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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메리 키노 Nov 04. 2021

응답하라 2029

미래에게 전한다

2013.11.05

피카소는 <아비뇽의 처녀들> 같은 위대한 명화들을

그려냈지만 그 과정은 힘들고 어려웠을 거다.

누구도 생각지도 않은 몽환적이고 본인만의 색깔을

독창적으로 표현해  그림은 피카소의 열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런 열정이 나에게도 있는가 하는 질문에는

한없이 부족하다는 게 나의 대답이다.

그때와 다르게 지금은

돈 때문

학업 때문

직장 때문

갖은 변명만 늘어놓을 뿐 열정은 불 피워 오르지 않고 있다.


누구도 하지 않는 일을 한다는 것

요즘 같은 세상에 뭐 그리 어렵게 사냐고

쉬운 길이 있는데 굳이 산을 타냐고 라고 이야기할지 모르지만 열정의 불씨를 남은 인생에서 유지하고 끝까지 가져갈 수 있다면 언젠가 타오르지 않을까?

절대 내가 헛되게 인생을 허비하지 않았구나 하고

생각할 날이 반드시 올 거라고 생각한다.

피카소의 명화같

나 자신만의 멋진 인생 그림을 그려낼 수 있겠지...


지금은 서비스를 하지 않는 카카오 <오늘의 웹툰>은 그 당시엔 여러 생각을 하게 되는 명언들이 맨 마지막 페이지에 소개되곤 했다.

2021.11.05

출근길에 추억을 공유하자는 카카오스토리의 알 림메 시지에 무심결에 손가락을 갔다 대었다. 무슨 추억이 있을까 싶어 눌렀던 그 페이지에는 놀랍게도 띄어쓰기가 되어있지 않은(?) 글들이 쓰여있었다. 사회초년생의 고뇌라고 해야 할까? 인생을 깊이 고민하는 20대 중반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감히 피카소의 그림까지 운운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고민하는 부분들을 그때도 고민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크게 변화된 것이 없는 건가' 하는 잠깐의 좌절감이 들기도 했다. 이후 8년 동안 정말 다양한 경험을 많이 했는데도 늘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다. 걱정이 항상 앞서는 것이 인간의 본능인가도 싶지만 걱정의 기원까지는 알고 싶지는 않다. 그것도 걱정이 될까 봐.


마음속에서 타오르는 그 뜨거움을 느끼고 싶다.

마침 바빠진 직장일로 매일 아침부터 번아웃급 일정들을 소화하고 있어서 힘들고 지칠수록 앞으로 어떤 뜨거움으로 살아갈 것인지 답은 없지만 늘 떠올리고 있다.

정해놓은 목표가 있어도 내가 '왜 해야 하는지, 왜 하고 싶은지'를 떠올린다. 역으로 그러한 생각들이 실천하기를 주저하게 만들기도 한다. 나를 위한 고민이 나를 위하지 않는 정체가 되어버리고 마는 것일까. 석연치 않는 마음으로 하루를 정리하는 날도 부지기수다. 그림을 그리기로 마음먹은 피카소도 이런 고민 한 번쯤은 해보지 않았을까 싶다.


충분히 고민하되 실천까지 가는 시간을 최소로 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지만 다음 8년 후, 40대가 되어서는 최소한 지금의 고민이 고민으로 멈추어있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중이길 바란다. 지금보다 훨씬 성숙해졌을 법한 미래의 나에게, 그러나 천성은 어디 가지 않고 방황하고 있을 40대의 나에게 감히 전한다.

넌 고민이 참 많은 사람인데
어제보다 더 나은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

2029년, 다시 이 글을 보고 있는다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땐 어떤 고민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그사이 또 고민거리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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