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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 스리랑카 May 29. 2019

몽골에서 띄우는 편지

몽골의 명이나물(халиар)






비교적 야채나 푸성귀에 식탐이 없다고 하면서도 봄만 되면 시장 어귀 좌판대를 기웃하면서 이제나저제나 기다리는 나물이 있다. 이름하여 몽골 사람들은 '할리아르' 한국 사람들은 '명이나물'로 불리는 산마늘인데 통통하게 살이 오른 나물에 필이 꽂혀 욕심을 부려봤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는 명이나물을 며칠 간격으로 싹쓸이하듯 바구니에 주워 담았다. 작년엔 한 단에 1000투그륵(486원) 하던 것이 올해는 1500투그륵(730원)으로 물경 50%나 오른 나물을 총 도합 25단이나 샀으니 욕심이 과하긴 했다. 이유인즉  경험에 미뤄 보건대, 이번 주가 지나면 들판에 자생하는 산마늘엔 꽃대가 올라오면서 머지않아 하얀 꽃이 지천을 덮을 것이다. 그리고  잎사귀는 억세고 거세진다. 해서 장아찌를 담글 수 있는 적기는 이번 주에서 다음 주까지 밖에 여유가 없다는 판단이 사재기를 불러왔다. 몽골 사람들은 이 나물을 잘게 썰어 '호쇼르'나 '보쯔'의  별스러운 속 재료로 쓰는 반면, 극성스러운 한국의 아저씨는 바양주르흐 시장의 명이나물을 품귀 상태의 지경까지 몰고 갔으니 시장을 교란한 죄가 결코 작지 않다. 어쨌거나 잘 담근 명이나물 장아찌는 산해 진미 부럽지 않은 밥도둑 일 순위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2019.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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