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앉아보자
하늘이 어둑하고 비가 오는 7월 7일 금요일.
무엇하나라도 남기고 싶어 손가락이 간질거리는 오후. 복잡해지는 머리를 비우려고 텔레비전과 스마트폰에도 집중해 보았지만 뭔가 허전하고 공허하다. 오늘을 의미 없이 날려 보내기 싫은 모양이다. 그래서 노트북 앞에 앉았다. 딱히 쓸만한 글감은 없지만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엉덩이로 쓰라는 말이 생각나서였다. 엉덩이를 붙이고 이것저것 쓰다 보면 그게 기록이 되고 나중에 정리가능한 글감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가장 만만한 게 일기였고 일기 매거진을 만들었다. 일기는 보이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이렇게 뭐라도 써진다. 있는 그대로 옮겨놓는 것이야말로 가장 쓰기 쉬운 글이다. 정해놓은 글감이 없을 때, 아무 생각하기 싫을 때, 오늘처럼 손가락이 간질거릴 때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글쓰기 워밍업도 괜찮을 것 같다.
'나는 혼자 일하고 싶다'라는 책을 어제부터 E북으로 읽고 있다. 내향형 성향을 가지고 있는 작가가 쓴 책이라 와닿는 문장들이 많다. 조용하게 혼자 읽기에는 적적해서 읽어주는 목소리와 함께 정독하고 있다. 특히 인간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문장들이 내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빠져들기에 충분하다. 취업과 프리랜서 사이에서 여러모로 탐구하는 하루가 마이너스로 작용하지 않는다. 나를 찾아가는 유익한 시간이 되어주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다른 책도 읽을 수 있도록 엉덩이로 읽는 습관도 들여보면 좋을 것 같다.
유튜브에서 힐링영상으로 수익화하는 방법이 있길래 따라 해봤다. 뭔가 어설픈데 완벽하게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되뇌고 있다. 완벽주의 때문에 어설픈 결과물도 만들지 못하면 억울할 것 같았다. 성에 안 차도 따라 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래도 막상 업로드하려니 제목은 무엇으로 할지, 영상 조회 수가 잘 나올지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구독자 수가 수익조건에 미치지도 못하는데 별걱정을 다하는 것도 같다. 쉬운 것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는 게 상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