 우리는 처음에 목표했던 결과를 이루지 못하거나 생각했던 대로 일이 풀리지 않았을 때 ‘실패했다’고 말한다. 누구나 한 번에 멋있게 성공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무언가에 도전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에 성공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실패에 관한 수많은 명언들을 알고 있고, 실패했을 때 다시 도전하면 된다는 모범 답안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실패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성공하지 못했을 때 찾아오는 실망과 부끄러움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하는 이유는 실패가 주는 실망감보다 성공 뒤에 찾아올 기쁨의 크기가 훨씬 크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일에 도전할수록 성공보다는 실패가 찾아오는 것이 더 당연한 결과다.

탐험대학에서는 대원들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도전하며 마음껏 실패를 연습해보길 바랐다. 각 분야에서 핵심이 되거나 가장 핫한 미션에 도전하면서 실패가 오히려 당연한 것임을 체감하길 소망했다. 공룡의 특징을 조사하고 분기도를 그려주는 프로그램에 값을 넣어봤지만 계통도가 원하는 모습으로 나오지 않기도 하고, 몇 시간 동안 꼼짝 않고 앉아서 만든 오토마타 장치가 뜻대로 움직여주질 않기도 하는 실패의 순간이 정말 많았다. 그래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실패했다는 눈앞의 결과가 아니라 시도하는 자체, 그리고 실패가 경험의 폭과 생각의 깊이를 확장하는 배움의 과정이라는 것을 느꼈으면 했다.


3매니저다이어리1.JPG 발사한 로켓은 회수하지 못하기도 한다.

실패해도 괜찮다고 옆에서 아무리 말해준다 한들 다시 일어설 힘을 스스로 내지 못하면 도전은 거기서 멈춰버리고 만다. 대원들이 탐험을 하다 지치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이 중요했다. 오피스 아워, 온라인 멘토링을 통해 탐험대원이 요청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두었다. 실패를 했더라도 왜 안되었는지, 어떻게 수정해보면 좋을지를 알게 되면 다시 시도해볼 힘을 얻을 수 있다. 혼자 힘으로 하다 막힐 때는 운영진, 멘토와 함께 고민하며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른이 곁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탐험대학을 운영하는 우리도 늘 청소년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기 때문에 뜻하지 않은 어려움과 마주하기도 한다. 천문대에서 열린 스쿨 프로젝트 탐험특강 때 갑자기 프로젝터가 작동하지 않아 준비한 오로라 영상을 보여주지 못한 때도 있고, 유튜브 라이브가 처음이라 긴장하고 대사를 놓쳐 퀴즈의 정답을 공개하지 않은 채 세션을 종료하기도 했다. 그 당시에는 ‘내가 왜 그랬을까’하며 머리를 움켜쥐기도 하지만 다음 번에는 어떻게 보완할지 고민하면서 경험 데이터를 쌓아간다.

실패는 탐험가의 일상이다. 탐험 페스티벌 부스와 라이브 발표를 들어봐도 대부분의 탐험대원들이 계획과 다른 결과를 얻었다는 고백이 많다. 탐험대원들도 그런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위안을 얻기도 하고, 나와는 다른 시도를 한 대원들을 보면서 함께 배우기도 한다. 실패를 했다고 해서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이 모두 헛된 것이 아님을, 성공보다 더 큰 경험 데이터를 얻게 된 것임을 앞으로 더 많은 탐험대원들이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많이 실패했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 몰입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니 실패라는 단어에서 좌절의 감정보다는 도전했다는 자긍심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