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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과학동아 탐험대학 Apr 18. 2021

몰입 없는 탐험은 없다

박성재 탐험대원 / 박물관의 공룡 화석을 정복 중인 탐험가

    어릴 때 이후 잠시 식었던 공룡에 대한 열정은 3년 전, EBS ‘공룡대백과’에 출연현하면서을 시작으로 다시 시작됐습니다. 방송 출연현은 분명 설레고 소중한 경험이었지만 실제로 공룡을 연구할 수는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다음 해 탐험대학 1기 모집에선 최종 탐험대원 30인에 들지는 못해 혼자 태백을 가서 화석을 찾았고, 2020년 다시 도전해 탐험대학 2기로서 공룡 탐험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년 전부터 그토록 원하던 공룡 연구를 탐험대학에서 참여할 생각을 하니 아주 기대됐습니다. 어떤 주제로 연구를 할 지 궁금하면서도 잘 할 수 있을 지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원래는 멘토님과 함께 했던 집중탐험 때처럼 공룡 화석을 직접 발굴하거나 대여해서 분기도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학생의 신분으로 화석을 발굴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박물관에 전시된 공룡의 특징을 조사하고 집중탐험에서 배웠던 *TNT 프로그램을 이용해 분기도를 만들면서 진화관계를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집에서 거리가 너무 먼 박물관 3개는 제외하고 총 7개의 박물관을 일곱 군데를 다녀와서 용반류 29종, 조반류 17종으로 모두총 46종을 조사할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 탐험 초반에는 조사한 자료가 적어 분기도를 산출했을 때 크게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탐험을 진행할수록 조사한 공룡이 많아지자 분기도에서 공룡들이 일렬로 붙어있거나 어떤 공룡이 붙으면 안 되는 분류군에 붙는 등의 여러 가지 문제가 눈에 보였습니다. 게다가 마지막엔 분류기준이 47개로 늘어나면서 실수도 잦아졌습니다. 숫자 기호를 잘못 입력하거나 빠뜨려 분기도 산출 결과에서 오류가 나는 경우가 생긴 것입니다. 숫자 기호를 잘 못 써서 생기는 문제는 그나마 해결하기 쉬웠지만 분기도 산출 결과가 정확하지 않은 문제는 여러 번 데이터 매트릭스를 수정하여도 해결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렇게 하다가는 진화관계를 파악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우선 전체 공룡의 분기도를 용반류의 분기도와 조반류의 분기도로 나눈 후 각각의 분류군에 관련된 기준만 남겨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멘토님의 도움을 받기 위해 중간점검을 기다렸습니다.

    박진영 멘토님은 원시 공룡들을 빼고 *50% majority rule을 써보면 분기도가 더 정확해질 것이라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중간점검이 끝나고 박진영 멘토님이 말한 대로 다시 해보니 놀랍게도 분기도가 전보다 정확하게 나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이 안 되는 부분들도 남아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몇 번을 수정했지만 스스로 탐험이 끝나는 날까지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분기도 작성은 그만두고 지금까지의 결과를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눈에 보이는 대로 일단 적어봤지만 분기도 분석은 이렇게 하는 게 아닌 것 같다는 것을 깨닫고 구글에 검색을 해서 분기도를 분석하는 방법을 알아내 몇 가지 결론들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아래 노트 참고)


    

    공룡 연구를 경험해보고 싶어 도전했던 탐험대학에서 올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신종 공룡을 발표할 때 스크린 앞에서 발표하는 게 정말 떨렸고, 다른 탐험대원들의 발표를 들으면서 더 많이 알고 발표를 잘 하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스스로 탐험 때도 계획했던 만큼 정확한 분기도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결과는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몰입했기 때문에 과정은 제대로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집중탐험 때 서울대학교에 가서 고생물학과 연구원님들을 뵀습니다. 그 분들도 연구를 할 때는 아주 힘들지만 끝마쳐서 논문을 내면 정말 뿌듯하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도 앞으로 더 많은 시도를 해서 더 다양한 공룡들로 더 정확한 분기도를 언젠가는 꼭 완성해 보고 싶습니다.


박성재 탐험대원이 분석한 우리나라 박물관의 공룡 분기도


용반류 
‘플라테오사우루스는 유라시아에 살았으므로 공통조상A도 유라시아에 살았을 것이다.’ 
‘조류는 수각류에 속하며 오비랍토르류와 가장 가깝다.’  


조반류 
‘코리아케라톱스가 공통조상B에서 가장 먼저 분화했다.’ 



*TNT프로그램: 생물 종의 진화적 분기도의 모든 가짓수를 보여주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50% majority rule: 진화적인 분기도를 산출해주는 tnt프로그램을 다루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나올 수 있는 여러가지 경우의 수 중 정확도가 높은 상위 50%만 합치고 나머지는 합치지 않는 설정을 말합니다.



박성재 대원의 공룡 특별 전시는 

온라인 탐험 페스티벌 '공룡관'에서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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