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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 스리랑카 Jan 11. 2019

미얀마(1)

      my life thailand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국왕의 서거 소식을 접했다. 오랫동안 병석에 누워계셨지만 막상 돌아가셨다는 소식은 태국 국민들은 물론 적지 않은 이방인 들에도 충격과 슬픔을 안겨 주었다. 평생을 국민을 위해 헌신한 국왕의 인자한 모습을 다시는 볼 수 없다니 안타깝고 애석하다. 그럼에도 태국 사람들은 행복하다. 훌륭한 지도자를 만나 원 없이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은 행복하다. 비록 몸은 떠났지만 언제나 마음속에 살아 숨 쉬는 왕을 가진 국민들! Forever in our Hearts!!!




만달레이 주 바간(Bagan)의 사진을 보고 필이 꽂혀 첫 번째 국외 여행지로 정하고 떠난 미얀마행이다. 고작 일주일 남짓 머무른 미얀마를 보고 미주알고주알 지껄여봐야 제대로 된 정보를 줄 수도 없을뿐더러  미얀마를 봤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의문과 함께 가난한 나라의 자존감은 어디에서 나와야 하는가를 생각게 하는 여행이었다. 국민성이 어떻고 친절도가 어떻고 하는 문제는 사실 지극히 주관적이어서 객관화한다 하여도 신뢰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주마간산의 여정을 통한 미얀마의 모습도 일반적인 객관성의 조건에 부합되지 않는 다분히 감정에 기초한 견해임을 미리 밝혀둔다.





우선 베스트 미얀마 세 가지와 워스트 미얀마 세 가지를 가지고 주마간산의 미얀마를 그려본다. 여행을 끝내고 방콕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추려본 나의 베스트는 1. 사람 들 2. 불심  3. 자연을 뽑아 보았다. 첫째로 꼽은 사람들은 물론 미얀마 사람들이다. 이들은 특별하게 수다스럽지도 그렇다고 특별하게 친절하진 않아도 내가 만난 보통 사람들은 각자 그들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곧 불심과도 통하는 미얀마인의 종교관인데 생활이 곧 종교이고 종교가 생활인 사람들이 미얀마 사람들이다. 그 한 예로 우리를 안내하던 젊은 청년( 수린 라차팟에서 4개월을 아시아 연구소 사무실에서 같이 지낸 적이 있는 미얀마 선생이다)이 좁은 이 차선 도로에서 백미러와 앞 유리창이 아작나는 사고를 당했다. 서로 잘잘못을 따지는 대신 오늘은 부처님의 공덕을 기리는 날이라고, 그가 진정한 신앙인이라면 자기에게 비용을 가져올 것이라고 태연하게 믿고 기다린다. 이처럼 참으로 바보스럽기 그지없는 일처리를 보고 있자니 이성적이지 못한 이 친구의 답답함에 분노가 일기도 하지만 믿는 구석이 있지 않고선 할 수 없는 행동이다. 어쨌든 헤어지면서 결말은 보지 못했지만 수선비용의 일부를 자존심 상하지 않게 넌지시 건네주면서 이것도 부처님이 처리하는 방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이 좋다는 소리는 사실 하나 마나 한 소린이긴 하다. 도심이든 시골이든 변변한 공장 하나 없으니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도 없고 음식 또한 호화스럽고 사치스러운 맛이 배제된 밋밋함이 주를 이루다 보니 좋게 말해 소박하고 담백하며 그리고 하늘은 맑고 푸르다.




다음은 다소 망설여지는 지적이긴 해도 미얀마에서 만난 워스트 3가지는 1. 입장료  2. 교통  3.  간판을 꼽아 보았다. 미얀마의 국가 재정 상태를 조사해보진 않았지만 가난한 살림에는 틀림이 없다. 아직도 여행을 할 수 있는 지역이 정해져 있고 외국인은 지역에 입성을 하기 위해서 최소 10,000 낍(9000원 정도)에서 25,000낍(23,000원 정도)의 엔트리 피를 지불해야 한다. 야간 운행 시에도 운전기사는 차 안에 외국인이 있다면 검문소에 가서 신고를 하고 피를 지불한다. 이 낯설고 황당한 제도가 당연스럽게 지켜지는 곳이 미얀마이다. 국가 재정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가름할 수없지만 짱구가 아닌 다음에야 이 같은 제도를 운용하는대는 나름의 속셈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군사정권은 별로 관광객을 달갑게 받아들이고 싶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와 곁들여 도로는 포장이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좁고 깊게 파여 나갔다. 덜컹거리는 속에서 나름 이해를 한 것이 있다면 돈 나올 구멍이 도처를 둘러봐도 보이질 않는다는 점이다. 산자락에 기대어 구질구질하게 겨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거둬갈 세금이 몇 푼이나 된다고 도로에 처발라 놓겠는가?  이해가 간다. 그러니 워스트에 올려놓고도 망설여진다. 까는 김에 하나 더 추가한다면 그 도로에 맞게 셔틀버스라든가 저렴한 시내 노선버스가 없다.  가장 싼 교통수단은 오로지 행선지마다 죽치고 있는 택시를 기술 좋게 동행자를 구해 셰어 하는 방법이다. 새삼스럽게 간판까지 들먹이는 만용을 용서 바란다. 아직 이곳은 자본주의 논리가 먹히고 광고의 효용성이 경제성을 갖기엔 턱없이 부족한 인프라다. 그중 하나 시골 구석구석 로열 클럽(위스키) 그랜드 로열 (위스키) 미얀마 비어(맥주) 광고판이 마을의 상가를 도배하고 있다. 로열이 주는 언어적인 만족감이 국민들을  값싸게 취하게 만드는 것인지 어느 곳이든 깊숙이 침투하여 위스키를 권하고 있다. 




내가 만난 착한 사람들!  미얀마 파이팅!(2016.10.24)




























만달레이의 우베인 다리이다. 목조 다리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구조물이라고 한다.(17세기 건축) 특별히 해지는 광경이 운치를 더하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다리 위에는 양방향으로 러시아워처럼 붐빈다. 스님도 많고 젊은 학생도 많고 국적을 알 수 없는 다양한 여행객들이 다리를 건너고 있다. 듣기로는 사원이 있어 옛날부터 이 다리를 건너 참배를 하였다 하니 스님들이 많은 게 사실 이상할 것이 없다. 강가 공터에는 관광버스와 택시들이 어지럽게 주차해 있고 이라와디 강에서 잡아 올린 새우와 멸치 같은 잘잘한 생선을 밀가루에 반죽해 튀김을 만드는 노점들이 즐비하다. 생각보다 일몰은 별로였지만 멀리서 어둠 속에 잠겨가는 우베인의 튼튼한 다리를 보는 맛은 장엄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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