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어린이 동화
page 5.
인어와 바람은 날개라도 달린 것처럼 실성한 바람 속에 족히 오백 년은 자란듯한 능수버들 나무 가지에 몸을 걸쳤다. 나뭇가지 아래로 시원한 강물이 '졸졸'흘러내렸고
'뻐꾹뻐꾹' '매앰 매앰, 찌르르르' 울려 퍼지는 울림들이 메아리가 되어 마음까지 평온해졌다. 강물이 아닌 바위와 나무 사이로 사내 몇 명이 열심히 땔감을 줍고 있었고, 풀숲 사이로 자라난 버섯이나 산나물 같은 먹자 거리를 구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중 사내 한 명은 다리를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힘들게 걸으며 나무를 줍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잠시 조용한 틈에 걸친 나뭇가지의 일부분이 ‘우두둑' 끊어지며 바닥으로 뒹굴며 흘러내렸다. 떨어지는 소리에 '어머나'라는 소리가 튀어나왔고 누가 볼세라 겂먹은 인어는 손으로 자기 눈만 가리고 손가락 사이로 몰래 그곳을 응시했다.
'나 무서워 바람아, 이를 어째' 인기척에 보았는지 아닌지 다시 일하는 남자들 인어는 얼론 그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무섭기도 했고 자신의 모습이 들통날까 봐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바람이 소곤거렸다.
''조금만 이대로 있어 보자고''
그중 한 명의 남자는 수상한 소리에 산돼지라도 사냥하려는 마음이 들었는지 조심조심 숨어서 인어가 걸친 버드나무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인어의 모습이 들키더라도
얼씨구나 하며 포획하려 할 것이고 몸에 지닌 진주 때문이라도 인어를 가만 살려두지 않음은 분명한 일이었다.
그 순간 다리를 끄는 나이 든 사내와 눈이 딱 마주쳤다.
부들부들 떠는 인어의 불쌍한 모습에 눈이 선한 그 남자도 덩달아 조심스러웠다. ^아저씨 살려주세요" 하는 불쌍한 표정으로 두 손을 모아 비는 것처럼 전하고 있었다. 눈치 빠른 아저씨는 산돼지 몰이를 하러 간 남자를 불러 세웠다. ''어이, 이곳엔 아무래도 더 이상 먹거리가 없는 것 같으니 반대쪽으로 옮겨 봅시다! 땔감도 더 이상은 없는 것 같고'' 사내가 입을 열었다.
'’아, 분명 소리가 났는데 말이야'’라며 인상 무서운 사내는 투덜거리며 길을 향해 내려갔고 인어와 눈이 마주친 몸이 불편한 사내에겐 인어의 포대자루에서 반짝이는 진주 두 알을 꺼내 바닥에 조심스럽게 던져 보이며 챙기시라는 시늉을 했다. ''아저씨 감사합니다. 진주알 어서 챙기세요''라며 마음속으로 인사를 했다. ‘어이, 어이, 나도 고마워’ 하는 식 의 손짓으로 먼저 내려갈 테니 조심해라는 느낌의 손짓을 하고는 반대편을 향해 내려가고 있었다.
''아휴 십년감수했네, 바람아, 이제 살았어 다행이야''
‘세상에 이렇게 고마운 일이, 그 아저씨 아니면 어쩔뻔했어’ 라며 마음속의 수다를 떨었다.
오늘은 무섭고 긴장되는 하루였지만 다리가 불편하신 그분께 바라지 않은 선의의 나눔을 할 수 있는 잠깐의 시간이 얼마만의 일이었는지 기쁘고도 마음의 온기가 함께 인어 맘속에는 뿌듯함이 넘쳐흘렀다. 지금 이 순간엔 '라리라 라라'콧노래 라도 부르고 싶었다.
"바람아, 참 좋다 이 기분 위험하게 긴장 속에 살아난 것도 좋지만 착한 분께서 도와주신 그 마음과 내 마음이 통했다는 게 이렇게 좋은걸'' 바람이 대답했다.
''그래 인어야 네가 기뻐하니까 난 더 기쁘구나. 오랜만에 기뻐서 웃는 널 볼 수 있다니 내가 더! 더! 기쁘다''라며 바람도 인어도 서로서로 즐거운 안도를 하면서 마음을 내려놓았다.
잠시 웃음 속에 바람이 얘길 했다.
''이제 우린 여기 더 있을 수 없어 어서 또 떠나자. 나를 꼭 잡아 인어야''라고 말하며 바람은 또 이동을 시작했다.
어디로 갈지, 어디로 향할지도 모르면서 서로를 붙잡고 그렇게, 휠, 훨,
2018. 9. 26