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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 스리랑카 Aug 10. 2019

몽골에서 띄우는 편지

몽골에서의 여름(마지막)  참바가르브 산








산은 그리움을 삭이지 못하는 불치의 환자다. 또한 때때로 가질 수 없는 향기를 소유하고자 하는 지독한 질투의 화신이기도 하다. 나 역시 그렇다. 그러므로 그에 대한 사랑을 멈출 수가 없다.










하지만 실례가 될지 모르나 한 가지 물어도 될까요? 당신은 빈털터리인데 도대체 무얼 주겠다는 것이오? 누구나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주지요. 전사는 힘을 주고, 상인은 상품을 주고, 선생은 가르침을 주고, 농부는 쌀을, 그리고 어부는 물고기를 주지요. 아주 지당한 말이오, 그런데 당신이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지요?  '저는 사색할 줄 압니다. 저는 기다릴 줄 압니다. 저는 단식할 줄 압니다' 그게 전부인가요? 저는 그게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무슨 쓸모가 있지요? 예컨대 단식 같은 것 말인데요, 그게 무엇에 좋지요? 나으리, 그것은 아주 좋습니다. 단식은 먹을 것이 떨어졌을 때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지요. 태연하게 기다릴 수 있으며, 초조해하지 않고, 곤궁해하지도 않으며, 설령 굶주림에 오래 시달릴지라도 웃어넘길 수 있답니다. 나으리, 단식이란 그런 데에 좋은 것입니다.....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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