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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달 Oct 30. 2022

우동최5

우동최(우리 동네 최고를 찾아라) 드디어 셋째날. 마지막 날이다.

다들 지쳤다. 극도로 말수가 잦아든 온달과 녀석들.     


고덕면사무소 도착. 오전 9시 5분. 박호동 고덕면장 면담. 석곡리 석탑(도지정문화재 184호). 아이들이 걷기 힘들어 함. 시원스레 내려준 가랑비에 힘입어 그래도 걸음. 고덕면은 예전에 구만리를 기준으로 크게 번성했던 시절도 있었다던 면장님의 말씀. 안내문은 있으나 울타리가 없어 파손 등의 위험이(그때 그 당시엔) 살짝 아쉬움.     


봉산면사무소 도착. 오전 11시 20분. 김재곤 봉산면장 면담. 화전리 사면석불(보물 794호). 온전한 자연석의 동서남북 4면에 1기씩 조각한 불상. 화전리 미륵당이라고 불려지는 야산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양쪽 손을 따로 만들어 홈에 끼웠던 특이한 제작방식. 그러나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팔과 머리. 그래도 보물인데 머리나 손쯤은 덧대 보면 어떨까(그때 그 당시엔). 살짝 아쉬움.     


덕산면사무소 도착. 오후 1시 30분. 박이규 덕산부면장 면담. 충의사(보물 568호). 윤봉길 의사 사적지. 장대비가 억수같이 내리침. 우비를 입고 빗속의 쾌속 질주로 에너지 충전. 추후 녀석들에게 최고의 순간으로 기억되었던 명장면. 상주하는 해설사의 해설이 좋았음. 부면장님의 추가 추천지. 남연군묘와 내포숲길. 다음해 최강유랑단의 행보에 결정적 이유가 됨.     


삽교읍사무소 도착. 오후 4시 20분 도착. 이총배 삽교읍장 면담. 목은영당(보물 1215호). 마지막 일정. 지칠대로 지친 녀석들. 그 모습을 본 읍장님의 적극적인 면담과 안내 직원에 관용차량까지 협조해 주신 덕에 광활한 삽교 일대 두루 방문. 삽교평야, 삽교일반산업단지, 이색 목은영당, 내포 영산대제 등. 멋쟁이 이총배 읍장님(그때 그 당시엔)께 무한 감사요.     


최강유랑단의 2박3일. 우동최(우리 동네 최고를 찾아라)의 모든 일정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예산군 2개 읍 10개 면을 돌며 우리가 찾은 ‘우동최’는 바로 ‘사람’이었다.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길위에서 만난 사람들. 그래서 더욱 풍성했던 여정.    

  

아이의 뒷모습이 마음에 걸렸다며 논둑 길을 뛰어와 곶감을 건내시던 할머니. 배고프다는 아이의 혼잣말에 옥수수를 쥐어 주시던 할아버지. 최강유랑단의 족적을 뒤지고 뒤져 금일봉을 전달해준 바쌤 이윤미님. 지나던 과객에게 세상천지 최고의 복숭아를 맛보게 해준 은성농원 정제민님. 하룻밤의 잠자리와 끼니, 거기에 박수와 환호를 보내 주셨던 안나 요양원 원장님과 어르신들. 그리고 차를 세우고 어디 가냐 물었고, 돌아가면서 까지 태워 주셨던 이름 모를 아저씨들.     


그분들이 있어 따뜻했고, 그분들이 있어 더욱 풍성했던 여정이었다. 세상은 살만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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